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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폴더블폰 힌지 이상 왜...‘178.5도까지 정상?’

서비스센터 직접 방문해야 설명, 영업점마다 달라
휴대전화 판매직원 "해당 문제로 갤럭시 Z5 사전 예약 추천하기도"
삼성전자 "이런 문제 들어본 적 없다, 제품 문제라면 무상 수리"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4 폴드와 플립[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정두용, 선모은 기자] “(폴더블폰이 180도 펴지지 않아도) 즉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계속 사용하다 보면 데미지가 (디스플레이) 중앙 부분에 누적되거든요, (가운데) 까만 줄이 하나 생긴다든가 할 수 있는데…(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직원)”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의 ‘힌지’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폴더블폰의 특성상 접었다 폈을 때 180도로 완전히 펴져야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현상이 일부 확인되고 있다. 이런 문제가 지속될 경우 화면 가운데 접히는 부분에 검은 줄이 생기는 흑화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의 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직원은 “심할 경우 화면 전체가 검게 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멤버스 커뮤니티 홈페이지에는 ‘갤럭시 폴드4 힌지 안펴짐’, ‘Z플립 안펴짐’, ‘폴드2 안펴짐’ 이라는 제목의 글을 찾아볼 수 있다. 완전히 펴지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된 내용이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이런 상황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의 휴대전화를 직접 들고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소비자에게만 외관 충격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무료로 수리해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폴더블폰의 펴짐 문제에 대한 질문에 “폴더블폰을 보여주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설명해 드릴 수 없다. 가지고 오셔야 한다”며 “그런 문제가 있는지도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점 관계자는 “폴더블 폰이 180도 펴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며 “외관에 (떨어뜨린 흠 같은) 문제가 없다면 무료로 수리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문제 때문에 곧 진행할 갤럭시Z 5시리즈를 권하고 있기도 하다”고 했다. 경기도의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는 1년 이내 구입 제품에 한해, 외부 스크래치 등이 없어야 무료로 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용 기간이) 2년 이상이면 수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답했다. 서비스센터마다 소비자를 응대하는 직원마다 태도가 달랐던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런 사례는 처음 들었다”며 “오래 쓴 제품의 경우 문제가 생기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게 낫고, 소비자 과실로 발생한 문제가 아니면 무상으로 수리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확인한 결과 대부분은 결과적으로 외부 충격에 의한 파손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못느꼈을수도 있고, 외관상 (상처가) 없을수도 있지만, 뭔가 충격을 받았거나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실내 모습. [사진 이병희 기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해당 문제에 대해 무상수리 서비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없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서비스센터 수리부서 관계자는 달리 말한다. 그는 “당장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한동안 그대로 사용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후에 떨어뜨리거나 흠집이 생기면 서비스센터에 가지고 와도 무상으로 수리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펴짐 문제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판매처나 서비스센터에서 폴더블폰 자체의 문제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보증각도 이상 여닫는 동작은 제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공식적으로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센터 수리 부서 앞에는 ‘Z플립/Z폴드 계열 힌지 부분은 충격이 있을 경우 화면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안내 푯말을 붙여놨다. 폴더블폰의 보증각도란 ‘제품을 완전히 펼쳤을 때 메인 화면을 기준으로 178.5~181.5도까지’를 말한다. 1.5도 더 펴지거나 덜 펴지는 제품은 정상제품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보증각도 이상 개폐 동작은 제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설명한다.

삼성전자 Z폴드를 사용하는 30대 회사원 B씨는 “(서비스센터에서) 폰을 떨어뜨린 흔적이 있으면 60만원 가까운 수리비용을 받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무상으로 수리해 주는 상황을 보면 폴더블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에 폴더블폰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IT시장분석 및 컨설팅 업체 인터내셔날데이터코퍼레이션코리아(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약 713만대. 이 가운데 800달러 이상 플래그십 제품군의 점유율은 59.7%다. 국내 폴더블폰 점유율은 30.1%로 집계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상 범위로 설정한 범위 밖의 사례는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AS 후에도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는다면 제품의 교체도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현재까지 폴더블폰 기기 결함으로 별도의 조사를 하거나 삼성에 리콜 등을 요청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는 폴더블폰 제품을 완전히 펼쳤을 때 보증하는 각도는 메인화면을 기준으로 178.5~181.5도라고 설명하고 있다.[사진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홈페이지]

삼성전자 신뢰 문제 또…?!

폴더블폰 펴짐 문제와 삼성전자의 불성실한 대응에 신뢰문제가 또다시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에서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서 실행할 때 과도한 발열을 막기 위해 초당 프레임 수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 등을 소비자 동의 없이 임의로 조작해 논란이 됐다. 사실상 강제적인 성능 저하라는 지적이었다. 미국 소비자들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삼성전자 본사와 삼성전자 미국법인에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인 한종희 DX(Device eXperience) 부문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GOS 논란에 대해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고객 여러분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S22까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삼성이 만든 AP ‘엑시노스’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혼합해서 탑재했는데, GOS 논란의 핵심 원인인 AP 성능이 문제로 지적되자 S23에는 갤럭시 전용 퀄컴의 AP ‘스냅드래곤8 2세대’ 칩을 단독 탑재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S23 시리즈의 성능 향상에 대해 “AP 하나만으로 성능이 개선되진 않는다”며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1995년 대표 휴대전화인 애니콜의 불량률이 12%에 달하자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지시로 당시 15만대의 애니콜을 불태운 바 있다. 2016년에는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출시 2주 만에 ‘폭발’ 논란에 휩싸이자 조기 생산중단과 리콜을 단행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수리부에서는 Z플림등 폴더블 폰 힌지부분에 충격이 생기면 차후 화면에 이상이 생길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사진 이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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