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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도 ‘엑시트’ 한다…비상장 주식 먼저 투자하는 법 [이코노 인터뷰]

[先학개미 전성시대]④
이영민 증권플러스 비상장 사업부 총괄(PE) 인터뷰
토스, 컬리, 두나무 등 유니콘 기업 투자
안전 거래에 방점…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도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4길 14 미림타워 2층 회의실에서 이영민 두나무 증권플러스 비상장 사업부 총괄 (PE:Product Executive)이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야놀자,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컬리, 두나무, 당근마켓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들. 아직 상장사는 아니지만 투자하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투자할 수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거래가 되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에서는 될성부른 나무를 미리 찜하고자 하는 ‘선(先)학개미’들이 50여개 비상장 주식을 활발하게 거래하고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두나무가 2019년 11월 내놓은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이다. 2020년 4월 금융위원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비상장 주식 거래는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이 직접 거래하거나 사설 카페를 통해 거래됐다.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을 뿐더러 허위 매물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혼란이 컸다. 

이에 비상장 주식 거래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투자자들의 허들을 낮추기 위해 두나무 생각해낸 것이 바로 증권플러스 비상장이었다. 모바일 형태로 비상장 주식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은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처음이었다. 

이영민 두나무 증권플러스 비상장 사업부 총괄(PE)은 “지금 유명한 기업들은 모두 비상장이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상장을 거쳐야 하는데, 일반 투자자들이 유니콘, 데카콘 기업에 남들보다 먼저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내역 알고 안전하게 투자한다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4길 14 미림타워 2층 회의실에서 이영민 두나무 증권플러스 비상장 사업부 총괄 (PE:Product Executive)이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증권플러스 비상장 출시 초기부터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투명하게 가격을 공개하고 투자자들이 안전한 매물로만 거래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다. 금융 서비스에 IT 기술을 결합해 주식 거래 플랫폼을 완성했다.

이 총괄은 “허위 매물이 없도록 주식 등록 전 앱(애플리케이션) 내에서 확인 과정을 거친다”면서 “비상장 주식 매도를 위해선 매도 게시글을 올려야 하는데 게시자가 정말 주주가 맞는지, 보유한 주식 수가 정확한지 내부 검증을 거친 후 거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정보 비대칭도 해소하고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는 주식 가격 거래 내역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이 주식의 평균 가격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오프라인 거래를 통해서는 투자자들이 여태 이 주식이 어떤 가격으로 거래됐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총괄은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보이는 서비스가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서비스”라면서 “오늘 거래된 가격을 포함해 자체적으로 기준 가격을 계산해 공개하기 때문에 시세 조작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덩달아 비상장 주식에도 관심이 몰린 셈이다. 경쟁률이 센 공모주 청약 대신 상장 전에 미리 싼 가격에 매물을 확보하는 것이다. 실제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올해 3월 기준 회원수 140만명을 돌파했다. 

가지고 있던 주식이 상장했다고 투자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상장된 주식은 두나무의 주식 플랫폼 증권플러스에서 이어서 거래할 수 있다. 이 총괄은 두나무가 한 기업의 생애 주기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톡옵션으로 스타트업 인재 유치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비상장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모습. [사진 증권플러스 비상장]

비상장 거래는 일반 투자자는 물론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도움이 된다. 금융위원회가 비상장 거래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이유도 스타트업 발전을 위해서다. 그는 “스톡옵션은 사실 비상장 스타트업에게 인재 유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면서 “스톡옵션을 엑시트(exit·스타트업 투자자나 창업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할 수 있는 안전한 창구를 마련하고 스타트업 투자 유치와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제도 있다. 아직 비상장 주식 투자가 제도권에 완전히 들어오지 않아서다. 조건이 깐깐해지면서 거래할 수 있는 비상장 주식도 줄었다. 전문투자자 요건을 갖춘 투자자들이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은 3000~4000개 가량인데 일반 투자자가 접근 가능한 주식은 50개에 불과하다.

그는 “현재 삼성증권, KB증권 등 두 개의 증권사와 협업하고 있는 비상장 플랫폼은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유일하다”면서 “안전한 거래를 위해 허들을 높이고 증권사와의 제휴를 늘리고 있어 일반 투자자가 거래 가능한 주식도 차차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겐 앞으로가 중요하다. 올해 11월이면 서비스를 시작한 지 만 5년이 된다.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고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서비스를 편리하게 발전시킬 생각이다. 24시간 예약 거래, 공모주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모주 달력, 직관적인 UI·UX(사용자 환경·사용자 경험) 등이 고민의 결과다. 현재 수익 발굴보다는 시장 혁신과 투자자들을 위한 서비스 편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 총괄은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비상장 주식 투자는 어렵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내가 접근할 수 없는 주식이라는 편견을 없애고 안전한 거래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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