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대학 노마드 시대…자퇴하는 우등생 급증하는 까닭은 [임성호의 입시지계]

커지는 대입 재수…2024학년도 수능 35%가 졸업생
재수생 형태와 유형 다양화…의대 선호도는 여전해

서울 남부교육지청에서 수험생이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대입 재수의 바람이 당초 예상보다 더 세다. 2024학년도 금년도 대입 수능 원서접수자의 35.3%가 졸업생(검정고시 포함)으로 96학년도 37.3%이래 28년만에 최고 기록이다. 재수의 형태도 예전과 다른 양상이다.

군대에서도 수능 준비를 하는 재수생(군대에서 재수를 하는 유형으로 군수),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연·고)나 카이스트와 같은 명문 상위권대를 다니면서도 대입을 재도전하는 반수생, 40대 가까운 나이에도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의대를 준비하는 만학재수생 등 형태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이미 대형 입시학원에 재수생 중 삼수생 비율은 절반을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2021학년도부터 서·연·고 등 주요대학에서 정시가 확대돼 수능 준비를 하는 재수생이 증가했다고 단순화하기에는 나타나는 양상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재수생의 형태와 유형이 그만큼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자퇴생 매년 증가…자연 계열 2배 ↑

학교를 그만두는 자퇴생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2년도에 서·연·고에 재학중인 학생들 중 자퇴생은 2131명이었다. 5년전인 2018년에는 1339명, 2019년에는 1415명, 2020년에는 1624명, 2021년에는 1971명으로 늘어나면서 일반화되는 양상이다. 

2022년 2131명 중도탈락자 중 인문계가 688명, 자연계가 1388명으로 2배 가까이 많았다. 공대를 다니는 학생들이 대부분 의대 등으로 대입 재도전을 하면서 전문직으로 진로를 바꾸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인문계열 학생들 중에서도 그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서울대만 놓고 보면 2022년 인문계열 자유전공학부에서 17명, 인문계열에서 11명, 경제학부 9명, 경영학과 8명이 학교를 그만뒀다. 이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대 다른 인문계열학과에 재도전한다는 추정은 어려워 보인다. 인문계열에서 자연계열로 전환하거나 성적대 특성으로 볼 때 자연계 중에서도 의대 등의 전문직으로 방향을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 고려대 경영학과 49명, 연세대 인문계열 48명, 연세대 상경계열 42명, 연세대 경영계열 36명 등의 자퇴생도 서울대 인문계열 또는 서울대 중도탈락자와 동일 패턴으로 방향을 바꿨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현상은 한국과학기술원과 같은 이공계특수대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 재학생중 125명이 학교를 그만뒀다. 한국과학기술원 신입생 모집정원이 830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적은 수치로 해석할 수 없다. 울산과학기술원은 66명으로 직전년도 2021년 21명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증가했다. 울산과학기술원 신입생 모집정원 480명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도 29명이 학교를 그만두었고 직전년도 2021년 7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신입생 모집정원은 230명이다. 포항공대도 2022년도에 36명이 학교를 그만뒀고, 포항공대 신입생 모집정원 380명이다. 

의대 경쟁률 47대1…3년새 최고

2024학년도 수시 원서접수가 종료됐다. 서울권 평균 경쟁률은 17.79대1로 최근 4년새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지방권 평균 경쟁률은 5.49대1로 최근 4년새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지방권 경쟁률 가장 높은 상위 대학은 경북대, 부산대 등 지거국 중 명문대학과 연세대, 고려대 제2캠퍼스이다. 대학은 서울권 소재대학으로 지방권에서는 지방 명문대학으로 집중화 되는 양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2024학년도 서울권 9개 의대 평균 경쟁률은 47.47대1로 최근 3년새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전국 39개 의대 평균 경쟁률은 31.08대1로 서울권 4년제 대학 평균 경쟁률은 17.79대1보다 높다. 서울권 의대 경쟁률은 서울권 일반대 평균 경쟁률 17.79대1 보다 3배가까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에서 한 수험생이 응시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입시에서 수험생들의 흐름이 과거와 많이 달라지고 있다. 대학을 바꾸고, 전공을 바꾸는 노력과 투자가 대학생활 후부터 준비하는 취업준비 노력, 투자가치 비교에서 우선 최상위권 학생들의 상당수는 대입재도전을 통한 원하는 직업분야로 미리 이동하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러한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고는 결코 볼 수 없다.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들은 단순 브랜드있는 대학을 선호하는 것보다 전문직에 종사할 수 있는 일종의 기술습득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의대 또한 이러한 맥락으로 볼수도 있다.

이러한 노력을 사전에 하는 것이 대학입학 후 어려운 취업환경에서 시간과 노력을 소모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대입재도전을 통하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하다고 판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은 취업 환경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상당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고개 드는 ‘영끌족’…4월 가계대출 5.1조원 증가 전환

2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민관 노하우 아울러 여전업 부흥 꾀한다

3다니엘 트루스, 카카오 선물하기 GiftX ‘퍼퓸&티 클래스’ 오픈

4네이버, 라인야후 지분 매각 가능성에 약세

5‘4대 미래 핵심전략’ 제시한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의 결의

6케이뱅크, 1분기 순이익 507억원 ‘분기 최대’…전년比 387.5% ‘쑥’

7우리은행, 은행장 직속 신사업추진위 신설

8DGB금융그룹, 지역 아동 위한 ‘어린이 타운홀미팅’ 지원

9대우건설, 임직원·가족이 함께하는 점자 촉각 도서 만들기 진행

실시간 뉴스

1고개 드는 ‘영끌족’…4월 가계대출 5.1조원 증가 전환

2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민관 노하우 아울러 여전업 부흥 꾀한다

3다니엘 트루스, 카카오 선물하기 GiftX ‘퍼퓸&티 클래스’ 오픈

4네이버, 라인야후 지분 매각 가능성에 약세

5‘4대 미래 핵심전략’ 제시한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의 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