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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맞은 조선업계…임금 협상에 쏠린 눈

HD현대중공업 노사, 2년 연속 무분규 타결할까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사진 HD한국조선해양]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조선업 호황에 올해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돌입할 전망인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임금 협상을 시작했다. 장기간 이어진 불황으로 임금 협상 때마다 상당한 진통을 겪었던 조선업계 노사가 올해 임금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조선업계 안팎에선 “조선업 인력난이 지속돼 파업권을 확보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임금 협상의 주도권을 쥐는 분위기”라는 진단이 나온다. 일부에선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조선사 입장에서 파업은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극단적 대치 전에 타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들린다. 

12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금 협상과 관련해 지난 8일 7차 교섭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사 노사는 미래 재도약을 위한 임금 체계 및 각종 제도 개편 TF(태스크포스) 구성을 비롯해 근속 수당 인상, 추모 공원 건립, 2023년 우수 조합원 해외연수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16일 상견례를 갖고 올해 임금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 현안과 관련해 입장을 주고받는 정도의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통상 노사 임금 협상은 노조 측이 요구안을 마련해 제시하면, 이에 대해 회사 측이 제시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이하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5일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그룹사 공동 교섭 TF 구성, 신규 채용 등이 담긴 올해 임금 협상 요구안을 회사 측에 전달한 상태다. 이 요구안에는 산업 전환 협약 체결, 사회 연대 기금 출연, 미래 재도약을 위한 임금 체계 및 각종 제도 개편 TF 구성, 근속 수당 인상, 추모 공원 건립, 2023년 우수 조합원 해외연수 등도 포함됐다.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 협상을 두고 대립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오히려 첨예하게 대립했던 과거와 달리 노사 모두 순조롭게 임금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조선사는 파업 등의 진통 없이 임금 협상을 타결하길 원할 것”이라며 “조선업 인력난으로 노조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노조 역시 극단적인 대치보단 요구안을 최대한 실현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업 호황에 노사 관계도 훈풍? 

조선업 불황 당시 구조조정, 임금 인상 등을 두고 극단 대치 상황을 이어갔던 조선업계 노사 관계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달라지는 양상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2013년 이후 9년 만에 무분규로 임금 협상을 타결했는데, 최근 이 회사 노조 소식지 1면에 권오갑 HD현대 회장 소식이 실려 주목을 받았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8일 발행한 소식지에서 권 회장이 지난 1일 경주교도소를 찾아 수감 중인 전 HD현대중공업 노조 간부를 만난 소식을 전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소식지에서 “권 회장이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면회한 부분을 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한화그룹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서도 노사 상생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화오션과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이하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달 30일 거제사업장에서 노사 상생 선언식을 개최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과 직원들의 고용 안정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한화오션 기타 비상무이사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달 7일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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