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장 앞에 꺼내두는 ‘패피템’…투박하고 못생긴 ‘고무신’의 대반전 [민지의 쇼핑백]
고무 소재 샌들 젊은층에 인기…DIY 재미 효과·개성템으로
가볍고 편한데다 스타일링 UP…일상 패션 아이템으로 등극
고무(러버) 샌들이 대세로 떠올랐다. 장마철 레인부츠 못지않게 ‘클로그’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클로그는 앞코가 둥글고 뒤축이 없거나 낮아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는 신발이다. 최근에는 크로슬라이트, EVA, 폴리에스터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 데일리로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신발로 바뀌었다. 이후 방수 기능이 더해진 러버 클로그가 2030세대 사이에서는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각자의 개성이 중요시되고, 실용성을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트렌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클로그 슈즈의 대표 브랜드 크록스는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이 36억 달러를 기록해 2020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1일 무신사 스토어는 이달(1~20일)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클로그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배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크록스는 2002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탄생했다. 편하고 잘 미끄러지지 않게 ‘실용성’에 초점을 두고 크록스를 창업했다. 이후 벗겨지지 않게 뒤꿈치 스트랩을 추가하는 등 물에서도 신기 편한 신발을 만들게 됐다.
크록스의 대표 상품인 클로그는 ‘어글리 슈즈’라고 불린다. 앞부분이 뭉툭하고 구멍이 뚫려 있으며, 넉넉하고 편안한 착용감을 자랑한다. 또 특수 소재를 활용해 가볍고 쉽게 미끄러지지 않아 물놀이 등 야외 활동에서 많이 착용됐지만, 특유의 편리함 때문에 의사 등 병원 근무자들이 애용하며 유명세를 탔다. 최근에는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신은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욕실화를 닮은 투박한 이 고무신이 어떻게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TPO’(시간·장소·상황에 맞게 옷을 입는 것)의 경계가 흐려진데다, 실용성에 ‘힙함’이 더해져 MZ세대에게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기에는 자칫 무거워 보일 수도 있는 투박한 디자인이지만 직접 신어보면 가벼움에 다시 한번 놀란다. ‘교복 슈즈’라고 부를 만큼 편해 일상생활에서 자주 착용하고, 은근히 어떤 룩에 매치해도 잘 어울리는 아이템으로 인기다.
특히 크록스 신발을 자신의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액세서리 ‘지비츠’(Jibbitz)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바람과 물이 잘 통하라고 뚫린 크록스 구멍에 꽂는 아이템이다. 형형색색, 다양한 디자인의 지비츠를 크록스에 난 구멍에 끼우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신발을 만들 수 있다. 또 지비치를 바꿔 끼우면 완전히 다른 신발로 변신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져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수요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SNS상에서는 저마다 자신이 꾸민 신발을 올려 자랑하며 ‘지비츠 꾸미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명품 브랜드도 러버 클로그에 관심을 보이며 너도나도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발렌시아가는 2018년부터 크록스와 손잡고 한정판 신발 출시하고 있다. 보테가베네타, 지방시, 미우미우, 프라다, 구찌 등 글로벌 브랜드뿐 아니라 뉴발란스와 네파, 디스커버리 등 국내 패션 업체들도 클로그 슈즈 시장에 뛰어들어 앞다퉈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클로그는 과거 한여름에만 신던 계절 신발이란 인식이 강했는데 최근 캐주얼 패션의 일상화로 계절과 상관없이 찾는 일상복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며 그 수요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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