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만에 품절인데, 증설 NO”…먹태깡·아사히, 의도적인 ‘애간장 마케팅’일까? [브랜도피아]
농심, 먹태깡 품절대란에 생산량 30% 늘려
“생산라인 증설 안 해, 반짝 인기일까 우려”
과거 증설했던 꼬꼬면, 1년 만에 인기 떨어져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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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한 달 만에 200만봉 판매 기록을 세운 먹태깡의 인기가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물량이 채워지는 족족 판매돼 농심 자사몰과 대형마트, 편의점에서도 먹태깡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에 편의점 매대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최근 먹태깡과 아사히 생맥주캔 품절대란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날마다 두 제품의 재고 상황까지 올라오고 있다.
‘오픈런’까지 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에 소비자들은 ‘헝거 마케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헝거 마케팅은 품절 마케팅, 한정판 마케팅이라고도 불리며 매력적인 가격으로 한정된 수량만을 판매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잠재 고객을 더욱 감질나게 만드는 마케팅 기법이다.
4주 만에 213만봉지 ‘순삭’…아사히 생맥주캔도 품귀
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먹태깡이 출시 4주 만에 213만 봉지가 판매됐다. 먹태깡 공급이 부족해지자 농심은 자사 온라인몰인 농심몰에서 아이디 당 한 번에 4봉만 구매할 수 있도록 수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매일 판매 개시 2분 이내에 준비된 200박스(평일 기준)가 모두 판매되는 등 여전히 구매가 어렵다고 전해진다.
농심은 먹태깡 수요 증가에 맞추기 위해 생산이 가능한 최대 수량을 제조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0일부터 먹태깡을 생산 중인 부산공장에서 최대 수량을 제조해 공급량을 30% 늘렸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양파링’ ‘자갈치’ 등 스낵 일부를 다른 공장으로 옮기고, 먹태깡에 집중해 생산량을 1.5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생산라인 증설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증설이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일이라, 가지고 있는 재원 내에서 최대한 생산해 수요를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마케팅 차원에서 일부러 조금만 생산하는 것 아니냐”, “장삿속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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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5월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이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단숨에 대형마트 수입맥주 판매량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두 달째 이어지는 품귀 현상에 아사히 생맥주캔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헝거 마케팅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 측은 “재고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기존에 후쿠오카 하카타 공장에서 제품을 가져왔는데, 국내에서 인기가 많아 오사카 스이타 공장과 나고야 공장에서 추가로 더 물건을 갖고 오고 있다”며 “현재 유통채널에서 원하는 수량만큼 줄 수 없는 상황이라 당분간은 주 단위로 계획 출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생산량은 늘려도, 생산라인 증설은 NO…“반짝 인기일까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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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무려 16년 만에 재출시된 SPC의 ‘포켓몬빵’도 오랜 기간 오픈런 현상을 빚게 했다. 2014년 출시한 해태의 ‘허니버터칩’도 대표적인 헝거 마케팅 논란 제품이다. 출시 당시 중고 시장에서 소비자가의 2~3배 가격에 거래되고, 인형 뽑기방에서 아이템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품귀 현상이 길어지며 ‘과연 존재하는 과자냐’ ‘제조사가 일부러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성화에도 유통업체들이 쉽사리 생산라인 증설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반짝 인기’에 속아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11년 출시돼 하얀 국물 라면으로 소문이 났었던 팔도 ‘꼬꼬면’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꼬꼬면은 KBS의 ‘남자의 자격’ 라면 요리사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닭고기 국물 라면을 팔도에서 상품화한 제품이다. 출시 보름 만에 350만봉이 팔려나갔고, 출시 168일 만에 1억 개를 파는 기염을 토했다. 꼬꼬면의 선전으로 팔도는 오뚜기를 제치고 라면시장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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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음 해인 2012년 1월이 되자 빨간 국물 라면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 같았던 하얀 국물 꼬꼬면은 급속히 판매 부진을 겪기 시작한다. 꼬꼬면의 유행은 사실상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이 나버렸고, 투자를 결정해 새로운 공장라인을 증설한 팔도는 당연히 큰 투자 실패로 치명타를 입게 됐다.
유통업체들도 이러한 사례들을 반면교사 삼아 상황을 신중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심 관계자는 “먹태깡이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는 건 다른 문제”라며 “먹태깡이 오래오래 잘 팔리는 게 목표로,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브랜드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진정성‘이라고 조언한다. 허태윤 교수(한신대 IT영상콘텐츠학과)는 “브랜드가 의도적으로 제품의 공급을 보류하거나 인위적으로 공급을 제한해 시장에서의 가격을 조율한다는 의심을 받을 경우 소비자와의 소통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며 “진정성이 의심을 받는 어떠한 상황도 피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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