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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자진상폐…메디트 합병으로 '볼트온' 나서나

투자사 간 합병·협업으로 시너지 전망
MBK·UCK 과거 볼트온 성공사례 주목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전날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폐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이후 관련 기업과의 인수합병(M&A)를 통한 엑시트(자금회수) 방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치과용 3차원 스캐너 제조업체 메디트와의 합병을 통한 협업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난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16여년만의 일이다. 이후 약 한 달 간의 한국거래소 심사를 거쳐 상장폐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와 메디트 협력 전략은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가 공동지분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발표했을 때부터 예상돼 왔던 시나리오다. 업계에선 사모펀드(PEF)가 최대주주가 된 데에 이어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사업구조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을 거란 추측이 지배적이었다. 상장폐지를 신청하면 주주들의 경영권 간섭이 사라져 사업을 재편하거나 잡음을 줄일 수 있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1위 임플란트업체로 구강스캐너 제조사인 메디트와 치과 산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선 아직 구강스캐너 사용률이 저조하기 때문에 오스템임플란트의 영업망을 공유할 수 있고, 오스템임플란트는 메디트를 통해 해외 영업망 확장에 나설 수 있다. 

의료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치과들의 구강스캐너 보급 비율은 약 30% 정도다.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치과산업의 디지털화가 본격 궤도에 진입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미래 경쟁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터 브릿지 마켓 리서치’(Data Bridge Market Research)는 전 세계 치과용 구강 스캐너 시장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1.1% 성장해 2030년엔 13억2580만달러(약 1조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MBK파트너스와 UCK는 이전에도 볼트온(Bolt-on) 방식으로 매각에 성공해 수익을 거둔 바 있다. 볼트온 전략은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동종업계 기업이나 연관 업종의 사업체를 인수해 몸집을 불리는 것을 말한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은 물론 산업 전체의 가치도 끌어올려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7년 인수한 일본 아코디아골프와 2019년 인수한 넥스트골프 매니지먼트를 합병해 2021년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에 매각했다. 아코디아골프를 8000억원대 후반에 인수하고 넥스트골프 매니지먼트 지분에 86억원을 투자해 이 둘을 합친 아코디아넥스트골프를 약 4조2000억원에 매각한 것이다. 투자 원금대비 2~3배의 수익을 올리면서 밸류업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재편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UCK파트너스도 지난해 상반기 인수한 종합 식품제조기업 엄지식품을 앞세워 가정간편식(HMR) 기업 수지스퀴진을 인수했다. 대규모 HMR 생산설비를 갖춘 엄지식품과 해외 판로 및 개발 역량을 갖춘 수지스퀴진의 강점을 상호 보완해 성장시켜 나가겠단 전략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난해 사업 다각화를 위해 투자한 의료기기 관련 회사들과의 M&A를 통한 사업 개편 방안도 거론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코렌텍과 디알텍이 발행한 전환사채(CB)에 투자하며 주목을 받았다. 코렌텍은 국내 최초 인공관절 전문 제조 기업이고 디알텍은 디지털 진단영상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오스템임플란트와 같은 치과 관련 기업은 아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투자로 일반 의료 시장 진출에 초석을 다지고 있는 만큼 추후 오스템임플란트나 메디트와의 협력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했던 지난해에 5조원 규모(오스템임플란트와 메디트 거래금액)의 투자를 추진한 건 해당 시장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상장폐지를 바탕으로 투자금 회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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