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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은 없나?’…리니지라이크에 지쳐가는 유저들

[리니지라이크에 멍드는 게임업계]②
‘배틀패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라
소울라이크·루트슈터 등 신규 장르 게임들도 주목

퍼스트 디센던트 대표 이미지 [사진 넥슨]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리니지라이크’가 업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갈라파고스화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RPG 장르 편중 현상과 더불어 확률형 아이템 BM(비즈니스 모델)이 점점 더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장르의 다양성 확보 및 신규 BM 발굴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27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상위 10개 게임 중 7개가 MMORPG 장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게임들은 공교롭게도 리니지 시리즈 혹은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다. 이처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RPG가 장악한 지 오래다. 과거 2012~2013년도만 해도 모바일게임의 주류 장르는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캐주얼게임이었다. 

전문가들은 RPG 편중 현상이 국내 게임업계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경고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RPG 장르는 대형 개발사들이 주로 개발했으나, 대세가 된 지금은 중견·중소 개발사들도 RPG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며 “장르적 다양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RPG 장르와 함께 확률형 아이템 BM도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일정 금액(현금 혹은 금전 대체물인 게임머니 포함)을 지불해 구매하지만 구체적인 아이템의 종류나 그 효과와 성능 등은 소비자가 개봉 또는 사용할 때 우연적 요소(확률)에 의해 결정되는 상품을 말한다. 유저 입장에서는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많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결제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캐릭터를 육성해야 하는 RPG 특성상 장비 강화 등에 확률형 아이템 BM을 적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MMORPG’,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2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문제는 매번 출시되는 게임이 RPG와 확륭형 아이템 BM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다양한 장르를 원하는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사행성 논란이 계속되자 업계에서도 새로운 BM에 대한 고민을 했고, 최근에는 ‘배틀패스’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틀패스는 일정 금액을 결제한 후 유저들이 특정 기간 레벨업이나 미션을 해결하면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넥슨의 ‘서든어택’이 배틀패스를 도입해 큰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 측에 따르면, 배틀패스 과금 상품인 ‘서든패스’가 유저들의 플레이 동기를 강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사진 게볼루션]

대안으로 떠오른 ‘배틀패스’

서든어택 외에도 최근 많은 게임들이 배틀패스 형식의 과금을 도입하고 있다. 얼마 전 재출시된 ‘오버워치2’도 배틀패스를 도입해 호평을 받았다. 심지어 리니지라이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도 최근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인 신작 ‘TL’에 배틀패스 형태의 과금을 도입해 유저들을 대상으로 피드백을 받고 있다.

다만 배틀패스의 경우 ‘박리다매’ 방식이라는 점에서 일정 수 이상의 유저를 확보하지 못하면 게임사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울러 여전히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대다수 게임들의 수익은 확률형 아이템 BM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배틀패스가 확률형 아이템을 완전히 대체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니지라이크에 대한 또 다른 대안은 모바일 MMORPG에서 아예 벗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일부 국내 게임사들은 ‘루트슈터’, ‘소울라이크’ 등 새로운 장르 게임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오위즈는 현재 ‘P의 거짓’을 개발 중이다.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 싱글 플레이 액션 RPG다. 19세기 말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한 사실적인 그래픽과 고전 명작 ‘피노키오’를 잔혹동화로 각색한 독특한 세계관, 뛰어난 액션성 등으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콘솔 및 PC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며 올해 출시 예정이다.
 
특히 P의 거짓은 지난해 열린 ‘게임스컴 어워드 2022’에서 한국 게임사 최초로 3관왕을 달성했다.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과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에 선정됐으며,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에도 올랐다. 이는 게임스컴 어워드 2022 최다 수상으로, 한국 게임 최초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넥슨은 자회사 넥슨게임즈를 통해 ‘퍼스트 디센던트’라는 이름의 루트슈터 게임을 개발 중이다. 루트슈터는 3인칭 슈팅 전투에 RPG 플레이가 결합된 게임이다. 전투는 기존 FPS게임처럼 다양한 총기를 활용해 적을 쓰러뜨리는 방식이다. 다만 RPG처럼 몬스터 사냥을 통해 아이템을 획득 및 강화할 수 있으며, 레벨업 등이 존재한다. 
디지털 휴먼으로 재탄생한 김택진 CCO [사진 엔씨소프트]

현재 넥슨게임즈는 자사의 슈팅게임 및 RPG 노하우를 기반으로, 퍼스트 디센던트를 차세대 글로벌 트리플 A급 게임으로 만들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PC와 콘솔 플랫폼 글로벌 동시 출시를 통해 동서양 글로벌 시장에서 모두 성공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리니지 IP의 원조 엔씨도 기존 리니지 IP에서 벗어난 게임들을 개발 중이다. 엔씨는 지난 3월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23’에서 신작 ‘프로젝트M’의 트레일러와 디지털 휴먼 기술을 최초 공개했다. 당시 공개된 프로젝트M의 트레일러 영상에는 엔씨의 게임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김택진 CCO(최고창의력책임자)가 ‘디지털 휴먼’으로 등장했다.  

영상 속 디지털 휴먼은 엔씨의 AI 기술에 아트, 그래픽 등 비주얼 기술 역량을 결합해 제작됐다. 영상의 모든 대사는 AI 음성 합성 기술인 ‘TTS(Text-to-Speech)’로 구현했다. 특정인의 목소리, 말투, 감정 등을 담아 입력된 텍스트를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생성하는 기술이다.

프로젝트M은 엔씨가 개발 중인 인터랙티브 요소 기반의 액션 어드벤처 장르로 콘솔 플랫폼 게임이다. 프로젝트M의 월드는 정보 입자로 이뤄져 있고, 한시적인 공간과 시간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어 이용자가 획득한 정보에 따라 스토리가 변화 및 확장되는 것이 특징이다. 모션캡처, VFX(시각특수효과) 등 엔씨의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사 수준의 고품질 그래픽으로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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