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국감까지 불려 나온 김병주 회장…MBK 오너 리스크 언제까지
- [사모펀드 대주주 규제 논란]③
홈플러스 부실화·롯데카드 보안사고…“사모펀드 경영 한계” 비판
레버리지 인수→자산 매각→실적 악화, ‘단기 수익’ 구조 논란
자본시장 활성화에 따른 순기능도 인정해야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MBK파트너스(MBK)의 무리한 홈플러스 인수와 이후 매각 과정에서 ‘자산소진형 사모 전략’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MBK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사모펀드의 투자 방식이 기업을 인수한 뒤 경영 정상화를 통해 몸값을 높이고 비싼 값에 되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경영 정상화보다는 인수한 회사의 자산을 매각해 빚을 갚고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태로 사모펀드가 사실상 ‘약탈적 헤지펀드’가 아니냐는 비판까지 받으면서 20년 넘게 국내 사모펀드 업계를 이끌었던 김병주 MBK 회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김병주 회장은 10월 14일 국회 국정감사에 처음 출석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하면서 “홈플러스 임직원 및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관련 사안에 대한 질문에는 “제가 관여하는 파트가 아니다”라며 답을 피했다. 김 회장은 “저희는 대기업이 아니고 저는 총수가 아니다. 저희는 PEF(사모펀드) 운용사”라며 “로펌처럼 파트너사이고, 각각의 파트너가 자기 분야를 담당해서 관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하는 건 펀드레이징, 즉 자금을 일으키는 것이고 자금을 받은 투자처들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국감에서 김 회장에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 사태는 MBK의 무리한 차입 매수와 경영 전략 부재에서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홈플러스 소상공인과 마트 노동자를 볼모로 정부 지원 얘기만 자꾸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간 ING생명(현 신한라이프생명보험)과 코웨이,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 딜라이브 등 인수 때마다 투자와 성장을 약속했지만, 투자금 회수만 계속했다”며 “MBK는 기업 고용과 지역사회 지원은 미흡한데 수익 구조에만 너무 연연하는 것 아니냐, 김 회장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냐”고도 했다.
홈플러스, 레버리지 인수의 그늘
MBK와 김병주 부회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것은 2015년 MBK가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하면서부터 예견된 결과라는 견해도 있다. 당시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로 주목받았던 홈플러스 인수는 인수금액 중 상당 부분이 차입(레버리지)으로 조달됐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많은 우려를 낳았다. 홈플러스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와 원금을 갚아야 하는데, 차입금이 너무 많다 보니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홈플러스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는 ‘세일 앤 리스백’ 전략을 현실화했다. 자금을 확보하려고 알짜 점포·부지를 팔고 비싼 월세를 지불하면서 버텼다. 그러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와중에 고정비가 늘자 사업성은 더 악화했다. 그 사이 홈플러스를 다시 매각하려던 MBK의 계획은 이뤄지지 않았다.
적자행진을 이어가던 홈플러스는 결국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김 회장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사재 출연을 약속했다. 지난 5월 1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고 7월에는 1500억원을 보증했다. 이어 9월에는 2000억원이 현금을 더 증여하기로 했다. 약 5000억원을 내놓는 것이다. MBK는 홈플러스 매각을 위해 출자금 2조5000억원을 포기하겠다고도 했다. MBK가 보유 중인 홈플러스 보통주 2조5000억원어치를 전량 무상 소각해 매각가를 낮추기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선뜻 매수하려는 협상자가 나서지 않고 있어 홈플러스의 정상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발생한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놓고도 MBK 책임론이 일었다. MBK가 롯데카드를 인수한 뒤 카드사가 단기 이익에 치중하면서 정보보호 투자를 소홀히 하면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터졌다는 지적이다. 롯데카드의 서버 해킹 사건으로 전체 960만명 회원의 3분의 1 규모인 약 300만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일부 고객의 경우 카드 비밀번호까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의 정보보호 예산은 총 예산 대비 0.3~0.5%로 업계 최하위 수준으로 알려졌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롯데카드가 정보보호 예산을 유난히 낮게 책정한 것은 단기 이익에만 몰두한 경영 행태 때문”이라며 “금감원은 총예산 대비 정보보호투자 비율 기준치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본 공급‧지배구조 개선, 사모펀드 순기능도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의 장점도 있는데 부정적인 면만 부각되는 점은 우려된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 MBK가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향상하고 산업을 재편한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MBK는 2013년 웅진코웨이에 코웨이 지분 30%와 경영권을 1조1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6년만에 다시 1조7000억원에 재매각하는데 성공했다. 그사이 배당과 일부 지분을 매각한 것까지 MBK는 약 1조원의 차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간 코웨이는 ▲글로벌 진출 ▲사업 확장 ▲브랜드 강화 등이 언급되면서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기도 했다. 코웨이를 다시 사들인 웅진그룹이 이후 경영난을 겪었지만, 코웨이의 경우도 렌털 사업 확대와 함께 시장 리더십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본질은 저평가된 기업을 사들여 가치를 높이고 되파는 것”이라며 “순조롭게 재매각을 마무리하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실패하면 무리한 투자를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나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무리하게 자산을 매각해 기업을 껍데기만 만드는 투자회사라면 비판받아야 하지만, 사업을 매각하려는 기업에는 자본을 공급하고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등 이들의 순기능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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