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동참하긴 할 건데..." 눈치싸움 치열한 보험업계
한화 2030보험 이후 삼성·교보 상생 방안 두고 고심
"최적의 방법 고민"...일단 상황 지켜보는 보험사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보험사들이 '상생금융' 관련 상품 출시를 두고 '눈치 싸움'이 한창이다. 지난주 한화생명이 '2030 대상 상생형 저축보험'을 내놓으며 개별 보험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상생금융' 상품을 선보였지만 다른 보험사들은 아직 구체적인 상품 출시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지난주 단체로 '저출산 지원 사업'에 나서며 상생에 나섰지만 금융당국은 대형 보험사들에게 더 '통이 큰 상생'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에 앞으로도 보험사들의 상생 고민은 지속될 전망이다.
통 큰 상생 원하는 당국, 고민하는 보험사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21일 2030세대 청년 대상 목돈 마련 목적의 저축보험인 '2030 목돈마련 디딤돌저축보험'을 공식 출시했다.
이 상품은 5년간 연 5%의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월 최대 75만원을 납입하면 5년간 5000만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은행권서 출시된 청년도약계좌처럼 시중 은행권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이자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여기에 보험상품 특성에 맞게 사망 및 재해 사고 시 보장도 포함됐다.
한화생명은 이 상품에 대해 "청년도약계좌가 가진 장점에 보험사만의 강점을 더해 고객이 최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구성한 상생보험"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이 개별 보험사 중 처음으로 상생 상품을 내놓자 빅3 생명보험사 중 나머지 두 곳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아직 양사 모두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NH농협생명과 동양생명은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보험계약(약관)대출 최고금리를 각각 3%p, 3.95%p 인하한 바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대형 생보사들에게 단순 약관대출 금리 인하가 아닌 구체적인 상품 출시 등의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 규모에 맞게 통 큰 상생을 베풀라는 압박이다.
또 보험업계에서는 단순 금리 인하와 금리 혜택을 주는 장기 상품을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약관대출 금리는 향후에 조정이 가능하지만 2030저축보험 같은 상품은 확정금리로 장기간 혜택을 줘야한다.
또 한화생명이 내놓은 저축보험 보다 더 나은 상생 상품을 내놔야 한다는 부담도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구체적인 상생 방안 마련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아직 상생금융 방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보생명도 "금융당국 취지에 동참할 계획"이라면서 "가장 좋은 지원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한화생명이 내놓은 2030저축보험의 판매 추이 등 앞으로의 상황을 좀더 지켜보고 상생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은 역대급 호실적을 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보사들은 약 3조4000여억원, 손보사들은 4조6000여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올 상반기 빅3 생보사는 삼성생명이 9742억원, 한화생명이 7037억원, 교보생명이 671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체 생보사 실적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손보사들 중에는 삼성화재가 1조2166억원, DB손해보험 9181억원, 메리츠화재 8390억원, 현대해상 5780억원, KB손해보험 5252억원을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실적은 보험업계에 새로운 회계제도인 IFRS17이 적용되며 실적지표가 크게 상승하는 등 착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 회계제도 계리적 가정을 변경한 가이드라인은 올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3~4분기 순이익이 보험사들의 진짜 실적인 셈이다.
하지만 실적과 별개로 금융당국의 전 금융권 '상생금융' 동참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결국 다른 보험사들도 조만간 관련 방안을 내놔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손보사들은 지난 24일 서울시와 손을 잡고 저출생 위기 극복 사업에 2026년까지 총 40억원의 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기간 손보사들은 난자 동결 시술 비용 지원 사업과 다태아 자녀안심보험 지원 사업 등을 지원한다. 특정 상품을 만들기보다 손보업권이 단체로 상생 방안을 내놓은 셈이다.
다만 손보업계는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화되며 상생 동참 차원에서 보험료 인하 압박을 받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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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업계는 지난주 단체로 '저출산 지원 사업'에 나서며 상생에 나섰지만 금융당국은 대형 보험사들에게 더 '통이 큰 상생'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에 앞으로도 보험사들의 상생 고민은 지속될 전망이다.
통 큰 상생 원하는 당국, 고민하는 보험사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21일 2030세대 청년 대상 목돈 마련 목적의 저축보험인 '2030 목돈마련 디딤돌저축보험'을 공식 출시했다.
이 상품은 5년간 연 5%의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월 최대 75만원을 납입하면 5년간 5000만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은행권서 출시된 청년도약계좌처럼 시중 은행권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이자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여기에 보험상품 특성에 맞게 사망 및 재해 사고 시 보장도 포함됐다.
한화생명은 이 상품에 대해 "청년도약계좌가 가진 장점에 보험사만의 강점을 더해 고객이 최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구성한 상생보험"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이 개별 보험사 중 처음으로 상생 상품을 내놓자 빅3 생명보험사 중 나머지 두 곳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아직 양사 모두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NH농협생명과 동양생명은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보험계약(약관)대출 최고금리를 각각 3%p, 3.95%p 인하한 바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대형 생보사들에게 단순 약관대출 금리 인하가 아닌 구체적인 상품 출시 등의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 규모에 맞게 통 큰 상생을 베풀라는 압박이다.
또 보험업계에서는 단순 금리 인하와 금리 혜택을 주는 장기 상품을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약관대출 금리는 향후에 조정이 가능하지만 2030저축보험 같은 상품은 확정금리로 장기간 혜택을 줘야한다.
또 한화생명이 내놓은 저축보험 보다 더 나은 상생 상품을 내놔야 한다는 부담도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구체적인 상생 방안 마련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아직 상생금융 방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보생명도 "금융당국 취지에 동참할 계획"이라면서 "가장 좋은 지원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한화생명이 내놓은 2030저축보험의 판매 추이 등 앞으로의 상황을 좀더 지켜보고 상생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은 역대급 호실적을 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보사들은 약 3조4000여억원, 손보사들은 4조6000여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올 상반기 빅3 생보사는 삼성생명이 9742억원, 한화생명이 7037억원, 교보생명이 671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체 생보사 실적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손보사들 중에는 삼성화재가 1조2166억원, DB손해보험 9181억원, 메리츠화재 8390억원, 현대해상 5780억원, KB손해보험 5252억원을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실적은 보험업계에 새로운 회계제도인 IFRS17이 적용되며 실적지표가 크게 상승하는 등 착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 회계제도 계리적 가정을 변경한 가이드라인은 올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3~4분기 순이익이 보험사들의 진짜 실적인 셈이다.
하지만 실적과 별개로 금융당국의 전 금융권 '상생금융' 동참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결국 다른 보험사들도 조만간 관련 방안을 내놔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손보사들은 지난 24일 서울시와 손을 잡고 저출생 위기 극복 사업에 2026년까지 총 40억원의 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기간 손보사들은 난자 동결 시술 비용 지원 사업과 다태아 자녀안심보험 지원 사업 등을 지원한다. 특정 상품을 만들기보다 손보업권이 단체로 상생 방안을 내놓은 셈이다.
다만 손보업계는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화되며 상생 동참 차원에서 보험료 인하 압박을 받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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