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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민 한경기획 대표, 방방곡곡 누비며 감각을 깨우다 [C-스위트]

[CXO의 방] 한경민 한경기획 대표…이를 ‘到’ 곳 ‘處’
도처(到處), 대표방 대신 회의실 10곳 마련해 곳곳에서 근무

한경민 한경기획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회사에서 제 담당은요, 연구개발(R&D)부터 영업, 마케팅 그리고 설거지까지 모두 맡고 있어요.”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위치한 한경기획 사무실에서 만난 한경민 한경기획 대표는 자신의 업무를 이렇게 말했다. 끈이 단단하게 묶인 검정 운동화를 신고 등장한 그녀는 자신의 집무실이 사무실 전체라며 양팔 벌리며 공간을 소개했다. 

한 대표는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한경기획 본사 건물에 대표 집무실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 대신 회의실을 최대한 많이 만들도록 기획해, 현재 회의실만 총 10개다. 한 대표는 출근하면 비어있는 회의실에 들어가 노트북을 켜고 업무를 처리한다.

한 대표는 직원들과 회의한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 보드판에 적어둔다. [사진 신인섭 기자]

한경기획 회의실 벽면 모습. [사진 신인섭 기자] 

그녀가 개인 집무실을 따로 만들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직원 100여 명의 이름을 모두 외운다는 한 대표는 업무적 회의가 필요할 때, 직접 해당 부서가 있는 공간으로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방이 따로 없기 때문에 직원들이 업무 보고를 위해 대표실을 찾는 경우도 당연히 없다. 반대로 대표가 직원들을 찾아 사무실을 누빌 뿐이다. 

두 번째로는 대표가 있든 없든 똑같이 ‘잘 굴러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서다. 출근한 대표의 눈치를 보며 일하는 기업이 아닌, 대표가 어디에 있든 직원들은 자신의 일에만 충실하면 되는 기업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했다. 한 대표가 돌아다니며 근무한다는 사무실 전체 분위기는 말 그대로 자유분방하다. 도서관처럼 조용한 여느 사무실과는 달리, 와글와글 대화 소리부터 음악 소리까지 활기찼다. 물론 무선 이어폰을 끼고 일하는 직원들도 많았다. 

회의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경민 한경기획 대표. 대표방은 따로 없다. [사진 신인섭 기자]

한경기획 평균 직원 연령대는 30대. 한 대표는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호칭도 직급 대신 영어 이름에 ‘님’을 붙이도록 했다. 한 대표는 사무실 안에서 ‘대표님’이 아닌 ‘케이트님’으로 불린다. 한 대표는 이 같은 젊은 직원들의 자유분방한 조직문화가 브랜드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경기획은 청년다방, 논다노래타운, 룸의정석, 치치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요 소비자층인 브랜드를 다수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빠르게 변화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외식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틀에 박히지 않은 창의적인 사고를 펼쳐야 한다고 여긴다. 명색이 대표인데 자신의 방, 자신만의 책상조차 없어 불편한 점은 없느냐고 묻자 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직원들에게 숨길 게 없기 때문에 공개된 곳에서 일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집에 가면 큼직한 제 방이 있는걸요.(웃음)” 

한경민 대표는_ 1967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부산광역시에서 외식 매장을 운영하던 그녀는 2015년 서울에 올라와 자신의 이름을 딴 기업 한경기획을 설립했다. 이후 떡볶이 프랜차이즈 브랜드 청년다방을 만들어 현재 전국 430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이외에도은하수식당 50개, 치치 30개 매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이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이사, 음식서비스. 식품가공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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