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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에 강한 프랙시스…리디 이어 '비욘드뮤직'서 잭팟 터질까

우량 음원IP 선제적·대규모 확보 나서
안정적인 ‘캐시카우’ 창출 장점
향후 글로벌 펀드에 매각 차익 기대

비욘드뮤직이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사진 비욘드뮤직 홈페이지 캡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프랙시스)가 국내 최대 음원 지식재산권(IP) 전문운용사 비욘드뮤직에 약 2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완료했다. 프랙시스는 콘텐츠 플랫폼 스타트업 리디에 투자해 4배 넘는 투자 수익을 거둔 경험이 있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음원 IP 확보 성과가 두둑해 질 것으로 보인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프랙시스는 비욘드뮤직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구주 인수 등에 2000억원을 투자했다. 프랙시스는 2021년 말 회사 경영권을 인수한 데 이어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프랙시스가 보유한 비욘드뮤직의 지분은 60%가량이다. BW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회사 지분은 8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자금유치로 비욘드뮤직의 누적 자산운용액(AUM)은 약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프랙시스는 지난해 말부터 비욘드뮤직에 투자하기 위해 펀딩을 진행해왔다. 이후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펀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왔지만 투자금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프랙시스는 비욘드뮤직의 음원 저작권 사업이 ‘규모의 경제(대량생산의 이익)’가 나오는 비즈니스라는 데 주목했다.

프랙시스 관계자는 “음원을 대량(벌크)로 주다 보니까 유통사 입장에서도 좋고, 규모를 키울수록 마진율이 오히려 좋아지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투자금을 점점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멜론이나 유튜브 같은 음원 유통사들을 통해서 유통되는 곡의 수가 늘어날수록, 그리고 좋은 명곡들이 많이 들어갈수록 유통사들한테 주는 수수료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음원 IP같은 경우에는 세상에 한 곳밖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대규모로 입도선매를 해야 다른 플레이어(경쟁사)도 못 들어온다“며 ”밸류(가치) 있는 음원들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일단 사이즈를 빠르게 키우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프랙시스는 추가 음원 IP 인수를 위해 2021년 말 비욘드뮤직에 1000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비욘드뮤직이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약 60%를 취득하는 방식이었다. 투자금 전액은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조달했다. 프랙시스는 해당 투자를 통해 1년 이상 운영을 해본 결과,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비즈니스임을 확인했다. 또 약 80~90% 이상의 높은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EBITDA) 마진율을 확인하면서 추가 펀딩을 진행하는 데 확신할 수 있었다. 

실제 비욘드뮤직은 프랙시스 투자이후 실적 향상이 두드러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비욘드뮤직의 연결기준 영업수익(매출)은 150억원으로 전년(49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전년(12억원) 대비 4배 이상 확대됐다.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EBITDA는 지난해 61억원을 기록, 전년(15억원) 대비 4배가량 증가했다. 

우량 음원 IP 선제적 확보…‘규모의 경제효과’ 노려 

비욘드뮤직의 비즈니스 모델은 우량 음원 카탈로그를 대규모로 매입하고, 적극적인 가치 제고 활동을 통해 보유 음원 IP의 가치를 제고하는 ‘바이 앤 빌드(Buy and Build)’ 모델이다. 특히 비욘드뮤직은 출시 이후 수익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구보(발매 시점으로부터 일정 시간 경과한 음원 IP)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출시 6개월에서 3년 이하의 음원 저작권은 이 기간 이후 큰 폭의 감가상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5년 이상의 구보는 안정적인 캐시플로우(현금창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음원 자체가 아니라 음원 저작권 수익청구권을 일정기간 보유하다가 되파는 경쟁사의 방식과도 차이가 있다. 비욘드뮤직은 안정적인 구보 자산의 규모를 늘려감에 따라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률을 계속해서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비욘드뮤직은 2021년 말 프랙시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김현식, 전인권, 이승철, 신해철, 박효신, 성시경, 윤하, 다비치, 티아라, 브라운아이드걸스, 아이유, 태연, 지코 등 1990년 이전부터~2010년대까지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들의 유명 음원 IP 다수를 포함, 총 2만7000곡 이상의 국내 최대 음원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존 레전드(John Legend)의 ‘Never Break’, 두아 리파(Dua Lipa)의 ‘Garden’, 원리퍼블릭(One Republic)의 ‘Apologize’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음원 IP를 다수 매입하며 해외 음원 IP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비욘드뮤직의 음원 포트폴리오는 장르의 다양성, 보유 곡 규모, 인지도 등 어떤 기준을 적용해도 국내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프랙시스가 차후 비욘드뮤직의 기업가치가 상승했을 때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랙시스는 리디에 투자해 네 배 넘는 투자 수익을 올린 경험이 있다. 투자 당시 2300억원이던 리디의 기업가치가 5년 만에 약 여섯 배인 1조6000억원으로 치솟은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리디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약 1200억원을 투자받았다. 1조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국내 콘텐츠 플랫폼으로는 처음으로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프랙시스는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약 5%였던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투자 원금 대비 수익률(MOIC) 4.4배, 내부수익률(IRR) 33%의 성과를 기록했다. 

향후 프랙시스는 비욘드뮤직에 투자한 펀드 지분을 글로벌 송 펀드들에게 매각할 전망이다. ‘힙노시스 송 펀드’나 ‘프라이머리 웨이브’ 등으로 이들은 비욘드뮤직이 벤치마킹한 곳들로 알려진다. 힙노시스 송 펀드는 2018년 런던주식거래소(LSE)에 상장한 음악 저작권 펀드로 10년 이상 된 세계적 히트곡 약 6만개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머라이어 캐리, 비욘세, 저스틴 비버 등의 저작권을 확보하고 있다.

프라이머리 웨이브는 2006년 뉴욕에서 설립된 음원 IP 관리 및 유통 사업자다. 우량 음원 IP를 대규모로 매입하고 적극적인 가치 제고 활동을 통해 보유 음원 IP의 가치를 높이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2016년 블랙락으로부터 약 3억달러(3900억원), 2021년 오크트리 캐피탈로부터 약 3억8000만달러(5000억원), 2022년 브룩필드로부터 약 17억달러(2조2500억원)를 투자받았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프라이머리 웨이브나 힙노시스 같은 글로벌 송 펀드들이 있는데, 아시아 음원을 확보하고자 하는 니즈가 굉장히 큰 상황이어서 프랙시스가 그런 데다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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