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볼거리 경쟁 돌입…글로벌 OTT ‘무빙’·‘D.P. 시즌2’ 등 K-콘텐츠 집중
[밀리면 끝장’…벼랑 끝 OTT]①
넷플릭스, 국내 OTT 점유율 꾸준히 지키고 있어
한국 시장 뿌리내리지 못한 디즈니플러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최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둘러싼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업체들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이른바 ‘K-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는 이미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업체들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 OTT 점유율 1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1월 1257만명에서 6월 기준 1142만명으로 100만명 넘게 감소했으나 여전히 국내 OTT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힐 수 있었던 배경은 K-콘텐츠 덕분이다. 지난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옥자’, ‘킹덤’ 등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OTT 강자로 급부상했다.
이후 넷플릭스는 ‘인간수업’, ‘D.P.’,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수리남’, ‘지옥’, ‘더 글로리’, ‘오징어게임’ 등 여러 K-콘텐츠 흥행작들을 연달아 배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 2021년 9월 공개된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역대 흥행 콘텐츠 1위에 오르며 전 세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넷플릭스 내 한국 콘텐츠 시청 수가 지난 4년간 6배 증가하고 90% 이상의 K-로맨스 시청 수가 한국 외 국가에서 발생했다”며 “넷플릭스와 한국 창작가들의 파트너십은 앞으로 더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것이며, 한국을 향한 투자가 콘텐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가능성을 토대로 넷플릭스는 향후 4년간 한국에 약 25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테드 서랜도스는 “25억 달러의 투자금이 2016년부터 지금까지 투자했던 금액의 2배”라며 “차세대 크리에이터를 트레이닝하는 것 또한 포함”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하반기에도 다양한 K-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선보인 ‘셀러브리티’를 비롯해 7월 28일 ‘D.P. 시즌2’를 방영했다. 아울러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마스크걸’, ‘이두나!’, ‘스위트홈 시즌2’ 등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너의 시간 속으로’, ‘도적:칼의소리’,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경성크리처’ 등 다양한 오리지널 작품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잘 나가는 넷플릭스와 달리 디즈니플러스는 아직 국내 시장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 2021년 11월 한국에 상륙한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웨이브, 티빙 등 토종 OTT에도 밀려 고전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MAU는 지난 1월 216만명에서 6월 기준 178만명으로 감소했다.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시작으로 ‘그리드’, ‘키스 식스 센스’, ‘형사록’, ‘커넥트’,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등 다양한 K-콘텐츠를 선보였으나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그나마 지난해 12월 선보인 ‘카지노’가 흥행에 성공했지만 반짝 MAU 증가 효과만 있었을 뿐 꾸준한 시청자 유입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하반기에도 다양한 K-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디즈니가 준비 중인 콘텐츠는 최근 방영을 시작한 ‘형사록 시즌2’를 비롯해 ‘무빙’, ‘최악의 악’, ‘비질란테’, ‘한강’ 등이 있다.
최악의 악은 1990년 서울을 배경으로 ‘강남 크리스탈’로 불리는 신종 마약이 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마약의 출처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마약 밀매 트라이앵글을 내부에서 무너뜨리기 위해 지방 경찰 박준모가 나선다. 지창욱, ‘오징어 게임’의 위하준, 임세미 등이 출연한다.
인기 웹툰을 영상화한 비질란테는 낮에는 법을 수호하는 모범 경찰대생이지만 밤이면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과 그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며 치열하게 맞서는 액션 스릴러다. 남주혁, 유지태, 이준혁, 김소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고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권상우, 김희원 주연의 한강은 한강을 순찰하며 테러 사건, 각종 사고 등 긴급 상황에 대응하는 한강경찰대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액션 시리즈다.
마지막으로 디즈니플러스의 야심작으로 꼽히는 무빙은 누적 2억 조회수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시리즈다.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로 예고편 공개만으로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문성근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과 라이징 스타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배우의 만남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빙은 오는 8월 9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디즈니플러스의 로컬 콘텐츠 발굴이 조금만 더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한다. 지난해 말 흥행한 성공한 ‘카지노’ 등 한국 색채의 작품들이 먼저 제작된 뒤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면 지금과 같은 낮은 점유율은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설명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마블·픽사·스타워즈 등 유명 글로벌 콘텐츠가 강점이다. 하지만 해당 콘텐츠들이 큰 인기를 끄는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동양 배경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아시아 시장에 진입했던 넷플릭스가 로컬 콘텐츠 발굴에 사활을 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OTT업계 관계자는 “이번 무빙에는 5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는 200억원 정도가 투입된 카지노의 2.5배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무빙의 흥행 성공 여부가 향후 디즈니의 K-콘텐츠 제작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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