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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보다 맛있고 치킨보다 싸야 한다…푸드테크 1호 IPO 정조준” [이코노 인터뷰]

미생물 활용 ‘제 3의 단백질’ 기술 보유
원료·소재·완제품 밸류체인 확보 궁극적 목표
대체육 분야…성장성 큰데 선점 기업 없어
“2025년도 IPO 준비 중…체질전환 힘쓸 것”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위치한 인테이크 본사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닭고기로 만든 치킨과 식물성 치킨을 비교한다고 했을 때 첫째, 치킨만큼 맛있어야 하고 둘째, 치킨보다 적어도 30%는 싸게 할 수 있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 조건들이 맞춰지면 푸드테크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류를 통틀어 ‘먹고 사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전세계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로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먹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하는 위기의 기로에 놓였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닭고기 세포 배양육 생산 및 판매를 허가했다. 승인이 내려왔다 해도 실질적인 판매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푸드테크, 그 중에서도 대체육은 이미 우리 식탁에도 가까워져 있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소포장 견과류서 시작해 ‘제 3의 단백질’ 연구로

이처럼 다가온 위기에 독자적인 기술로 고기를 생산해내는 기업이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식물성과 미생물 단백질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푸드테크 기업 인테이크다.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는 “인테이크는 미생물을 활용해서 ‘제 3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영역에 접근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우유와 콩에서 나오는 단백질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면 미생물을 키워서 단백질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 있고 단백질 함량이 더 높은 형태로 풀어내는 것이 1차적 목표”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국내에선 아직 낯선 대체식품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식품공학을 전공한 한 대표가 처음 식품산업 영역에 발을 들여 내놓은 건 우리에게 친숙한 소포장 견과류 브랜드 닥터넛츠다. 견과류가 흔한 술안주에서 슈퍼푸드로 각광을 받으면서 위생관리부터 로스팅 방식까지 신경 쓴 소포장 견과류 컨셉을 시장에 처음 도입한 것도 한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이후 대체당류 제로슈가 음료 ‘슈가로로’나 식물성 닭가슴살 등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한 인테이크는 가정간편식(HMR)을 넘어 간편대용식(CMR) 시장까지 발을 넓혀가고 있다.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위치한 인테이크 본사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현재 한 대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대체육 분야다. 대체육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축산물 등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성 원료나 세포 배양, 미생물 발효 등을 통해 단백질의 맛과 향, 식감 등을 구현한 식품을 의미한다. 대체육 시장은 글로벌의 경우 2027년까지 88억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성장성이 큰 분야인데다 국내에선 아직 대체육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없다. 

한 대표는 “원료·소재·완제품으로 구분되는 푸드테크 밸류체인 전체를 확보하는 것이 궁극적인 미래 방향성”이라며 “현재로서는 90% 이상의 국내 기업들이 완제품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소재를 개발해 독립적인 기술력으로 대체식품 전반의 밸류체인을 확보하는 접근은 초기 투자가 많이 필요하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단순 마케팅 및 유통 분야에만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미생물을 원료로 활용해 단백질 원료를 만들어 내는 것이 원료의 단계, 이 단백질 원료를 활용해 특정한 향미 소재나 우리가 원하는 기능을 가진 단백질로 변화시키는 게 소재화의 영역이다. 이렇게 기능화 된 단백질로 우유나 고기 등 다양한 형태로 완제품화 하는 각 기능을 구현해 내는 완제품의 단계까지 갖추면 밸류체인이 완성된다. 

혹한기에도 투자 유치…비결은 ‘기술력과 글로벌 가능성’

한 대표가 원료 연구·개발 단계에 집중하는 이유는 사업의 중장기적인 수익원을 찾기 위해서다. 현재 인테이크의 매출 대부분은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스타트업이 그렇듯 안정적인 수익화 방안으로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한 대표가 찾은 답이 바로 단백질 소재다. 

한 대표는 “2025년에는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B2C와 B2B로 구분한다면 2 대 1의 구조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단백질 소재화 파이프라인들을 글로벌 영역으로 사업화, 확장해 나가는 방향으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요·공급 차원에서 희귀한 소재에 해당하는 미생물 단백질은 기술의 영역이다”라며 “현재로서는 같은 기술을 B2B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하고 있는 기업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 강점이 있다”고 자신했다.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위치한 인테이크 본사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인테이크는 이러한 독보적인 경쟁력을 기반으로 스타트업 혹한기로 불리는 시기에도 벤처캐피탈(VC)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 비결은 단연 원천소재에 대한 기술력과 B2C 시장에 대한 이해, 그리고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다. 지난 7월 총 8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 유치 금액 153억원을 넘긴 인테이크는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시작으로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ATU 파트너스·BNH 인베스트먼트·얼머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한 대표의 다음 목표는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다. 인테이크는 상장 주관사로 신한투자증권을 선정하고 2025년도를 목표로 ‘푸드테크 1호 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올 하반기 목표를 묻자 “현실적으로 수익성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자체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투자금으로는 부가가치가 날 수 있는 구조로 ‘체질 전환’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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