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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무더위엔 아이스크림인데”…작고 비싼 빙과, 얼마나 올랐나

올해 초 가격 인상으로 아이스크림값 15~20%씩 상승
설탕값 12년만 ‘최고치’…하반기 빙과류 줄인상 우려도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이스크림. 메로나, 쌍쌍바, 스크류바 등 다양한 아이스크림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 김서현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직장인 이연음(27, 가명)씨는 얼마 전 무더위에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기 위해 마트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아이스크림값이 많이 오른 데다 그 크기가 턱없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연음씨는 비싼 가격에 크기도 작은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기보다 차라리 비교적 가성비가 좋은 컵빙수를 사먹겠다고 마음먹었다.

최근 때 이른 무더위로 6월이 되기도 전부터 여름나기 대비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더위를 달래주는 아이스크림의 가격 추이가 심상치 않다. 고물가에 설탕값이 오르는 슈가플레이션까지 덮쳐, 이미 수차례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불만을 키운 아이스크림값이 지속적으로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롯데웰푸드(당시 롯데제과)는 지난 1월 빙과류 제품의 출고가를 15~20% 가량 인상했다. 스크류바, 죠스바를 기존 500원에서 600원으로 올리고 월드콘, 찰떡아이스, 설레임은 기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했다. 이어 나뚜루 제품 10종을 1만2900원에서 1만4900원으로 15.5% 올렸다.

빙그레 역시 올해 초인 2월 메로나, 엔초, 붕어싸만코 등 인기 빙과 제품을 20~25%씩 올렸다. 메로나, 비비빅, 캔디바 등 막대 아이스크림 4종 가격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5%가량 인상됐다. 엔초는 기존 600원에서 800원, 붕어싸만코는 1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했다. 

빙그레는 앞선 지난해에도 일부 아이스크림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3월에는 투게더, 메로나 가격을 올렸고 8월에 붕어싸만코, 빵또아 가격을 인상했다. 특히 당시 메로나를 8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린 점을 감안하면 메로나 가격은 2년만에 50% 오른 셈이다.

지난 2020년 빙그레에 인수된 해태아이스크림도 지난 1월 누가바, 쌍쌍바, 바밤바, 호두마루 등 20종에 달하는 바류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일괄 인상했다. 

실제로 서대문구에 위치한 마트에서 아이스크림 가격을 살펴보니 바 종류는 600원, 빵또아·붕어싸만코는 1200원, 설레임·콘류는 2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롯데웰푸드와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은 각각 43.9%, 41.8%로 시장 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 업체의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라는 의미다.

국제 설탕 가격이 12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돼있는 설탕. [사진 연합뉴스]


문제는 국제 설탕 가격이 12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0년 79.5에 불과했던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2022년 114.5로 뛰었고, 지난달에는 127.0을 기록했다. 이에 국내 설탕회사들이 이달 말부터 아이스크림 회사의 납품가격을 인상할 방침이어서, 폭등한 설탕값이 가격 인상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물가에 정부는 올해 초 식품업계에 가격 동결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롯데웰푸드의 경우 이달 예정됐던 아이스크림과 과자류의 가격 인상 계획을 보류한 바 있어, 올 하반기 릴레이 가격 인상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체의 경우 설탕을 미리 구매해놓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 직접 수입하는 게 아닌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국내 기업으로부터 설탕을 들여오기 때문에 (설탕값이)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면서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몇 개월 후 오른 설탕값이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은 있어 업계에서도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설탕이 빙과류뿐 아니라 제과, 제빵 등 다양한 제품군에 쓰이기 때문에 기업 내부적으로 다른 원가 절감 방식을 모색해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당장은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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