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네이버, 떨고 있니”…‘IT 공룡’ 유튜브가 쇼핑 시장 뛰어든 이유 [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유튜브, 세계 최초로 한국서 ‘유튜브 쇼핑’ 론칭
국내 4100만명 이용자 앞세워 커머스 시장 도전

유튜브가 지난 6월 30일 온라인 쇼핑 채널 ‘유튜브 쇼핑’을 공식 론칭했다. [사진 유튜브 캡쳐]
[허태윤 칼럼니스트] 유튜브가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계 최강자인 네이버가 긴장하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 6월 30일 온라인 쇼핑 채널 ‘유튜브 쇼핑’을 공식 론칭하며 ‘리테일 커머스 미디어’(RCM·Retail Commerce Media)로의 변신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리테일 커머스 미디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통해 트래픽을 높여 리테일(소매 유통)을 가능케 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튜브가 콘텐츠를 통해 만든 트래픽을 관련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통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RCM 시장은 이미 네이버, 카카오 양대 플랫폼이 라이브커머스(인터넷 생방송 판매)를 통해 석권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영상 콘텐츠 최강자인 유튜브의 시장 진출은 충분히 기존 플랫폼을 위협한다. 또한 10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을 2025년까지 25조원 규모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쇼핑, 10조원 커머스 시장 25조원 규모로 성장 견인 전망

전체 이커머스 시장은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라이브커머스는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 채팅창을 통한 소비자 간의 바이럴 마케팅 효과 등에 힘입어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시장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테일 커머스 미디어 시장은 이미 네이버, 카카오 양대 플랫폼이 라이브커머스(인터넷 생방송 판매)를 통해 석권하고 있었다. [사진 온라인 캡쳐]
유튜브가 공식적으로 쇼핑 채널을 운영하는 대상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다. ‘얼리 어댑터’가 많은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전 세계로 확산을 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유튜브는 이미 지난해 말 쇼핑 탭을 공식 오픈하고, 크리에이터나 기업의 개별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브 쇼핑을 진행했다. 영상에 제품을 태그하거나 영상 하단에 제품 링크를 넣는 방식이다. 

새로 연 공식 쇼핑 채널에서는 라이브커머스 진행이 가능하다.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기업의 제품을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판매하며, 링크를 클릭하면 전자상거래 업체 혹은 자사몰 판매 페이지로 이동하며 판매를 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유튜브 쇼핑 채널에서 크리에이터들이 참존·배스킨라빈스·삼성전자·LG전자 등 수백 개의 기업 제품을 라이브쇼핑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영상 하단에 생성된 제품 링크를 클릭하면 SSG·위메프·11번가 등 플랫폼 쇼핑몰의 판매 페이지로 연결돼 TV홈쇼핑처럼 간편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쯔양 등 먹방 유튜브 크리에이터들도 밀키트와 같은 음식 상품을 유튜브 쇼핑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4100만명 이용자가 경쟁력…반품 등 문제는 해결과제

구글의 유튜브를 통한 리테일 유통시장 진출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우선 광고 중심의 비즈니스모델이 가지는 독점논란, 이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을 뛰어넘는 다양한 수익모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유력하게 검토해온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라는 긍정적 의견이 있다. 

유튜브 쇼핑은 광고 중심의 비즈니스모델이 가지는 독점논란, 이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을 뛰어넘는 다양한 수익모델이 될 것이란 긍정적 의견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광고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유튜브 매출은 감소했고 올해도 불황 탓으로 성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유료구독 모델이 현재 3%에 불과하다 보니 광고에 의존하는 비즈니스모델의 성장 한계를 지적한다. 여기에 숏폼 영상 플랫폼 ‘틱톡’의 거센 도전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유튜브의 유통시장 진출은 제조업 및 서비스 브랜드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면이 많다. 먼저 자사몰 유입을 늘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나쁠 것 없다는 반응이다. 대형 전자 상거래 쇼핑몰에 의해 주도되는 유통시장에 ‘D2C’로 불리는 ‘소비자 직접 유통’(Direct to customer)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도 있다. 

브랜드들은 셀럽이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과 같이 유튜브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파는 라이브 쇼핑을 통해 자사몰로의 소비자 유입을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27억명으로 추산되는 유튜브 이용자 중 한국 이용자는 4600만명이다. 90%의 한국인이 사용하는 이 동영상 플랫폼이 가지는 강력한 사용자 기반은 브랜드는 물론이고 11번가·위메프·SSG몰 등과 같은 중대형 몰들의 트래픽을 늘릴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약 60%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변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물론 네이버의 강점도 만만치 않다. 우선 네이버 중심의 온라인 소비자 검색 의존도를 보면, 유튜브 쇼핑 플랫폼이 소비자의 인식 속에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이용한 록인(lock-in)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그럼에도 네이버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유튜버들의 팔로워가 쇼호스트 중심의 네이버 라이브쇼핑보다 많은 팬덤을 거느리고 전문성까지 갖추고 있으며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라는 점이다. 이들이 실질적인 구매자로 전환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국민을 이용자 기반으로 가진 유튜브가 쇼핑 플랫폼으로 전환할 때 가지는 중요한 경쟁력은 더 많은 크리에이터와 판매자를 쇼핑 채널에 참여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하기 전 유튜브가 멤버십, 슈퍼시리즈(슈퍼챗, 슈퍼스티커, 슈퍼탱스 등) 쇼핑 활동이 가능한 수익화 조건을 완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구독자 1000명 기준을 500명으로, 1년간 시청 시간을 4000시간에서 3000시간으로, 혹은 조회 수(숏츠 기준) 1000만회를 300만회로 바꾼 것이다. 

소비자들은 쇼핑 자체가 즐거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팬덤을 거느린 전문분야의 다양한 유튜버들은 높은 전문성 등을 무기로 단순히 정보 중심의 쇼핑에서 콘텐츠 중심의 온라인 쇼핑 세계를 열어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영세 브랜드의 경우, 품질이나 반품의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 방식은 이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는 자격을 심사하는 기능으로 어느 정도 안전장치를 해놓고 있지만, 쇼핑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랜딩 페이지로 유입시키는 유튜브는 어떻게 해결할지 두고 볼 문제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롯데호텔앤리조트, 4년 만에 ‘희망퇴직’…“조직 효율성 제고”

2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기업 R&D 투입 비용 적어"

3 카카오뱅크 "대출비교 서비스, 주담대까지 확대"

4中 "한국이 부채춤 훔쳤다"…계속되는 억지 주장에 서경덕 "강력 대응 촉구"

53분기 부진 카카오게임즈, 재정비 통해 재도약 발판 마련

6삼성운용 TDF, 10월에만 501억원 뭉칫돈…운용사 1위

7베이글코드, 사내 AI 컨퍼런스 성료…기술 중심 문화 견인

8솔타메디칼코리아, 대한피부과의사회 개최 ‘코리아더마 2024’ 메인 후원사로 참가

9의대 교수 96% "내년 의대 모집인원 동결·조정해야"

실시간 뉴스

1롯데호텔앤리조트, 4년 만에 ‘희망퇴직’…“조직 효율성 제고”

2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기업 R&D 투입 비용 적어"

3 카카오뱅크 "대출비교 서비스, 주담대까지 확대"

4中 "한국이 부채춤 훔쳤다"…계속되는 억지 주장에 서경덕 "강력 대응 촉구"

53분기 부진 카카오게임즈, 재정비 통해 재도약 발판 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