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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또 완판…유명인 패션 아이템의 이유있는 품절

유명인 착용 아이템 노출 즉시 품절
친환경적 행보 보이는 제품에 소비자들 반응
‘가치소비’·‘미닝아웃’ 소비 트렌드 반영된 결과

김건희 여사가 3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중앙·성남시장을 방문해 상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노출 즉시 품절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외부 활동을 할 때마다 착용한 패션 아이템이 매번 뜨거운 관심을 받고, 곧바로 완판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최근에는 김 여사가 메고 등장한 국내 한 핸드백 브랜드의 가방이 또 완판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김 여사뿐만 아니라 연예인부터 스포츠 스타, 재계 오너 일가까지 유명인들의 패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제 대중은 단순히 선망하던 유명인의 아이템을 모방 소비하는 게 아니라 가치와 신념을 소비로 드러내는 ‘가치 소비’에 집중한다는 분석이다.

김 여사는 친환경적 메시지를 담은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대외 행사 및 해외 순방길에서 환경 친화적인 국내 브랜드를 착용해온 것이다. 프랑스 순방길에서 들어 화제를 모았던 로사케이(ROSA.K)의 ‘진스 모노그램 데이토트백’은 앞서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같은 가방을 손에 든 바 있다. 김 여사가 3일에는 같은 가방을 들고 강원도 강릉시 중앙·성남시장을 방문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로사케이는 일반 염색 가죽을 대체한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제품을 만든다. 무독성 친환경 잉크로 가방 패턴을 프린트해 탄소 배출이 적으며, 지속 가능한 지구 만들기에 동참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김 여사가 선택한 가방은 이번 시즌 출시한 신상품으로,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현재는 예약 판매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입은 아크테릭스 패딩. [사진 더팩트, 아크테릭스 홈페이지]

오너 일가가 착용한 아이템도 완판된 사례가 있다. 특히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친근한 ‘재벌룩’이 인기다. 대표적으로 ‘이재용 패딩’이 있다.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의 제품으로,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입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며 ‘이재용 패딩’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당시 이 브랜드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이 회장으로 인해 유행을 타면서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엔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기능성 의류를 일상복으로 승화한 실용적인 패션을 뜻하는 ‘고프코어’(gorpcore)가 유행이 됐다. 아크테릭스는 고프코어 인기의 중심에 서며 유행을 선도, 현재는 2030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등산복 브랜드가 됐다. 

아크테릭스 또한 친환경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생산을 시작할 때부터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튼튼한 옷을 만들고, 세심한 관리를 통해 제품의 수명을 최대한 연장시키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낡은 옷은 다시 업사이클링 리사이클링으로 활용돼 조금의 낭비도 줄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포메이션의 다프네 블라우스를 입은 윤아. [사진 넷플릭스]

연예인의 영향력은 그 이상이다. 지난 5월 국내에 론칭한 미국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리포메이션’(Reformation)의 플라워 패턴 ‘다프네 블라우스’를 입어 완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수 겸 배우 윤아가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킹더랜드’ 소개 영상에 입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리포메이션은 ‘옷을 입지 않는 것이 가장 지속 가능한 옵션이며, 그 다음으로 지속 가능한 옵션은 리포메이션’이라는 브랜드 철학 아래 다양한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환경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는 지속가능형 공장에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한다. 특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량 생산 및 소량 판매를 원칙으로 삼았다. 브랜드의 이 같은 친환경 행보가 메인 타겟층인 MZ세대 고객들이 지향하는 가치소비 소비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져 구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수 이효리도 남다른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효리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패션 화보를 게재했다. 사진에서 이효리는 핸드크림을 손에 들고 있는데, 해당 핸드크림 브랜드 계정을 태그해 올렸다. 이 핸드크림은 친환경 브랜드 ‘시타’의 제품으로 자연친화적 성질, 완전히 분해되는 형태로 제작된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알려졌다.

이효리의 영향력은 제대로 통했다. 해당 브랜드의 핸드크림은 출시 직후 1년치 재고인 초도 물량이 모두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브랜드 측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원에 힘입어 전재고 즉시 품절된 상태”라며 “국외 유통 예정이었던 재고 전량을 즉시 재수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효리가 친환경 브랜드 '시타'의 핸드크림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 [사진 보그 코리아]

성장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그로우의 지난해 7월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10명 중 8명은 스스로를 가치소비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제품이나 브랜드를 선택할 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에 영향을 받는 정도를 평균 3.5점(5점 척도)으로 나타냈다.

이는 단순히 유명인이 착용한 물품을 따라 소비하는 게 아니라 구매자의 신념을 드러내는 ‘미닝아웃’의 수단으로 보는 관점이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세대의 소비 태도가 바뀌고 있다”며 “단순 모방 소비가 아닌, 자신의 신념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특성이 두드러지고 있어,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소비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층의 취향에 맞출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유통망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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