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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미술장터, ‘키아프리즈’가 남긴 것 [E-전시]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로 자리 잡은 두 번째 ‘키아프리즈’
신규 컬렉터와 갤러리로 활기를 되찾은 국내 미술시장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페어 '키아프리즈'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는 모습. [사진 키아프 서울] 
[이코노미스트 김설아 기자] 단군 이래 최대 미술장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와 프리즈 아트페어(프리즈)가 두 번째 만남 ‘키아프리즈’를 가졌다. 하우저앤워스, 가고시안, 파블로 피카소, 데이비드 호크니, 백남준.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을 들고 나온 330여개 화랑이 집결했고 전 세계 큰손인 미술 컬렉터들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로 모여들었다. 

9월 6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아트페어는 첫날부터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며 찬바람이 불던 미술 시장의 구원투수가 됐다는 평가다. 키아프와 프리즈의 두 번째 만남은 국내 미술 시장에 어떤 성과를 남겼을까. 

① 첫날부터 호황…미술 시장 분위기 살렸다 

키아프리즈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침체된 미술 시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특히 올해는 시작 전부터 엔데믹 전환으로 일본과 중국 컬렉터의 내한이 예상되면서 지난해 보다 매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첫날부터 반응이 좋았다. 키아프 서울 첫날(6일) 방문객 수는 작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VIP Day로 운영된 개막 첫날에는 구겐하임 빌바오 뮤지엄의 아트 패트론 그룹을 포함해 어느 때보다 많은 국내외 컬렉터들이 키아프 서울을 찾았고 작품 구매로 이어졌다. 

키아프리즈 입구. [사진 키아프 서울] 
지난 개인전에 이어 키아프에 많은 작품을 출품한 국제 갤러리의 우고 론디노네는 대형 작품의 연이은 판매와 더불어 매티턱 연작 소품 10점이 모두 완판됐다. 가나아트는 ‘실의 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조각 두 점과 박서보의 작품 두 점을 판매했고 샘터화랑에서도 박서보의 작품이 판매되어 단색화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학고재에서도 정영주 작가의 작품 두 점이 모두 판매됐다. 도넛 작가 김재용의 작품도 인기리에 여러 점 판매됐다. 키아프 하이라이트 작가로도 선정된 갤러리그림손의 채성필 작가의 대작도 빠르게 판매됐다. 갤러리나우의 고상우 작가도 출품된 3점이 완판됐고 추가 에디션 요청도 쇄도했다.

해외 갤러리의 흥행도 돋보였다. 해외 갤러리 중에서 Carl Kostyál은 출품한 모든 작품이 솔드 아웃 됐으며, Mind Set Art Center가 Marina Cruz의 작품도 여러 점 판매했다. Galerie Marguo 부스에서는 Ana Karkar와 A’Driane Nieves의 작품이 각각 싱가포르의 주요 컬렉터와 아시아 주요 미술 기관에 판매됐다고 전했다. 경기 침체와 미술 시장의 모멘텀 둔화 우려 속에서도 개막일에는 컬렉터들의 뜨거운 관심과 예상보다 높은 판매는 호조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② 서울 전체를 ‘미술 축제’ 장으로 

화려한 전시작품 만큼이나 서울을 거대한 ‘미술시장’으로 빛낸 부대 행사의 면면도 돋보였다는 평가다. 키아프리즈 기간동안 청담동과 삼청동의 갤러리는 밤늦게까지 전시장을 여는 ‘삼청나이트’와 ‘청담나이트’ 행사를 진행했다. 도슨트 투어와 디제잉 파티 등 각종 볼거리도 이어졌다. 

키아프와 예술경영지원센터, 프리즈 서울이 공동 기획한 토크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코엑스 2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이 프로그램은 '뉴미디어 아트의 오늘과 내일', '아시아의 아트페어' 등을 주제로 정도련 홍콩 엠플러스 부관장, 버지니아 문 미국 LA카운티미술관(LACMA) 큐레이터, 노암 세갈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부큐레이터 등이 참여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트페어 기간 전국의 미술관과 갤러리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각종 특별전과 파티를 열거나 도슨트 프로그램, 키아프 VIP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미술에 빠진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9월1부터 11일까지 ‘미술주간’을 열었다. 미술주간 동안 전국 290여개 미술관과 화랑, 아트페어에서 전시와 워크숍 등을 진행했다. 서울시도 9월 1∼10일을 ‘서울아트위크’로 정하고 서울을 찾은 해외 미술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서울의 미술인들을 소개하는 ‘스튜디오 방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③ K-아트의 중심 서울, 아시아 미술 허브로

전문가들은 이번 키아프리즈가 서울을 아시아 미술 허브로 우뚝 세우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아시아 미술 시장은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시장이다. 세계적 화랑들이 서울에 앞다퉈 지점을 내고 있는 것도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다.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로 서울을 추켜 세우는 컬렉터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서울이 가진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이라는 세계적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고 세계적인 컨벤션홀, 그리고 교통이 편리하면서 호텔들도 잘 되어 있는 점 등이 컬렉터들 사이에서 호평 받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2대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키아프와 손을 잡고 5년 간 전시를 여는 것만 봐도 서울이 얼마나 매력적인 도시인지 알 수 있다”면서 “키아프 입장에서도 프리즈와 손 잡고 세계화로 나가는 데 발판을 다지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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