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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점서 8000억 쐈다”…널뛰는 이차전지 타고 ‘찌라시’ 기승 [허지은의 주스통]

롤러코스터 탄 이차전지株 이틀째 약세
개인 중심 매물 출회…각종 낭설 돌아
“수급 쏠림현상 극심…변동성 주의해야”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해당 종목들을 둘러싼 속칭 ‘찌라시’가 퍼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받은글) ○○증권 ○○지점 직원 한 명이 에코프로, 포스코 주식 8000억원 투매함. 2019년부터 갖고 있던 개인 물량인데, 1조2000억원 정도 더 남았다고 함”

최근 에코프로(086520), 포스코그룹 등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속칭 ‘찌라시’가 퍼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실체가 없는 낭설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뜨거운 투자 열기 만큼이나 확산 속도도 빠른 모습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 근거없는 소문마저 도는 만큼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나섰습니다. 

27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086520)는 전일 대비 19.79%(24만3000원) 급락한 9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에코프로비엠(247540), POSCO홀딩스(005490), 포스코퓨처엠(003670), 금양(001570), 코스모신소재(005070), 코스모화학(005420) 등 코스닥과 유가증권시장을 대표하는 이차전지주가 일제히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날입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선 이차전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투자 광풍이 불면서 전례없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몰렸지만, 주가 변동성도 함께 커진 건데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거래대금은 26조200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동시에 1480개 종목이 하락 마감하면서 하락 종목 역시 가장 많았습니다. 코스피에서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36조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지만 875개 종목이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같은 장세는 이차전지 종목 주가에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전날 장중 76만4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오후 들어 9% 가까이 빠지면서 63만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장중 변동폭은 17.54%에 달했습니다. 에코프로 역시 전날 장중 153만9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하락 반전해 12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A증권사의 B지점에서 8000억원 가까운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는 설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해당 지점 직원 한 명이 2019년부터 갖고 있던 2조원 규모 포스코그룹과 에코프로그룹 관련주 가운데 8000억원 어치를 투매(패닉셀)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상당히 구체적인 액수와 사명이 거론됐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근거가 상당히 부실한 낭설이었습니다. 

우선 포스코·에코프로그룹주를 2019년부터 들고 있던 투자자가 최근 매도를 했다면, 절대 투매일 수가 없습니다. 에코프로 주가는 2019년말까지만 해도 1만3000원 선이었고, 포스코홀딩스 역시 지주사 전환 이전이던 당시 주가가 23만원 선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해당 루머에 거론된 A증권사는 “B지점에서 하루동안 이뤄진 거래대금이 8000억원도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을 반영한 이야기도 돌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관련주가 치솟자 화장실이나 회사 밖 흡연 장소마다 해당 종목을 매매하기 위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들여다보는 직원들 탓에 빈 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업무 미팅에서 가장 좋은 스몰토크(SmallTalk) 주제로 ‘에코프로 사셨냐’는 질문을 추천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증권가에서는 이차전지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이들 종목의 변동성이 커져 시장 흐름을 예측하는 것조차 힘들어졌다고 전했습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에선 종목 쏠림이 매우 심해지고 있다. 종목 쏠림 현상은 개인이 주도하고 있으며, 주로 이차전지와 포스코그룹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 연구원은 “수급 쏠림은 ‘심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주가에 대한 적정 레벨을 가늠하기도 어렵고, 어떤 이유 때문에 쏠림이 해소될 것인지 펀더멘털의 관점에서 분석하기도 어렵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돈이 있어야 수급 쏠림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월급날로부터 2~3일이 지난 월말 월초에는 수급의 분산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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