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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 실탄 확보한 SK온, ‘QIPO’ 위한 과제는

싱가포르 FI로부터 4억 달러 수혈
오는 2026년까지 IPO 마무리해야
연 7% 수익률‧드래그얼롱 조건 등
“4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 커져”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사진 SK온]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했다.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와 합작 법인 등을 위한 수혈이다. SK온이 2026년까지 연 7%의 수익률을 약속해 상장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의 실적 개선에 관심이 몰린다. 

16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온이 최근 1년간 조달한 자금은 약 10조7700억원에 달한다. 지난 8일엔 싱가포르계 신규 재무적 투자자(FI) 세 곳으로부터 4억 달러(약5300억원)를 투자받았다. 지난달엔 MBK컨소시엄과 SNB캐피탈로부터 1조2400억원을 확보했고, 같은 달 9억 달러(약1조2000억원) 규모의 유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한투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에서 1조2000억원, 모회사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현대차·기아 차입금 2조원도 있다.

배터리업계 후발 주자인 SK온을 둘러싼 자금 조달 우려가 컸지만 당장의 불확실성은 해소했다. 적자 상태임에도 당초 프리 IPO 목표치였던 4조원을 훌쩍 넘기는 재원을 마련했다. SK온은 투자금으로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22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3053억원, 영업손실 344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 영업손실은 각각 688억원, 1조727억원이었다. 2차전지 사업 특성상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대규모 증설 부담 등으로 영업현금흐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성공적인 IPO(기업공개)를 위해 속도를 내야 하는 부담도 있다. SK온은 FI들과 QIPO(퀄리파이드 IPO·Qualified IPO) 조항을 맺었다. 일정 수익률과 상장 시기를 보장해야 하는 내용이다. SK온은 오는 2026년 말까지 일정 수익률을 약속해 IPO를 마무리해야 한다. 

QIPO는 프리 IPO 이후 수익 실현의 핵심 조항으로 꼽힌다. 투자자들에겐 안정성을 담보해 주고 기업에겐 자금을 대 주는 것이다. 

MBK컨소시엄과 SNB캐피탈은 SK온이 수익률을 충족하는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드래그 얼롱’(drag along·동반매각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한투PE도 SK온이 고의 혹은 중과실로 QIPO에 실패한다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금 유치 당시 SK온의 기업 가치를 22조원으로 책정했다. 기대하는 수익률은 연 7% 정도다. 

급한 불을 껐지만 장기적으로 투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점도 과제다. SK온은 오는 2025년까지 총 30조원 내외 CAPEX(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SK온을 둘러싼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증권가에선 SK온 사업 가치 재평가를 기대하고 있다. 자금 조달 불확실성을 해소한 SK온의 본격적인 하반기 흑자 전환을 점치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처음 상업생산을 시작한 미국 공장 수율이 올 2분기 개선되고 있다”면서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효과로 4분기 흑자 전환 달성이 예상되고 2분기 적자 규모는 -52억원 내외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온은 연이은 자금조달 유치로 향후 투자 집행 불확실성이 완화됐지만 결국 SK온의 공급망 관리, 양산 능력, 수익성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SK온 사업 가치를 33조원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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