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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원 규모 해외 정부 잠수함 프로젝트…한화오션 수주 기대감 ↑

[한화오션 등판, 격변의 조선업]②
캐나다‧폴란드 잠수함 사업 추진에 한화오션 등 물망
국내 잠수함 시장 독보적 1위…日 제치고 수주 성공할까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건조한 3000톤급 잠수함인 안무함 모습. [사진 방위사업청]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국내 조선 산업에 등판한 한화오션이 공적 자금으로 연명해 온 과거를 씻고 빠르게 경영 정상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 등에선 “한화오션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최근 캐나다와 폴란드 정부가 잠수함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 조선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일부에선 “국내 잠수함 시장점유율 독보적 1위 조선사인 한화오션이 일본 조선사 등 경쟁사를 제치고 해외 잠수함 수주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화오션이 대규모 잠수함 수주에 성공하면, 경영 정상화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에 폴란드까지…잠수함 강자 한화오션 ‘주목’

조선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잠수함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월 말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린 '디펜스24데이' 콘퍼런스에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올해 잠수함 도입을 위한 ‘오르카’ 프로그램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또한 그는 “입찰이 곧 시작될 것”이라며 “잠수함 도입 대수와 요구하는 장비, 기본 성능 등의 정보를 국방부가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잠수함의 성능과 관련해선 “수중에서 고속으로 장기간 은밀하게 기동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어뢰는 물론, 침략자의 영토 깊숙이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는 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우리 대륙(유럽)뿐 아니라 그 너머의 파트너들도 초대하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입찰 참여 대상을 유럽 업체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폴란드 방산 전문지 디펜스24는 “아마도 한국을 오르카 프로그램에 우선 초청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폴란드의 방산 전문지가 잠수함 도입 사업과 관련해 한국을 언급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방산업계 안팎에선 “폴란드 정부의 잠수함 도입 사업 추진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해 대응하면 우리 기업에 좋은 사업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시선은 한화오션으로 쏠린다. 한화오션이 국내 잠수함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해 온 만큼,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도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논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화 측은 최근 5년간 매출액 기준으로 함정 부품 13개 시장 중 10개 시장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64.9~100%에 달하는 1위 사업자다. 국내 잠수함 시장점유율 97.8%를 기록해 국내에서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꼽힌다. 국내 기업 중 폴란드 잠수함 도입 사업을 따낼 유력 후보로 한화오션이 거론되는 이유다. 

여기에 한화그룹이 이미 폴란드 정부의 대규모 방산 사업을 수주하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8월 폴란드 정부와 2026년까지 K-9 자주포 212문을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고, 같은 해 10월 초도 물량 24문 납품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도 폴란드 정부와 다연장로켓 천무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난해에만 폴란드 수출 물량이 8조원을 넘어섰다. 폴란드 국영 방위산업체 PGZ의 세바스찬 흐바웨크 회장은 지난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무기 수입 계약을 체결한 국내 기업을 방문하기도 했다. 

캐나다 정부가 추진 중인 노후 잠수함 교체 프로젝트에서도 한화오션이 언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 규모는 약 60조원으로 예상되는데, 한화오션이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할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방산업계와 캐나다 현지 매체 등을 참고하면 “캐나다 정부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아니라 재래식 잠수함이면서도 장거리 잠항 능력을 보유한 3000톤급 이상 중형급 잠수함 8척에서 12척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이들 요구 조건을 고려하면 해당 프로젝트 수주전은 한국과 일본의 경쟁 구도로 좁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캐나다 정부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잠수함은 한국의 ‘도산안창호’급 모델과 일본의 ‘소류’급이나 ‘타이게이’급 모델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이유에서다.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진 한화]

“잠수함 등에 업고 경영 정상화 속도” 기대감 

한화오션이 해외 잠수함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경우, 경영 정상화 시점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등에선 “한화오션이 올해 3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월 30일 기준 한화오션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47억원으로 집계됐다. 그간 저가 수주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하반기부터 수익성 높은 선박을 순차적으로 인도하며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 해외 잠수함 수주가 받쳐준다면 수익성은 개선 속도도 빨라질 것이란 논리다. 

SK증권은 5월 24일 보고서에서 “2030년 글로벌 10대 방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던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에 그동안 유일하게 빠졌던 해상‧해저 분야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를 통해 채워져 전반적인 수주 경쟁력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화 방산 부문과의 시너지를 통해 한화오션의 강점인 특수선(잠수함, 수상함)의 수주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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