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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찐반등’일까…“바닥 다지는 신호”

[집값 바닥론] ③ 4월2주 서울 아파트값 0.05% 하락…전주 대비 낙폭 0.02%P 감소
전문가들 “당분간 바닥 다지며 횡보하는 장 이어질 것”

4월 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서울 주택 거래량이 늘고 낙폭도 줄어들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설지, 일시적 반등에 그치면서 다시 하락폭이 커질지 부동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세금‧대출 규제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가운데 기준금리도 2회 연속 동결하면서 서울 집값이 ‘바닥’을 다지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바로 반등하기는 어렵지만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고, 당분간 L자형으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4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3% 떨어졌다. 4월 첫째주 0.05%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둘째주 낙폭은 이보다 0.02%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서울에 쌓여있던 급매물이 조금씩 소진되면서 주택거래량도 3개월 연속 늘고 있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835건에 그쳤지만, 올해 1월 1418건, 2월 2462건, 3월 2402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규제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세금과 대출 규제 등도 상당 수준 완화한 만큼 거래량 증가로 인해 급매물 소진되면서 낙폭 축소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서울은 9억원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는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 시장에서 거래가 많았다”며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미분양 물량도 많지 않고 급매물 소진 속도도 빠른 데다 규제도 많이 풀렸기 때문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로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한 9억원 이하 급매물 거래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지난 2월에 이어 4월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 수준으로 동결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3%대로 내려왔고, 고공 행진하던 물가 상승폭도 둔화세가 뚜렷해진 만큼 금리 상단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1~12월)와 올해(1월~4월 13일 기준) 계약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대별 거래비중을 살펴보면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아파트가 24.12%로 가장 컸다. 지난해만해도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가 전체의 22.35%로 가장 많이 거래됐지만, 올해는 6억원 초과~9억원 이하가 29.5%로 가장 큰 거래비중을 차지했다. 또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에서 5% 이상 하락 거래 비중은 29.46%를 기록했다. 2022년 6월(27.56%)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30% 미만으로 하락한 것이다.

2월 8일 서울 시내 한 상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은 손글씨로 가격정보를 수정한 광고지들. [사진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미분양 물량이 전반적으로 빠르게 사라지고 본격적인 금리 인하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서울 아파트값은 소폭 등락을 보이며 바닥을 다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새롭게 나타나는 변수에 따라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금리 인상이 멈췄다고 해서 바로 적극적인 금리 인하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서울 아파트값은 낙폭을 조금씩 줄이면서 바닥을 다져나가는 모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원은 “내년에 미국에서 금리를 크게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미분양이 전국적으로 9만호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당분간은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바닥을 찍고 기어가는 시장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미분양이 줄어들고 부동산 시장 매수 심리가 회복되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우상향하는 형태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만큼 경기가 위축돼 있고, 미국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거시경제 침체 우려감도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의 간극이 좁혀 지는 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함 랩장은 “대출금리 인상 속도가 잡히고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택시장이 소폭 개선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평년보다 거래량이 부족하고 경기둔화 우려, 고금리 기조 유지 등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서울 아파트값이 V자 반등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L자형 횡보를 이어가며 바닥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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