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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똑같게’ 베트남에 옮겼더니…200만명 ‘우르르’ 몰렸다

[‘亞쇼핑 1번지’ 노린다] ①
잠실 롯데몰 판박이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가보니
K푸드에 K콘텐츠까지…현지화 보단 한국 그대로
사전 개장 후 200만명 방문...‘동남아 진출’ 박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외관 모습. [사진 롯데쇼핑]
[하노이(베트남)=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베트남 서호(西湖, West Lake) 지역에 위치한 롯데의 야심작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베일을 벗었다. 22일 정식 오픈을 앞두기 전부터 이미 현지에서 ‘핫 플레이스’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 7월 말 사전 개장 이후 200만명에 육박하는 현지 고객들이 방문해 하노이를 대표하는 명소로 떠올랐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연면적 약 35만4000㎡(10만7000평)에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롯데그룹의 역량이 집결된 초대형 상업 복합 단지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 부회장은 “우리의 모든 역량을 헌신적으로 쏟아부었다”라며 “서울 잠실처럼 베트남에 처음으로 복합 단지 개념의 쇼핑몰을 선보여 베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겠다”고 자신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중심 공간 모습. [사진 이혜리 기자]

외관에서부터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이 쇼핑몰은 1층 정문으로 들어가자마자 5층 유리 천장으로부터 길게 이어져 있는 이지연 작가의 ‘무지개 숲’이 눈앞에 펼쳐졌다. 대형 유리 천장은 자연 채광을 극대화해 잠실 롯데월드몰보다 더 탁 트인 개방감을 자랑한다.

K식문화 전파 앞장…롯데마트, 미래형 마트 선보여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곳곳에서 K컬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의 공통점은 ‘한국 음식’이었다. 외식 문화가 발달한 베트남의 특성상 식음료 매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리고 있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식 디저트 가게 앞에 줄을 서 있다. [사진 이혜리 기자]

4층에 마련된 한식 전문 식당가에 입점한 두끼·이차돌·수라 등의 매장은 한국 음식을 맛보려는 현지인의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경북 경주에서 유명해진 ‘십원빵’이 쇼핑몰에도 들어와 방문객들이 매장 앞에 줄을 길게 늘어뜨린 진풍경을 연출했다. 

롯데마트 ‘요리하다 키친’ 코너에 김밥 매장 앞 모습. [사진 이혜리 기자]

지하 1층 롯데마트의 베트남 첫 즉석 조리식품 특화 매장인 ‘요리하다 키친’ 매장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떡볶이, 김밥, 양념치킨, 불고기 등 한국 대표 메뉴와 베트남 요리, 초밥 등 다양한 즉석 조리 식품을 판매한다. 식품을 구매한 고객이 바로 취식할 수 있는 140석 규모의 공간도 마련했다. 박창열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장은 “일평균 5만명 정도가 방문하는 주말엔 매장 앞 대기줄이 길게 늘어선다”며 “김밥만 1000줄 이상 말고, 떡볶이와 닭강정은 완판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한국의 다양한 선진 유통 문화를 전파해 베트남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한국에서 전문가를 파견, 현지 셰프 교육만 한 달 이상 진행했다”며 “소위 말해 베트남팀과 한국팀이 혼을 갈아 넣은, 그간의 역량과 콘셉트를 집약한 미래형 점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회의 땅’ 일찌감치 선점…베트남에 ‘사활’

롯데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발판 삼아 동남아 시장 확대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과거 롯데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 시장을 철수하고 동남아 사업 확장에 공을 들여 왔다. 베트남은 빠른 경제 발전 속도, 젊은 인구 구조 등 다방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회의 땅’이다. 롯데는 베트남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 20년 동안 현지에 네트워크와 고객 데이터 등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우선 롯데쇼핑의 중장기 6대 전략 중 하나인 ‘동남아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롯데는 1996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후 백화점, 마트, 호텔, 시네마 등 총 19개 계열사가 호찌민, 하노이, 다낭 등 베트남 각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총 69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4개점, 마트는 65개점 등이다. 특히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지난 2016년부터 부지 개발에 착수해 6억4300만달러가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롯데 계열사들도 해외 첫 사업장을 웨스트레이크점에 열면서 시너지 효과를 더하고 있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곳을 베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김 부회장은 “동남아시아에서 모든 역량 쏟아 부어서 프리미엄 쇼핑 일번지가 4100만 고객 데이터 통해 리테일 테크로 새로운 성장력을 삼겠다”면서 “올해 영업이익 5050억 원을 달성하는 가이던스와 3년 후에 이 비전을 통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사업비가 9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들여 롯데가 베트남 호찌민에 조성 중인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는 확장된 롯데타운 모델을 제시한다. 롯데는 향후 롯데건설 등의 자산개발 역량을 추가해 새로운 형태의 복합몰을 동남아 주요 거점에 조성할 계획이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금까지는 롯데쇼핑으로 한정해 백화점·마트 등 판매 시설을 중심으로 운영해왔다”며 “앞으로는 롯데건설이 가지고 있는 주택사업까지 포함한 자산 개발 형태로 동남아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왼쪽 두 번째)가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식에서 김준영 롯데프라퍼티스하노이 법인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부회장) 등과 함께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 이혜리 기자]
앞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필두로 유통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것이라고 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연말까지 매출 목표가 800억원 정도, 내년에는 2200억 정도”라며 “아마 베트남에서는 최대 쇼핑센터가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어 “앞으로 베트남 호치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롯데그룹이 핵심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지역에서 여러 분야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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