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되려나”…늦어지는 컬리 상장, 언제 재추진할까
지난달 두번째 프리IPO서 2조 몸값 인정
2021년 4조 대비 여전히 절반수준 그쳐
취약한 지배구조·영업적자 위험성 지속
고정비절감·뷰티컬리로 수익성개선 안간힘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컬리 상장 시기는 내후년 정도로 보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눈높이가 너무 낮아졌기 때문에, 당초 목표했던 기업가치 달성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상장을 무리해서 추진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최근 한 벤처캐피탈(VC) 대표가 컬리에 대해 내린 평가다. 올해 1월 상장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컬리가 내년에도 상장을 재추진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적극적인 외부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한 컬리의 상장은 자본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매출과 영업적자가 동시에 커지는 악순환 속 컬리가 당초 목표했던 기업가치를 뛰어넘기는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VC업계에선 컬리가 최소 2025년에야 상장을 재추진할 수 있을 거란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컬리가 코스피 상장 철회를 공식 발표한건 지난 1월 4일이다. 당시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한국거래소 상장을 연기한다”며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컬리는 앞서 2021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서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16년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4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불과 5년 사이에 몸값을 100배 올린 것이다.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은 PSR(주가매출비율)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컬리의 적정 몸값이 8조7000억원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컬리의 지속된 적자와 불안정한 지분 구조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여기에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자금 시장 경색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기업가치 추정치는 1조원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상장 철회를 발표한 올해 초엔 몸값이 8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추산됐다. 1년 반만에 몸값이 5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당시 FI들 사이에선 상장을 통한 실익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투자업계에선 컬리가 기존 목표치였던 4조원의 몸값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다른 VC업계 관계자는 “현재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눈높이가 너무 낮아졌고, 최근 스타트업 시장 트렌드가 로봇, 인공지능(AI) 등으로 옮겨가면서 4조원대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목표치보다 대폭 낮춘 2~3조원 수준을 목표로 할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컬리는 지난달 1200억원 규모의 두 번째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1월 상장 철회 이후 첫 투자 유치다. 주요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아스펙스캐피탈 등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1000억원, 200억원을 투자했다. 앵커PE의 경우 2021년 12월 컬리의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보고 2500억원 규모 프리IPO 투자를 단행했는데, 이번에 추가 투자에도 나섰다.
이번 출자로 컬리는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꾸준히 지적받아온 지분 구조는 또다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부 투자로 성장해온 컬리는 김슬아 대표 지분이 5%대인 반면 FI들의 지분이 이를 앞서면서 경영권 위협 요소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국거래소 역시 지난해 컬리의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컬리의 지분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컬리가 FI들과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보유지분 의무보유 확약서를 제출한 끝에 심사를 가까스로 통과했다.
향후 투자자들의 엑시트(자금 회수) 부담도 더 커질 전망이다. 컬리는 2015년 설립 이래 외부 투자 유치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번 프리IPO에서 2조원 초반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여전히 기업가치 추정치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향후 상장 재추진에 앞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은 반드시 선결돼야 할 과제다.
수익성 회복을 위해 컬리는 물류센터 재정비를 통해 고정비용 절감을 노리고 있다. 임대료가 비쌌던 송파물류센터와 경기도에 위치한 화도, 곤지암, 죽전 등 3곳의 위성센터를 폐쇄하고 김포물류센터, 창원물류센터로 거점을 이동하며 임대료 절감을 노리고 있다. 또 신선식품 비중을 줄이고 뷰티컬리를 앞세워 실적 개선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컬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096억원, 영업손실 305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0.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1% 개선됐다. 컬리 관계자는 “올해는 더욱 안정된 물류 시스템과 상품 관리, 데이터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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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벤처캐피탈(VC) 대표가 컬리에 대해 내린 평가다. 올해 1월 상장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컬리가 내년에도 상장을 재추진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적극적인 외부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한 컬리의 상장은 자본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매출과 영업적자가 동시에 커지는 악순환 속 컬리가 당초 목표했던 기업가치를 뛰어넘기는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VC업계에선 컬리가 최소 2025년에야 상장을 재추진할 수 있을 거란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컬리가 코스피 상장 철회를 공식 발표한건 지난 1월 4일이다. 당시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한국거래소 상장을 연기한다”며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컬리는 앞서 2021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서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16년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4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불과 5년 사이에 몸값을 100배 올린 것이다.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은 PSR(주가매출비율)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컬리의 적정 몸값이 8조7000억원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컬리의 지속된 적자와 불안정한 지분 구조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여기에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자금 시장 경색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기업가치 추정치는 1조원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상장 철회를 발표한 올해 초엔 몸값이 8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추산됐다. 1년 반만에 몸값이 5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당시 FI들 사이에선 상장을 통한 실익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투자업계에선 컬리가 기존 목표치였던 4조원의 몸값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다른 VC업계 관계자는 “현재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눈높이가 너무 낮아졌고, 최근 스타트업 시장 트렌드가 로봇, 인공지능(AI) 등으로 옮겨가면서 4조원대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목표치보다 대폭 낮춘 2~3조원 수준을 목표로 할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컬리는 지난달 1200억원 규모의 두 번째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1월 상장 철회 이후 첫 투자 유치다. 주요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아스펙스캐피탈 등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1000억원, 200억원을 투자했다. 앵커PE의 경우 2021년 12월 컬리의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보고 2500억원 규모 프리IPO 투자를 단행했는데, 이번에 추가 투자에도 나섰다.
이번 출자로 컬리는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꾸준히 지적받아온 지분 구조는 또다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부 투자로 성장해온 컬리는 김슬아 대표 지분이 5%대인 반면 FI들의 지분이 이를 앞서면서 경영권 위협 요소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국거래소 역시 지난해 컬리의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컬리의 지분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컬리가 FI들과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보유지분 의무보유 확약서를 제출한 끝에 심사를 가까스로 통과했다.
향후 투자자들의 엑시트(자금 회수) 부담도 더 커질 전망이다. 컬리는 2015년 설립 이래 외부 투자 유치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번 프리IPO에서 2조원 초반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여전히 기업가치 추정치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향후 상장 재추진에 앞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은 반드시 선결돼야 할 과제다.
수익성 회복을 위해 컬리는 물류센터 재정비를 통해 고정비용 절감을 노리고 있다. 임대료가 비쌌던 송파물류센터와 경기도에 위치한 화도, 곤지암, 죽전 등 3곳의 위성센터를 폐쇄하고 김포물류센터, 창원물류센터로 거점을 이동하며 임대료 절감을 노리고 있다. 또 신선식품 비중을 줄이고 뷰티컬리를 앞세워 실적 개선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컬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096억원, 영업손실 305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0.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1% 개선됐다. 컬리 관계자는 “올해는 더욱 안정된 물류 시스템과 상품 관리, 데이터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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