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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주택사업 선점하자”…전열 다지는 건설업계

[재개발·재건축 大漁 온다]②
여의도 한양‧공작 재건축사업 물밑 경쟁 치열
수도권 중심 주택 마케팅 강화로 수주전 공략

1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전경.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주택시장은 불황기에 접어들었지만 대형건설사들은 서울에 위치한 대형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힘을 쏟는 모습이다. 수주전에 본격 참여하기 전부터 새로운 주택서비스 론칭 또는 브랜드 리뉴얼을 계획하고, 주택 마케팅 인력을 확대하는 등 전열을 다지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열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재건축 현장설명회에 건설사 10곳의 관계자가 참여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효성중공업 등 1군 건설사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공작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여의도 1호’ 재건축 한양APT, 1군 건설사 관심 집중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 가운데 정비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빨라 ‘여의도 1호 재건축’이라고 불린다. 한양아파트 시공권을 획득할 경우 여의도 지역의 다른 재건축 단지 15곳 사업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건설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42번지 일대 면적 3만4879㎡를 부지에 지하 5층~지상 56층, 5개동, 공동주택 956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오는 9월 20일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을 앞두고 있다.

한양아파트는 주거, 사무실, 상업시설을 결합한 국제금융특화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었던 한양아파트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를 상향해 1000가구 규모의 복합단지로 지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로 인해 용적률은 기존 300%에서 600%로 높아진 대신, 금융 중심지를 지원하는 공공기여를 40% 안팎으로 확정했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각사의 프리미엄 주거브랜드 ‘디에이치’와 ‘오티에르’를 내걸고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의도 ‘공작아파트’도 주요 건설사들의 격전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현장설명회 전부터 이미 단지 곳곳에 삼성물산, DL이앤씨 등 대형건설사들의 현수막이 줄줄이 걸려있을 정도로 수주 경쟁이 뜨거웠다. 지난 4일 열린 공작아파트 재건축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효성중공업, 화성산업 등 12개사가 참석했다.

공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21-2번지 일대 면적 1만6929㎡ 부지에 지하 5층~지상 49층, 3개동, 공동주택 57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새로 짓는 프로젝트다.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일은 오는 9월 21일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는 금융중심지역인데도 불구하고 고가 노후 단지들이 즐비해 재건축 수요가 큰 데다 서울시에서도 고층개발을 허용했기 때문에 수주 경쟁이 치열한 것”이라며 “한양아파트, 공작아파트 등 재건축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은 ‘여의도 1호’라는 상징성도 있어서 건설사들이 관심을 더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5월 전체회의를 앞둔 여의도 공작아파트 외벽에 삼성물산(오른쪽 아래)을 비롯한 시공사 다수가 자사 브랜드 현수막을 건 모습. [사진 민보름 기자]

주택 마케팅 활활…브랜드 리뉴얼 준비도

이처럼 건설사들은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새로운 주택서비스를 론칭하고 브랜드 리뉴얼을 준비하는 등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는 9월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한 새로운 주거생활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디지털 트렌드를 반영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홈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하고 홈스타일링, 입주민 문화·취미 생활, 커뮤니티 활동까지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Home)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이다.

현대건설도 지난 4월 ‘라이프스타일 리더(Lifestyle Leader), 힐스테이트’를 콘셉트로 주거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새 홈페이지를 통해 힐스테이트가 추구하는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라는 브랜드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GS건설도 자회사인 ‘하임랩(HEIMLAB)’을 통한 리모델링 서비스를 지난 6월 론칭했다. 하임랩은 데이터에 기반한 주거 진단 서비스 및 주택 기능과 주거환경을 향상시키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GS건설이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다. 하입랩은 욕실 리모델링 시공 상품을 먼저 선보이고 향후 리모델링 서비스 적용범위를 점차 확대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대우건설도 올해 1월 자사 커뮤니티 시설인 ‘그리너리 라운지’와 ‘그리너리 스튜디오’의 국문·영문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하며 입주 서비스의 브랜드화를 준비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핵심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건설사들의 주택 마케팅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형건설사들은 자사 주택 브랜드 인지도 조사, 주택 브랜드 소비자 선호도 조사 등 브랜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수주전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1군 최상위권 건설사들이 각축전을 벌였던 한남뉴타운과 과천 재건축 시공사 선정은 올해 하반기 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압구정, 여의도, 목동을 대상으로 건설사들이 대대적인 홍보전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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