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상저하고론’ 적중할까…전운 감도는 서울 분양시장
6월 들어 서울 핵심지 공급 본격 시작
분양흥행·금리하락 온기 시장 전체에 퍼지나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하반기가 다가오는 요즘, 본격적인 부동산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주택수요가 집중된 서울 핵심지에 주택 공급이 충분하지 못한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또한 하락하고 있어 올해 주택가격 상승률이 ‘상저하고’(上低下高)를 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이코노미스트’ 취재에 따르면 오는 하반기 서울 핵심지역에 공급되는 아파트들의 청약 흥행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말 시장에 나온 ‘올림픽파크 포레온’ 이후 잠잠했던 강남권 대단지 분양이 재개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을 부채질 할지 주목된다. 최근 공사비 인상 여파 등으로 분양가가 오른 가운데 공급을 진행한 단지들이 연이어 청약 마감을 이어갈 경우, 이 같은 수요가 기존 아파트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방사부터 청담동까지 한강변 ‘대어’ 출격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단지는 강남구 청담동 소재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청담 르엘’이다. 총 1261가구 중 조합원분과 임대 등을 제외한 불과 176가구가 일반공급 대상이라 청약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3.3㎡ 당 7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진 공급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전망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강남 한강변에 위치한 데다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여전히 저렴하기 때문이다.
서초구에서도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하는 ‘신반포메이플 자이’ 총 3307가구 대단지에서 236가구가 일반공급 물량으로 나올 계획이다. 송파구 잠실동에선 일명 ‘진미크’라 불리는 진주아파트(‘잠실 래미안아이파크’)와 미성크로바아파트(‘잠실르엘’) 재건축이 각각 578가구, 241가구를 청약시장에 내놓는다. 신반포메이플 자이와 잠실 2개 단지 역시 3.3㎡ 당 5000~6000만원 수준에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강남 대단지는 이르면 9월부터 나올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동작구 노량진동 소재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부지 공공분양은 이달 19일 사전청약 특별공급을 시작한다. 불과 225가구가 공급 대상인 가운데 전용면적 59㎡ 단일 면적의 추정 분양가가 8억7225만원으로 책정돼 역시 주변 시세보다 4~5억원 가량 낮은 편이다.
민영아파트로는 동대문구 이문1구역 재개발 사업인 ‘래미안 라그란데’가 총 3069가구 중 920가구를, 청량리7구역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가 총 761가구에서 173가구를 시장에 선보인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일 이미 래미안 라그란데 웰컴라운지를 열고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설명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락하는 대출 금리…수요 부채질 할까
지난해부터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올해 ‘영등포 자이 디그니티’를 비롯한 서울 아파트의 청약 성적은 준수한 편이다. 정부가 부동산규제를 대폭 완화한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을 이어가며 ‘내 집 마련’의 허들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물론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으나, 장기금리가 하락하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서울 내 주택공급 물량은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시장에 나와 수요에 비해 턱없이 작은 수준이다. 공사비 인상, 주택경기 침체 등의 문제로 공급은 더욱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통계 상 주택 인허가 및 착공물량이 급감하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당장 분양에 나서는 재건축, 재개발 조합은 이미 이주, 철거를 마치고 착공까지 해놔서 돌이킬 수가 없는 경우”라면서 “그렇지 않은 조합 내부에선 요즘 ‘속도조절을 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주장이 대세”라고 말했다.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분양가 역시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 속도로 볼 때 앞으로 분양가격이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은 적다”면서 “분양가가 오르면 결국 주변 기축 아파트 시세도 이를 기준으로 하방을 유지하거나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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