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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맥주 ‘부활’, 중국 ‘주춤’…新 수입맥주 지형도

‘노 재팬’ 시들…아사히 인기에 日맥주 4년 만에 부활
수입맥주 강세 두드러져…하반기 맥주 시장 경쟁 치열

 한 편의점 맥주 코너에 여러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4년 전 ‘노 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던 일본 맥주가 4년 만에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일 관계가 개선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인기를 끌었던 수제 맥주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다. 특히 롯데아사히주류가 국내 판매에 돌입한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을 필두로 전반적인 일본 맥주 판매량도 훌쩍 늘고 있다. 

반면 수입 맥주 시장의 양강이던 중국과 네덜란드 맥주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중국과 네덜란드 맥주는 불매 운동으로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던 일본 맥주를 딛고 최근 2년여 간 1·2위로 올라섰지만, 다시 일본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사히 생맥주캔 인기, 수입 맥주 시장 1위 탈환 

일본 맥주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우리나라 수입 맥주 시장 1위를 재탈환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5553톤(t)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4.9% 증가했다. 수입액은 456만 달러(58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291% 늘었다. 지난달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일본이 2019년 7월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특히 2019년에 비하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맥주는 2018년 8만6676t이 국내에 들어왔다. 이는 전체 수입량 중 22.3%에 해당하는 점유율로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펼쳐지며 일본 맥주 수입량은 4만7331t으로 45.4% 급감했다. 2020년엔 6490t까지 하락했으며, 2021년은 7751t이 국내에 들어왔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 [사진 롯데아사히주류]

일본 맥주가 이 같은 인기를 얻는 데에는 최근 국내 출시된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 물량 확보전이 치열하다. 구하기 힘들다는 입소문이 더해지면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수입 물량은 아직 이를 쫓아가지 못하면서다. 없어서 못 팔 정도인 이 제품은 구매 수량에 제한을 둘 정도이며, 출시 초기에는 오픈런(문을 열자마자 손님들이 달려가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아사히 맥주뿐만 아니라 노재팬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일본 맥주 수입량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다. 출시 이후 주요 채널 맥주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을 휩쓸면서 일본 맥주 판매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일~16일 편의점 GS25의 일본 맥주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893%나 늘었다. 세븐일레븐과 CU에서도 같은 기간 각각 700%, 300%가 증가했다.

1·2위였던 중국·네덜란드, 일본 공세에 주춤

일본은 국내 맥주 수입국 1위 자리도 탈환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국내 전체 맥주 수입량의 27.1%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맥주 수입량은 1만4382t으로 중국(2만1918t), 네덜란드(2만835t), 일본(1만4382t) 순으로 나타났다. 수입 맥주 1·2위인 중국·네덜란드 맥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입량이 각각 8.7%, 1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본 맥주는 수입량이 194.2%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일본 불매 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중국 맥주는 처음으로 수입량에서 일본 맥주를 앞서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 맥주 수입액은 565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74억원 규모를 수입한 바 있다. 또 중국 맥주는 2019년 전체 수입량 36만132t 중 16.2%(5만8233t)를 차지했다.

2020년엔 전체 27만7927t 중 15.5%(4만3033t), 2021년 25만7932 중 18.7%(4만8228t)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맥주 수입량은 4만6504t(전체 수입량 22만8747t)으로 일본과 벨기에, 네덜란드 등의 맥주를 제치고 가장 많이 들어왔다.

유럽 맥주도 일본 맥주의 공세에 맥을 못췄다. 지난달 한국 전체 맥주 수입량 순위는 일본, 중국에 이어 폴란드(2125t), 네덜란드(2189t) 순이었다. ‘하이네켄’으로 기존 2위였던 네덜란드 맥주 수입량은 4위로 내려앉았다. 

“수입 맥주 시장 경쟁 더 치열해질 전망”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글로벌 주류 시장이 엔데믹에 접어든 이후 빠른 회복세를 띄고 있다고 분석한다. 해외서 국내에 들여오는 글로벌 주류의 수입액도 큰 폭으로 늘어, 올해 글로벌 주류의 시장 규모는 2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노재팬 운동이 사그라들면서 수입 맥주시장의 새로운 지형도가 그려지고 있다. 수제 맥주 시장은 위축되고 수입맥주 열풍이 다시금 불고 있는 모습이다. 하반기 국내 맥주와 일본 맥주가 편의점 등에서 치열한 판매 경쟁을 이어 나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일본 맥주의 존재감이 줄어들었으나 최근 아사히 생맥주 캔이 출시되면서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본 맥주의 입지를 회복시키는 데 한 몫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제품으로 인해 일본 맥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이전부터 중국, 유럽 맥주의 시장 파이가 엎치락 뒤치락하며 경쟁을 해왔다”며 “수입맥주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올 하반기 맥주 시장 또한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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