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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매각 中”…아시아나항공은 ‘괴롭다’

자금 수혈 ‘연기 또 연기’…운수권 배제된 에어부산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지난 2019년 매각 공고 이후 4년째 매각을 완료하지 못한 아시아나항공이 최악의 경영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무산 이후 대한항공과의 극적인 인수합병이 성사됐지만, 해외 기업 결합 심사 장기화로 매각 일정이 지속 늦춰지고 있다. 매각 일정 지연으로 자금 수혈 적기를 놓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사정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대금 납입일을 기존 6월 30일에서 9월 30일로 정정했다. “해외 기업 결합 심사가 완료되지 않아, 거래 종결의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신주 인수 계약에 따라 인수자(대한항공)와 합의를 거쳐 거래 종결 기한을 3개월 연장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주 상장 예정일도 7월 21일에서 10월 20일로 변경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추진하는 1조5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 일정이 연기된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에 관한 해외 기업 결합 심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경쟁 당국이 양사 결합을 심사 중인데, 8월 3일까지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던 EU 집행위원회 측이 심사 기한을 연장한 것이다. EU 집행위원회 측은 대한항공의 심사 기한 연장 요청을 고려해 일시적 심사 중단과 기한 연장을 결정한 상태다. 항공업계 등에선 “이번 기한 연장으로 EU 집행위원회가 10월 초쯤에 양사 결합에 대한 승인 여부를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아시아나항공이 제때 자금을 수혈받지 못하는 가운데, 이 회사의 재무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단기 차입금(1년 이내 갚아야 할 차입금)은 2조577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준 부채비율은 2000%를 넘어섰다. 재무 상황 악화로 신규 투자도 사실상 끊긴 상태다. 다른 국적 항공사들이 올해 공격적으로 항공기 도입과 인력 충원을 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의 ’시간‘은 멈춰있는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의 결합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은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합병 전까지 어떠한 방향도 정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부에선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지난해 임금 협상을 두고 회사 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는 13일 조합원에게 강화된 투쟁 지침을 공유하고 14일 본격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비행 전 약식으로 진행해온 승무원 합동 브리핑을 규정대로 진행해 항공기 출발을 지연하는 등의 투쟁을 이어왔다. 최대한 연료를 소모해 비용 부담을 키우는 투쟁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악의 상황 땐 이달 말에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LCC, 연간 최대 실적 유력한데”…운수권도 못 받은 아시아나 자회사 

다른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연간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이자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경쟁력은 약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2년간 이뤄진 국토교통부의 국제선 운수권 배분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의 결합 지연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최악의 경영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고, 이 회사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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