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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명 이용자' 자랑하는 페이팔, 왜 암호화폐 출시했나

블록체인 대중화·벤치마킹 사례 증가 등 기대감 커
“디페깅 시 금융시스템 위협”…규제 미비 우려도

페이팔 로고.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전 세계 4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미국의 ‘결제 공룡’ 페이팔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했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가상자산) 산업 접근성이 높아지고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미비와 지나친 중앙화성을 지적하는 우려의 시선도 제기된다.

24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페이팔은 지난 7일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페이팔USD(PYUSD)’를 발행했다. 이는 전통 금융회사로서는 처음이며, 1 PYUSD는 1달러의 가치를 갖는다. 발행사는 바이낸스USD(BUSD)를 발행했던 팍소스다.

페이팔은 약 200개 국가에서 4억3500만명의 이용자와 2400만여개의 가맹점을 가진 디지털 결제 기업이다. 시가총액도 700억 달러(약 93조원)에 달해 웬만한 유럽의 시중은행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 2020년 하반기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 4개 코인의 거래를 지원한다며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담근 바 있다. 이제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해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페이팔의 PYUSD 안내 페이지. [제공 페이팔 홈페이지]
페이팔이 PYUSD를 선보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이자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미국 달러 예치금을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해 이자를 얻는 구조다. 테더(USDT)의 발행사 테더나 USD코인(USDC)의 발행사 서클 등이 돈을 버는 방식이기도 하다. 더구나 현재 미국 채권 수익률이 4~5% 정도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수익을 올리기 용이하다.

결제 범주가 넓어진다는 장점도 있다. PYUSD를 이용하면 페이팔 계좌가 없어도 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비자, 마스터카드 등 페이팔에서 사용되는 신용카드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점도 페이팔에겐 유리하다.

이런 PYUSD의 등장에 암호화폐 업계는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암호화폐 리서치 플랫폼 쟁글은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를 넘어 결제에도 사용되면 블록체인 대중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페이팔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페이팔은 대표적인 핀테크 회사이다 보니 PYUSD를 벤치마킹하는 금융사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며 “이전부터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이 많던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도 관련 사업을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캠벨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도 “앞으로 블록체인을 기존 페이팔 플랫폼에 연동하면 전 세계 어디서든 PYUSD를 송금할 수 있다”며 “앞으로 더 저렴하고 안전한 거래를 위해 블록체인 채택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PYUSD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맥신 워터스 미 하원 민주당 의원은 “연방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PYUSD 출시에 깊이 우려한다”며 “만약 ‘디페깅’(1달러 가치 연동 실패)이 발생하면 투자자가 한 번에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해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작동원리는 다르지만, 지난해 불거진 테라·루나 사태도 테라USD(UST)의 1달러 연동 가치가 무너졌던 사례다.

반대로 암호화폐 업계 플레이어들은 PYUSD가 중앙화돼 있어 문제라고 지적한다. 발행 주체가 전통 금융사인 페이팔이며, 자금동결 기능 등이 있어 탈중앙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 센터장은 “자금동결은 USDT나 USDC에도 있는 기능이며, 두 회사 모두 규제당국이 요청 시 자금을 동결한 전력들이 있다”며 “PYUSD만 집어서 우려를 제기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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