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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온 지방 인구절벽…“서울보다 압도적 좋은 정책 예산 써야”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 ③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세션2 ‘사라지는 지방, 소멸하는 한국’
“고부가가치 상품 만들어야”…“지역 자원 활용하는 행정지원 필요”
“서울보다 좋은 생활여건 마련돼야…공무원들 새로운 시도해봐야”

와타나베 이타루, 마리코 일본 다루마리 빵집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사라지는 지방, 소멸하는 한국'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최근 지방 인구절벽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문제를 해결하고자 분투하는 얼굴들이 모였다. 지방자치단체의 기업 유치부터 색다른 지역 특유의 콘텐츠까지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한데 모였다.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의 ‘사라지는 지방, 소멸하는 한국’ 대담 세션에 참여한 연사들은 지방 소멸에 대처하는 각자의 방식을 공유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관영 전라북도 도지사, 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 일본 다루마리 빵집 대표,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이사, 남성준 다자요 대표가 발표했다.

마 교수는 “인구절벽은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에서 훨씬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낮은 출산율도 영향을 미치는데다, 지방에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 젊은 인구가 떠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필요한 것은 작지만 희망을 보여줄 수 있고,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는 성공사례들”이라고 설명했다.

김관영 전라북도 도지사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사라지는 지방, 소멸하는 한국'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관영 전라북도 도지사는 농업·생명산업, 스마트팜 등 융합 산업으로 인구 유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가족 단위 청년농을 유입시키고, 수출과도 한꺼번에 연결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전북이 기업들이 일하기 좋은 땅임을 역설했다. 그는 “전북은 기업들이 원하는 시기에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오염 배출 단속에 대해선 사전예고제를 하고 있으며, 노사협력과 상생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기업들이 모이면 향후 5000여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베스트셀러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 와타나베 마리코 일본 다루마리 빵집 대표도 지역 산업 활성화의 요건에 관해 얘기했다. 두 부부는 본래 도쿄 출신이지만 가장 깨끗한 자연환경을 유지하는 시골을 찾다가 정착했다. 빵, 맥주, 피자를 만들 때 사용되는 발효균을 채취하기 위해서다.

이타루 대표는 지역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비를 일으키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부가가치 상품이 만들어져야 수요와 공급이 창출하는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작년까지 맥주를 만들던 활동을 중단하고 후배에게 기술을 전수하면서 마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골을 소비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려면 문화적 수준을 높여야 하고 사회적으로 교육도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야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마리코 대표는 “고용된 스텝들이 거주해야 할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를 비롯해 이주자로서 지역 사회에 적응하는 어려움, 남성중심적인 시골 사회에서의 여성의 참여 등 해결할 문제가 여럿 있었다”며 “지속 가능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측면의 행정적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사라지는 지방, 소멸하는 한국'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는 ‘로컬 창업’으로 지역인구 소멸을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강원도 양양을 ‘서핑의 성지’로 만든 창업가다. 2015년 ‘서피비치’를 탄생시킨 그는 양양을 연간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이 찾는 대표 관광지로 만들었다.

그는 “로컬 창업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니다”며 “로컬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선 여행객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성준 주식회사 다자요 대표는 지방에 방치된 빈집을 무상임대 받아 리모델링한 후 10년 이상 운영하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집 소유자에게 되돌려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남 대표는 지방 인구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울보다 좋은 생활여건을 제공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CGV, 코스트코도 없는 지방에 청년들이 오게끔 하려면 지방 지자체에서 서울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정책을 만드는 데 예산을 많이 써야 한다”며 “막상 지자체 공무원들을 만나면 민원을 처리해야 해서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빈집 문제에 대응한다. 다른 결과를 꿈꾼다면 지금과는 다른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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