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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반년 남은 보험비교플랫폼...‘데이터 전송’ 두고 여전히 진통

‘보험-핀테크업계’ API 협의점 찾으라는 금융당국
오픈형API 두고 빅테크-중소형사 간 이견

지난 17일 열린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 모습.[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내년 초 시행되는 가운데 이 서비스에서 활용될 ‘표준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방식을 두고 여전히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참여 핀테크사들 사이에서도 표준API 도입 방식에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진통이 예상된다. 

“API방식 결정해” 지침 준 금융위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다음달 15일까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표준API 방식을 협의해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라고 전달했다. 

API란 데이터를 주고받는 전산망을 말한다. 특정 인터페이스에서 데이터를 공유할 때 어떻게 데이터를 요청하고, 제공받을 지를 결정하는 방식인 셈이다. 

보험 비교·추천을 예로 들면 회사명, 보험료, 보험상품 등에 대한 정의값을 미리 짜놓고 데이터 요청이 들어오면 이 값이 전송된다. 이 API를 통해 소비자들은 비교플랫폼에서 각 보험사의 온라인(CM) 상품 중 단기보험(여행자·화재보험 등),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저축성보험(연금제외), 펫보험, 신용보험 등의 내용을 비교할 수 있다.

손보업계는 지난 6월 통일화한 오픈형 표준API 방식을 금융위에 제안한 바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오픈형 API를 만들면 중소형 손보사 및 핀테크사들이 따로 개별 API를 구축할 필요없이 이를 바로 활용할 수 있다”며 “회사별로 API를 따로 만들면 각각의 값에 대한 정의를 업체마다 다르게 정리할 수 있어 비교·추천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손보업계가 보험 비교추천에 적용될 데이터 전산망을 만들테니 이를 참여 업체들이 활용하라는 얘기다. 이를 두고 금융위는 사실상 조건부 수용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형 핀테크사들이 표준API 방식에 반대를 하는 상황이라 금융위는 다음달 15일까지 협의점을 찾으라고 전달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참여 핀테크업체들 사이에서도 API적용 방식을 두고 이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서비스 참여 업체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비바리퍼블리카 ▲SK플래닛 ▲NHN 페이코 ▲쿠콘 ▲핀다 ▲핀크 ▲해빗팩토리 ▲헥토데이터 등 11곳이다.

이른바 빅테크로 불리는 대형 핀테크사들은 개별API를 통해 서비스 차별화를 선보여 보험시장에서 파이를 확대하려 했다. 이들 회사들은 자체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해 API 구축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표준API가 적용되면 보험사 상품의 한정된 정보만을 활용하게 되고 비교·추천에서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비용 절감” VS “길게 보면 손해” 이견 생긴 핀테크업계 

반면 중소형 핀테크사들은 손보업계가 제안한 표준API 방식에 찬성하는 쪽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당장 개별API 개발에 투입할 비용과 시간 등의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중소형 핀테크사 관계자는 “표준API 도입이 회사별 특색을 보여주기는 어렵겠지만 소비자들이 보험료를 비교하고 본인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받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또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중소형 핀테크사들의 표준API 고집은 비용 절감 측면뿐만 아니라 이들이 빅테크사들의 경쟁력 약화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핀테크사 입장에서는 보험 비교·추천이 이들과 대등하게 싸울 기회”라며 “개별API 적용 시 네이버나 카카오 등 플랫폼 덩치가 큰 업체들이 서비스 제공에 유리해지니 이를 방지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형 핀테크사 관계자는 표준API를 도입하는 것이 ‘독이 든 성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장은 비용 측면에서 이득이 있더라도 서비스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져 보험 비교·추천이 결국 ‘보험다모아’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다. 

대형 핀테크사 관계자는 “표준API를 도입하면 지금도 천편일률적인 정보만을 제공해 상품별 차별화 비교가 되지 않아 이용률이 부진한 ‘보험다모아’처럼 유명무실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참여 플랫폼별로 경쟁을 유도해 서비스를 발전시켜야 금융당국의 본 취지인 소비자 편익 상승도 따라올 것”이라며 “이러면 단순 보험상품 열거에 그쳐 보험업계 파이를 나눠먹기 싫어하는 보험업계의 의도대로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내년 초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이달 중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가 합의해 API 적용방식을 결정하고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손해보험협회가 이달 금융위에 제안한 정보전송대행기구(중계기관) 설립방안은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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