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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계열사 친환경 에너지 부문 분할 행보

SK디앤디, 인적분할 통해 에너지 전문회사 신설…밸류에이션 할인해소 예상
플랜트 부문 분할 SK에코플랜트, 환경·에너지 부문 포트폴리오 전환 효과

SK디앤디(SK D&D)가 15일 이사회를 열고 SK디앤디(존속회사)와 에코그린(가칭, 신설회사)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사진 SK디앤디 홈페이지 캡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SK그룹 계열사들의 친환경 에너지 부문 분할 작업 소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분할을 통해 회사 각각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디앤디(SK D&D)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 분할을 통해 에너지 전문회사 에코그린(가칭)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디앤디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부동산·에너지 사업을 분리한다. 존속회사인 SK디앤디는 시장의 선두 지위를 굳건히 하는 등 공간 플랫폼 및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을 지속할 방침이다. 

신설회사인 에코그린(가칭)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맡는다. 신설회사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투자 재원 확보, 전력중개 및 VPP 솔루션 개발, ESS 해외시장 진출 등 전력 밸류체인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가액 등을 고려해 존속회사 77%, 신설회사 23%로 결정됐다. 주식 수 증가를 통해 거래량을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에코그린 주식 액면가를 200원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오는 2월 주주총회를 거친 뒤 2024년 3월 1일 자로 분할한다. 이후 2월 28일~3월 28일(예정)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되며, 2024년 3월 29일 각각 변경상장, 재상장을 거쳐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새롭게 출범한다.

SK디앤디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부동산과 에너지가 각각의 회사로서 정체성을 명확히 해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부동산과 에너지 모두 각각 성장성이 높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이질적인 산업적 특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가치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저평가돼 있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SK디앤디가 인적분할을 통해 밸류에이션 할인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디앤디는 부동산과 에너지 사업 모두 국내 최상위 디벨로퍼이나 이종사업의 특성상 사이클에 따라 제 가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면서 “이번 분할로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가 명확해지고 사업부별 효과적 투자와 성장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할인 해소가 예상된다”고 했다. 

실제 SK디앤디가 인적분할을 결정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18일 SK디앤디는 12.5% 상승 마감했다. 

올해 SK그룹 내 친환경 에너지 부문 분할 소식에 대한 풍문이 나오기도 했다. 대상은 SK그룹 에너지부문 계열사인 SKE&S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SK그룹의 지주사 SK㈜가 지분 90%를 보유한 자회사 SKE&S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 분할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를 위해 국내외 사모펀드(PEF)와 접촉해 1조~2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할 대상은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주축으로 재생에너지 사업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인공지능(AI) 등을 융합해 탄소를 저감시키는 사업을 담당한다. 재생에너지 사업부는 탄소배출권과 연계한 해외 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를 부인했다. SKE&S 관계자는 “당사의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솔루션 사업 부문 분할 건은 사실 무근이다”며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솔루션 사업은 당사 4대 핵심사업으로 분할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SK그룹 내부에선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효과를 보는 계열사들이 주목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 부문의 선전 덕에 실적도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상반기 연결기준 3조92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3조989억원) 대비 26.7%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89억원에서 1773억원으로 79.3% 급증했다.

이 중 올해 상반기 환경·에너지사업부문으로 대표되는 신사업 매출액이 1조26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반기(551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비중도 2021년 15.3%를 기록한 이래 작년 29.8%, 올 상반기 32.2%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말 회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모집금액 1000억원의 4배가 넘는 4350억원 상당의 자금을 모았다. SK에코플랜트가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인식된 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021년 5월 SK건설에서 사명을 바꾼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말 전기차 배터리,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석유화학 등 플랜트 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한 뒤 분할승계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에 흡수합병시켰다.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 사업에서 벗어나 환경과 에너지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K㈜는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 5대 사업 분야에 22조9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SK가 선정한 5대 친환경 사업영역은 ▲에너지 전환 ▲산업 전환 ▲이산화탄소 처리 ▲전기차 소재·인프라 ▲친환경 디지털 제품·서비스 등이다. SK는 이 가운데 에너지 전환에만 12조4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온 ‘에너지 전환’과 ‘넷제로’를 위해 그룹이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SK디앤디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분할 행보가 그룹 차원의 전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각사 이사회에서 모든 걸 책임지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지주사 SK㈜와 더불어 4개의 중간지주사를 두고 있다. SK㈜가 그룹 전반의 방향성을 결정한다면 중간지주사들이 주요 사업 부문을 컨트롤하는 구조다. 이중 SK㈜가 직접 거느리는 중간지주사는 SK이노베이션과 SKC, SK스퀘어 등 3곳이다. SK디앤디의 경우 SK그룹 중간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 계열사로 SKE&S와 SK에코플랜트와는 중간지주사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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