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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어닝쇼크 굴레…매각으로 몸집 줄이는 CJ ENM

올해 들어 빌리프랩·디플롯 지분 매각
다이아TV·메조미디어 등 매각 추진설 나와
실적 악화에 비핵심 부문 줄이며 효율화

CJ ENM이 2분기에도 적자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자회사 매각으로 인수합병 시장에 등장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사진 CJ ENM]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CJ ENM(035760)이 2분기에도 적자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자회사 매각으로 인수합병 시장에 등장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CJ ENM은 최근 빌리프랩 지분을 하이브(352820)에 매각하고 메조미디어, 다이아TV 등 자회사의 매각처를 찾고 있다. 재무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진 CJ ENM이 경영 효율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하이브와 함께 설립한 합작 법인 빌리프랩의 지분 51.5%를 하이브에 매각했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하이브가 빌리프랩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빌리프랩은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 등이 소속되어 있는 레이블로 성과를 내고 있다. 

CJ ENM은 빌리프랩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처분목적을 ‘핵심 레이블 역량 집중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으로 공시했다. 회사가 언급한 핵심 레이블은 아이돌 그룹 제로베이스원과 케플러 등이 속한 자사 웨이크원을 의미한다. CJ ENM은 이들 그룹을 바탕으로 음악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웨이크원이 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임에도 매각에 나선 데는 최근의 실적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J ENM은 미디어플랫폼·영화드라마·커머스·음악 부문 중 유일하게 음악 부문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1.71% 성장했다. 다만 당반기 기준 웨이크원은 7900만원의 순손실을 내고 있는 반면 빌리프랩은 9억5000여만원의 순손익을 올리고 있어 현금 창출 동력을 잃게 된 셈이다. 

올해 들어 인수합병 시장에서 CJ ENM이 매각을 추진 중인 사업군은 한 두개가 아니다. 현재 CJ ENM은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인 ‘다이아TV’ 매각처를 찾고 있다. 올해 초부터 다이아TV 사업부 매각을 위해 잠재 투자자들과 접촉하며 MCN 스타트업 트레저헌터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근 최종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IB업계에선 CJ ENM이 디지털마케팅 자회사 메조미디어의 매각처를 찾고 있다고 알려졌다. 메조미디어는 올 상반기 기준 매출 343억원, 순손익 10억원을 기록해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CJ ENM은 메조미디어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CJ ENM은 비핵심 부문의 자산 매각을 통해 실적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3월 자회사 다다엠앤씨가 보유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플랫폼 디플롯(D.PLOT)을 계열사 CJ올리브영에 매각하기도 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설이 꾸준히 불거지고 있는데다 CJ ENM이 들고 있는 넷마블 지분(21.78%)도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된다. 

CJ ENM은 현재 거론되는 매각설 대부분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CJ ENM 관계자는 “다이아TV는 트레저헌터 측에서 매각 요청이 와서 검토한 것뿐 매각을 추진 중인 것은 아니다”라며 “메조미디어 역시 회사의 핵심 자산으로 지금 단계에서는 매각을 검토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CJ ENM이 매각설의 중심이 된 건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CJ ENM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489억원, 영업손실 3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하며 미디어 플랫폼 부문과 영화드라마 부문이 역성장했다. 

하반기에도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돼 비핵심 자산 매각뿐 아니라 자산 유동화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영업적으로는 광고의 회복, 티빙의 적자 축소, 미국의 편성 재개 등이 나타나야 하는데 단기적으로는 쉽지 않다”며 “이보다는 지분·부동산·자회사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이 더 큰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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