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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값질’, 샤넬·루이비통 안 사”…젊고 힙한 ’신명품’ 뜬다

명품 브랜드 잦은 가격 인상에…‘신명품’에 눈 돌려
주요 패션업체, MZ세대 겨냥해 신명품 확장 주력

신세계인터내셔날 브랜드 리포메이션.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비싸기만 하고, 남들 다 입는 건 싫잖아요.”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전통 명품 브랜드가 올 한해만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잦은 가격 인상에 소비자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신 브랜드가 뜨고 있다. 패션업체들도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해 ‘신명품’을 연달아 들여오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비싸고 흔한 명품 대신…나만 아는 브랜드 찾는 MZ

업계에 따르면 초고가 명품 브랜드 대신 나만 아는 신명품 브랜드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패션업체들이 신명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품의 희소가치를 따지는 M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22일 미국 패션 브랜드 ‘리포메이션’의 국내 첫 매장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열었다. 오는 9월에는 블랙핑크 제니의 애착템으로 알려진 프랑스 브랜드 ‘꾸레쥬’의 국내 최초 정식매장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최소 4개 이상의 수입 패션 브랜드와 계약을 체결해 신명품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올해 프랑스 브랜드 자크뮈스, 영국 브랜드 스튜디오 니콜슨, 코펜하겐 패션 브랜드 가니 등 새 브랜드 확장에 주력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지난해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를 시작으로 최근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 베로니카 비어드, 스웨덴 패션 브랜드 토템 등과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었다. LF는 지난 3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보유한 프랑스 브랜드 빠투를 선보였다. 

블랙핑크 제니가 즐겨입는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브랜드 꾸레쥬 . [사진 제니 인스타그램]

신명품 브랜드는 젊은층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빠른 속도로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올해 자크뮈스, 가니 등의 브랜드 매장을 늘리면서 1~4월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00%, 200%씩 오르는 등 성과를 거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9월 론칭한 일본 여성복 브랜드 엔폴드는 올해 3월 오픈한 신세계 센텀시티 매장이 오픈 첫달에 목표 매출의 272%를 초과 달성하며 본격 시장에 안착했다.

자크뮈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매장. [사진 삼성물산패션 제공]

이처럼 패션업체들이 신명품 브랜드 유치에 공들이는 이유는 소비의 주축이 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신명품은 전통 명품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진입 장벽이 낮고 늘 새로운 것을 원하는,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차별화 포인트가 됐다는 분석이다.

또 글로벌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해외 인기 브랜드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신명품 시장 개척을 부추기고 있다. 

업계는 신명품 브랜드가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오늘의 고객이 내일의 고객이 아니기 때문에 새롭고 가치있다고 판단되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지속적인 발굴에 나설 것”이라며 “또 지금의 1세대, 2세대 신명품 브랜드들 또한 언젠가는 식상해질 수 있어 MZ세대들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는 신선한 브랜드들을 키워, 소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주요 명품 브랜드는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3일 샤넬에 이어 이달 1일 루이비통이 6~8%대로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샤넬은 지난해에 네 차례, 올해에만 두 차례 가격을 올렸고, 루이비통은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다. 다른 명품 브랜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초에는 프라다가 주요 제품 가격의 5~10%, 셀린느는 4%, 지난달 18일에는 보테가 베네타가 10%를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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