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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튀김 ‘몬테크리스토’ 생각나네...패밀리 레스토랑 원조격 ‘베니건스’ [망했어요]

1995년 국내 진출...'단짠' 샌드위치 튀김 정석
2010년대부터 정크푸드 인식 뚝·한식뷔페 공세
외국 패밀리레스토랑 인기 하락세...2016년 철수

베니건스는 1995년 미국의 대규모 외식업체인 메트로미디어 레스토랑 그룹과 최초의 해외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 본격 진출했다.  [사진 온라인 캡처]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2000년대 초·중반 해외 브랜드 패밀리 레스토랑은 국내에서 대단한 인기였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뛰어들만큼 해외 프랜차이즈 외식업은 전망 좋은 사업군 중 하나였다.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서비스, 그때까지만 해도 이색적이었던 양식 메뉴를 앞세워 국내 외식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가족 단위 고객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입학식, 졸업식, 생일 같은 기념일에는 중국집 대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니건스’다. 베니건스는 ‘생각만 해도 맛있습니다’ 라는 브랜드 콘셉으로 동양그룹(현 오리온그룹)이 1995년 미국의 대규모 외식업체인 메트로미디어 레스토랑 그룹과 최초의 해외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대학로에 첫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국내에 본격 진출했다. 

‘음식의 맛’을 가장 중요시하는 베니건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한 서비스, 매장마다 개성 있는 미국 도시 연출, 고급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타 레스토랑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 결과 1997년 6월 업계 최단기 방문고객 100만명 돌파, 1997년 9월부터 10월까지 업계 최초 TV광고 방영으로 다시 1998년 5월 업계 최단기 방문고객 2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움으로써 단기간에 업계의 선도적 위치로 자리잡았다.


딸기잼과 햄을 넣어 ‘단짠(달고 짜고)’의 정석을 보여주는 샌드위치 ‘몬테크리스토’를 앞세워 한 때 외식업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진 온라인 캡처]

이후 딸기잼과 햄을 넣어 ‘단짠(달고 짜고)’의 정석을 보여주는 샌드위치 ‘몬테크리스토’를 앞세워 한 때 외식업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몬테크리스토는 햄과 칠면조 고기, 치즈를 빵에 채워 넣고 튀겨낸 월 3만여개 이상 팔리는 인기메뉴였다.

베니건스는 햄과 치즈를 넣고 튀겨낸 샌드위치 튀김 ‘몬테크리스토’를 앞세워 한 때 외식업계를 풍미하며, 별도 법인까지 세우며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하지만 2010년 바른손에 넘긴 이후 부진을 겪기 시작했다. 2011년 64억원, 2012년 37억원, 2013년 70억원, 2014년 74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매년 하락하는 매출만큼이나 매장 수도 급감했다. 2013년 전국에 21개 매장을 운영했던 베니건스는 2014년 점포 수가 18개로 줄더니, 같은 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지방매장의 간판을 내리기 시작했다. 2015년 말에 이르러선 서울역점과 롯데 강남점 단 2개 매장만 운영하다 2016년 결국 국내 시장서 철수했다.

그도 그럴 것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가족 고객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패밀리 레스토랑의 위상은 2010년대에 들어서자 급격히 떨어졌다. 정크푸드(칼로리 높은 비건강식)로 이미지가 점차 나빠지고, 한식뷔페 등이 등장하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내수 경기가 침체하면서 외식업은 큰 타격을 입었고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은 외형상 거의 성장 정체 상태에 이르렀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가족 고객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패밀리 레스토랑의 위상은 2010년대에 들어서자 급격히 떨어졌다. 사진은 패밀리레스토랑 메뉴. [사진 온라인 캡처]

1인 가구가 늘어난데다 소비자의 입맛이 점차 까다로워졌고, 서울 곳곳의 ‘핫 플레이스’들이 고객을 흡수하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경쟁 외식업체는 많아지자 점차 설자리를 잃어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브랜드충성도’가 나날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습관적으로 어떤 브랜드를 반복적으로 이용하거나 한번 사용해봤더니 만족스러워 다시 사용한다거나 맹목적으로 어떤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서 무조건 그 브랜드를 선택하는 등의 행도을 ‘브랜드 충성도’라고 한다. 즉 브랜드 충성도는 어떤 브랜드에 대한 지속적인 선호와 만족, 반복적 이용 등으로 정의될 수 있다. 베니건스의 대표메뉴 ‘몬테크리스토’가 성공의 요인이었지만 십수년째 같은 메뉴가 인기메뉴 목록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신메뉴 개발에 소홀했다는 게 주요 몰락의 원인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추가 관측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패밀리레스토랑은 가족동반 고객을 겨냥한 전문 외식산업으로서 가족단위의 외식고객이 부담없는 가격으로 편안함을 느끼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말한다”며 “하지만 점차 매장을 찾는 손님이 사라지면서 더이상 사업을 이어나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은 외식 트렌드 변화가 불러온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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