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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그린빌딩으로 웃은 국민연금, 문정프라자엔 시무룩

남산그린빌딩 매각 차익 2배가량 추산
문정프라자 보유기간 대비 수익률 “아쉬워”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남산그린빌딩 전경. [사진 SK브로드밴드]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최근 ‘남산그린빌딩’과 ‘롯데마트 송파점’(문정프라자)에 대한 매각 작업이 마무리 됐다. 모두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이 최대 출자자로 나서 십여년 전 매입했던 빌딩으로 시세차익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연금이 주식·채권 같은 전통자산만으로 차별화된 실적을 내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된 수익을 낼 수 있는 섹터가 바로 대체투자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더욱 주목된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운용 중인 펀드를 통해 서울의 중심업무지구(CBD) 소재의 오피스 건물인 남산그린빌딩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남산그린빌딩은 지난 1994년 준공된 5만7574㎡의 오피스 빌딩이다. 서울역 8번 출구에서 도보 4분 거리에 있으며 인근의 메트로타워, 서울스퀘어와 함께 업무지구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의 본사로 사용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12월 이지스자산운용이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SK텔레콤으로부터 해당 건물을 매입했다. 거래가는 2500억원이다. 당시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민연금을 최대 출자자로 확보했다. 국민연금은 1400억원을 투자했다. 이 외에 한화생명, 교보생명, 농협생명, 현대라이프 등이 펀드에 출자했다.

이번 남산그린빌딩의 거래가격은 평당 2750만원으로 전체 거래가격은 대략 4790억원으로 알려졌다. 애초 시장에서 기대한 평당 3000만~4000만원대에는 못 미치지만 이번 거래로 초기 투자 금액 대비 약 2290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펀드 출자자(LP)들은 2배에 가까운 차익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부동산투자업계에서는 남산그린빌딩이 대로변에 접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도 최소 3000만 중반대의 평당 가격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급격히 오르는 금리 등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역 인근은 도심권역(CBD)에 속하지만 코어 CBD는 아닌 점도 있다. 다만 서울역 인근도 호재가 많은 권역이다 보니 가격책정에 가치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광화문이나 시청, 을지로 쪽에 비해서는 서울역 쪽이 살짝 쳐지기는 하지만 서울역 인근도 지금 좀 호재가 많은 지역이다”며 “서울역에 이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도 들어오고, 주변 부에 개발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어서 그런 부분이 매각 할 때도 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정프라자, 자산 보유기간 대비 매각차익 ‘글세’

문정프라자. [사진 컬리어스 코리아]

문정프라자의 경우 최근 KT그룹의 부동산 자산운용사 KT투자운용이 매각 작업을 마무리했다. KT자산운용은 케이리얼티제3호 위탁관리부동산회사를 통해 보유한 문정프라자를 시행사 동훈에 매각하는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문정프라자는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150-2 소재로 지하 6층~지상 3층 규모, 토지 면적은 1만850.5㎡, 연면적은 7만4577㎡다. 임차 면적은 5만9776㎡다. 인근에는 지하철 3·8호선 가락시장역과 올림픽훼밀리타운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다.

거래가격은 애초 시장에서 예상한 가격대인 2000억원 후반과 비슷한 285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3년 인수 이후 10년 만의 투자금 회수다. 문정프라자는 2013년 KT그룹이 GS건설로부터 인수했다. 이 건물은 GS건설이 GS리테일을 통해 GS마트, GS스퀘어 등으로 운영해 왔으나, 2010년 GS그룹이 마트와 백화점사업 부문을 롯데쇼핑에 매각하면서 현재는 롯데마트가 입점해있다. 당시 매각가는 2303억원으로 이번 재매각으로 인한 단순 시세차익은 약 500억원 수준이다. 

특히 해당 건물에 국민연금이 최대 출자자로 투자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으나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시세차익을 보게 됐다는 평가다. 올 1분기 기준 문정프라자를 보유 중인 펀드에서 국민연금과 KT투자운용의 지분은 각각 98.98%, 1.02%다. 

업계 관계자는 “(문정프라자는) 배당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연환산으로 보면 매각차익으로 대단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2~3년 전에 투자했다가 올해 매각했다면 모르지만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자산이 묶여있던 것을 생각하면 500억원 시세차익이 큰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정프라자가 서울에 핵심 지역에 있는 자산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도 국민연금도 비교적 경쟁력이 좀 떨어지는 자산들은 정리하고 서울 도심 권역에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 같은 코어자산 쪽으로 좀 더 비중을 늘려가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실질 경제 성장률과 물가 성장률 전망을 고려해 향후 5년 간의 목표 수익률을 5.6%로 정했다. 자산군별 포트폴리오 비중은 지난해 발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아, 급격한 변화 보다는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2028년 말 기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주식 55% 내외 ▲채권 3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로 결정했다.

기금위 관계자는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지속가능한 국민연금 재정 마련을 위한 적극적 기금운용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앞으로 기금의 장기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점차 확대해나가겠단 정책 방향을 계속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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