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문과생 사라지나...‘묻지마 이과 쏠림’ 가속화 [임성호의 입시지계]
- 통합 수능 3년 만에…이과 쏠림 넘어 의대 쏠림 현상
이과에 집중된 육성정책, 문과에도 관심 가져야 할 때

사법고시 시절 문과 간판학과였던 법학과는 2009학년도부터 법학전문대학원으로 모두 전환됐다. 현재 주요대 중엔 동국대 법학과를 제외하고 학부로 선발하는 법학과는 없다. 모두 로스쿨로 운영 중이다.
반면 의대, 치대, 약대는 의약학 전문대학원에서 2015학년도부터 다시 학부로 전환되기 시작해 현재는 모두 고교 졸업 후 선발하는 학부 선발로 전환됐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의학전문대학원은 차의과학대의학전문대학원 단 한 곳이다. 서연고 모든 대학에서 학부 선발로 전환 완료됐다.
이런 과정에서 문과 최상위권 주요대학 선발학과는 사실상 고교 졸업 후 진학하는 모집정원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고, 반면 이과는 의학계열이 학부로 전환되어 고교 졸업 후 대입 문호가 크게 넓어진 상황으로 바뀌었다.
시대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인재상
2010학년도에는 문과생 비율이 63.9%였고, 이과생 비율은 36.1%로 문과생 비율이 훨씬 높았다. 2023학년도에는 문과·이과 비율이 50.0%로 동률이지만, 수능 응시생 숫자로는 이과생이 21만834명, 문과생은 21만528명으로 처음으로 이과생이 문과생을 앞섰다.
금년도에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문과생 비율이 40% 중후반대까지 떨어져 최저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학년도 기준으로 서울대 등 주요10개 대학 문과 선발인원은 1만5742명(49.8%), 이과 선발인원은 1만5883명(50.2%)로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이과는 전국 의학계열에서 선발하는 인원 6825명이고 카이스트 등 이공계 특수대학 선발인원이 2105명, 서·연·고에서 의약학계열 인원을 제외한 이과 선발인원은 5079명으로 이를 전체 합산하면 1만4009명이 된다.
자연계 상위권 학생이 그만큼 의약학계열, 카이스트 등의 대학으로 분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서·연·고 이과에 합격했다 하더라도 문과로 비교하면 상위 10개 대학에 들어간 셈이다.
이과 범위를 더 확대해 이과 주요10개 대학에 들어갔다면 문과로 치면 상위 20개 대학 선발인원과 일치하는 구도다.
이과는 의대 모집정원 확대, 첨단학과 신설 등 모집인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24학년도 금년도 입시에서부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에서만 당초 계획에도 없었던 394명의 첨단학과가 신설되어 모집한다. 그만큼 이과의 문호가 굉장한 스피드로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2022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수능이 적용되면서 수학 과목에서 이과 학생들이 유리하기 때문에 이과로 전향하는 학생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23학년도 서울대 로스쿨 전체 합격생 중에 서울대 출신이 66.2%, 연세대 15.2%, 고려대 9.9%로 나타났다. 연세대 로스쿨 합격생 중엔 연세대 출신이 45.2%, 서울대 32.3%, 고려대 8.1%를 차지했다. 고려대 로스쿨 합격생 중엔 고려대 출신이 47.2%, 서울대 28.5%, 연세대 6.5%로 집계됐다. 주요 로스쿨에서 해당 대학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문과 우수한 학생들은 우선 이들 대학에 학과에 상관없이 붙고자 하는 경향이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출신 학과별로도 상경계열 32.7%, 사회계열이 23.6%, 인문계열이 16.8%, 사범계열이 5.0% 등이다. 여기에 교대의 경우 학령인구 감소와 교원수급 정책변화 등으로 선호도 하락이 예상된다.
사회적 제동장치 고민해야 할 때
사실 이과가 신설학과, 모집정원 등의 호재가 있는 것에 반해 문과 학생은 주요 대학에 들어가기가 대단히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문과에도 이과 못지않게 상당히 우수한 학생들이 존재한다. 잠재능력도 또한 뛰어난 인재들인데, 마치 모든 인재가 이과에 몰려있다라고 하는 사회적 편견과 잘못된 인식으로 불이익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문제로 봐야 한다.
반도체, 첨단학과, 의대정원 확대 등 이과 집중 육성정책에 상응하는 문과 육성정책 또한 대학 및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문과 학문과 현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테크닉이 결합된 융합학문 등의 집중 발굴 등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 문과생들의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한 문제점은 없는지 면밀한 모니터링도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초중 학부모들에게 향후 문이과 진로 희망사항에 대해 설문조사결과 중학생 자녀의 84.4%, 초등학생 자녀의 92.3%가 이과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실제 진학이 선호대로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이 같은 ‘묻지마 이과 쏠림’에 대해 사회적 제동장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항상 사회·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인재 또한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점을 정부, 대학, 기업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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