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에도 CFD 놓지 못하는 증권사…왜?
[다시 돌아온 CFD]②
NH·메리츠證 등, 13곳 중 8곳 재개 확정
증거금률 상향·잔고 표기 등 규정강화에도
양도세·5%룰 회피 가능…장점도 많아
“고액 자산가 수요 여전…실보다 득 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올해 4월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돼 중단됐던 차액결제거래(CFD)가 오는 9월 재개된다. 기존 CFD 서비스를 운영하던 국내 13개 증권사 중 7곳은 강화된 규제에 맞춘 시스템을 반영해 9월부터 순차적인 서비스 재개에 나설 계획이다. 규제 강화로 운영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의 CFD 사업 철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대다수의 증권사들은 양도세 회피 등을 노린 고액 자산가 수요가 여전해 서비스를 유지하기로 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당시 CFD 서비스를 시행하던 국내 증권사는 13곳이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교보증권 등 3개사는 오는 9월 1일부터 CFD 서비스를 재개한다. 8월말까지 시스템 정비를 마친 후에 9월 1일부터 CFD 서비스를 다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밖에 DB금융투자는 9월중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KB증권과 하나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시점은 정하지 않았지만 재개를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은 재개여부를 검토 중이다. SK증권만 지난 6월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CFD 사업 철수를 확정한 바 있다.
CFD는 실제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도 주가 변동에 따른 차익만 취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증거금은 40~100% 수준으로 최대 2.5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었다. 고위험 투자인만큼 전문투자자 요건을 갖춘 개인들만 이용이 가능했지만, 지난 4월 라덕연 등 주가조작 의심세력이 CFD를 시세조종에 악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난 5월 금융당국이 강화된 규정을 발표하게 됐다.
이번에 CFD 거래를 재개하는 증권사들은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9월 1일부터는 금융감독원 행정지도로 운영 중인 최소증거금률(40%) 규제가 상시화된다. 9월부터 11월말까지는 CFD 취급 규모를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해 자기자본의 50% 이내로 관리해야 하며, 12월 1일부터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강화된다.
CFD 매매·중개 영업을 하는 증권사들은 금융투자협회에 매일 투자자의 CFD 잔고를 제출해야 한다. 전체 및 개별종목별 CFD 잔고는 물론, CFD의 실제 투자자 유형도 표기해야 한다. 기존엔 개인 전문투자자가 CFD로 주식을 매매할 경우 투자 주체가 외국인(외국계 증권사)으로 잡혔지만, 거래소 업무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실제 투자자 유형을 표기하게 바뀐다.
이번 규제강화로 증권사들의 CFD 운영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의무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CFD 거래를 이용하는 개인 전문투자자의 요건도 까다로워져서다. 기존엔 개인 전문투자자 가운데 월말 평균잔고가 최근 5년간 5000만원 이상이면 CFD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론 3억원 이상이어야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을 비롯한 시장 안팎에서 증권사들의 CFD 사업 철수 전망이 나온 이유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CFD 수요가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CFD를 활용하면 대주주 양도세 의무를 회피할 수 있고, 5% 이상 지분 보유 시 공시의무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서다. CFD로 유입된 고액 자산가들을 IB(투자은행), WM(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로 연계하는 등 부수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규제 강화에 따라 개인 전문투자자가 CFD로 주식 매매 시 투자주체는 개인으로 표기돼야 하지만, 장외파생상품 특성상 개인이 아닌 증권사가 소유권을 갖게 된다. 현행 세법상 상장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수준을 넘긴 대주주는 주식 양도차익에 20~25%의 세금을 내야하고, 자본시장법상 상장사 지분율 5% 이상 보유자는 보유비율과 목적이 바뀌면 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다만 CFD 거래에서는 지분 보유 주체가 증권사로 잡히는 탓에 양도세 의무나 5%룰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CFD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도 적지 않다. 금감원이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교보증권의 CFD 거래대금은 1조835억원에 달했고 키움증권(7285억원), 메리츠증권(4366억원), 삼성증권(3792억원), 하나증권(3011억원) 등도 3000억원을 웃돌았다. 통상 증권사들이 CFD 거래금액의 0.1%를 가져가는데, 이를 고려하면 매달 수억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CFD 거래는 현물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매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매도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 개인 투자 수요가 꾸준한 서비스”라며 “전문 투자자 요건이 상향되고 증권사들의 의무가 강화되면서 CFD 거래 시장이 위축될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사업을 유지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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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당시 CFD 서비스를 시행하던 국내 증권사는 13곳이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교보증권 등 3개사는 오는 9월 1일부터 CFD 서비스를 재개한다. 8월말까지 시스템 정비를 마친 후에 9월 1일부터 CFD 서비스를 다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밖에 DB금융투자는 9월중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KB증권과 하나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시점은 정하지 않았지만 재개를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은 재개여부를 검토 중이다. SK증권만 지난 6월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CFD 사업 철수를 확정한 바 있다.
