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LGD, 힘들어도 미래 투자 지속…CVC에 추가 출자 [이코노 리포트]
상반기 중 LGD펀드에 25억 출자…벤처 투자 등에 활용
디스플레이 업계 경쟁 심화…실적 악화에도 R&D 집중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업황 악화로 인한 보릿고개를 넘는 상황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갔다.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앞세워 모바일과 가상현실(VR) 등 유망 분야에 대한 기반을 다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LG디스플레이의 노력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중 LG디스플레이 펀드(LG DISPLAY FUND I LLC, 이하 LGD펀드)에 25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300억원이 넘는 돈을 추가 출자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GD펀드 추가 출자금을 통해 주요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거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가 지속적으로 LGD펀드에 출자하는 것은 디스플레이 시장의 경쟁 심화와 관련이 깊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선 기술 투자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이미 LCD 시장을 접수한 중국 업체들이 OLED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도 기업인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투자의 고삐를 더욱 죌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속에서서도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실제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R&D에 지출한 비용은 1조224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885억원 대비 3.1% 늘었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의 매출이 13조8483억원에서 12조788억원으로 12.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점을 감안하면 R&D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LG디스플레이의 노력은 최근 결실을 맺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축적된 투자를 바탕으로 소니와 함께 애플의 1세대 확장현실(XR) 기기 비전프로의 디스플레이 유력 공급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비전프로의 메인 디스플레이는 소니가 외부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형식이다. 향후 차세대 제품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메인과 외부 디스플레이 모두를 공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준비하고 있는 XR 특화 패널인 올레도스(OLEDoS)는 실리콘 웨이퍼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해 3500PPI의 초고해상도로 더욱 실감나는 증강현실을 가능하게 한다. PPI(Pixels Per Inch)는 해상도를 측정하는 단위로 1인치 안에 들어있는 픽셀 수를 뜻한다. 특히 올레도스가 LG디스플레이의 주력인 화이트 OLED(WOLED) 기반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 LG디스플레이는 미래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LG테크놀로지 벤처스를 통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출자 역시 장기적인 투자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주요 계열사들이 함께 출자해 기업형 벤처케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운영 중이다. 앞서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미국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 기업 '어메이즈VR(AmazeVR)'의 시리즈B 라운드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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