CFD는 실제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도 주가 변동에 따른 차익만 취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증거금은 40~100% 수준으로 최대 2.5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었다. 고위험 투자인만큼 전문투자자 요건을 갖춘 개인들만 이용이 가능했지만, 지난 4월 라덕연 등 주가조작 의심세력이 CFD를 시세조종에 악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난 5월 금융당국이 강화된 규정을 발표하게 됐다.
이번에 CFD 거래를 재개하는 증권사들은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9월 1일부터는 금융감독원 행정지도로 운영 중인 최소증거금률(40%) 규제가 상시화된다. 9월부터 11월말까지는 CFD 취급 규모를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해 자기자본의 50% 이내로 관리해야 하며, 12월 1일부터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강화된다.
CFD 매매·중개 영업을 하는 증권사들은 금융투자협회에 매일 투자자의 CFD 잔고를 제출해야 한다. 전체 및 개별종목별 CFD 잔고는 물론, CFD의 실제 투자자 유형도 표기해야 한다. 기존엔 개인 전문투자자가 CFD로 주식을 매매할 경우 투자 주체가 외국인(외국계 증권사)으로 잡혔지만, 거래소 업무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실제 투자자 유형을 표기하게 바뀐다.
이번 규제강화로 증권사들의 CFD 운영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의무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CFD 거래를 이용하는 개인 전문투자자의 요건도 까다로워져서다. 기존엔 개인 전문투자자 가운데 월말 평균잔고가 최근 5년간 5000만원 이상이면 CFD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론 3억원 이상이어야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을 비롯한 시장 안팎에서 증권사들의 CFD 사업 철수 전망이 나온 이유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CFD 수요가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CFD를 활용하면 대주주 양도세 의무를 회피할 수 있고, 5% 이상 지분 보유 시 공시의무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서다. CFD로 유입된 고액 자산가들을 IB(투자은행), WM(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로 연계하는 등 부수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규제 강화에 따라 개인 전문투자자가 CFD로 주식 매매 시 투자주체는 개인으로 표기돼야 하지만, 장외파생상품 특성상 개인이 아닌 증권사가 소유권을 갖게 된다. 현행 세법상 상장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수준을 넘긴 대주주는 주식 양도차익에 20~25%의 세금을 내야하고, 자본시장법상 상장사 지분율 5% 이상 보유자는 보유비율과 목적이 바뀌면 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다만 CFD 거래에서는 지분 보유 주체가 증권사로 잡히는 탓에 양도세 의무나 5%룰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CFD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도 적지 않다. 금감원이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교보증권의 CFD 거래대금은 1조835억원에 달했고 키움증권(7285억원), 메리츠증권(4366억원), 삼성증권(3792억원), 하나증권(3011억원) 등도 3000억원을 웃돌았다. 통상 증권사들이 CFD 거래금액의 0.1%를 가져가는데, 이를 고려하면 매달 수억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CFD 거래는 현물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매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매도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 개인 투자 수요가 꾸준한 서비스”라며 “전문 투자자 요건이 상향되고 증권사들의 의무가 강화되면서 CFD 거래 시장이 위축될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사업을 유지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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