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꽂힌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같은 듯 다른 전략
中 시장 회복 안갯속…日 뷰티시장 공략 속도
기초 위주에서 색조로…포트폴리오 새판짜기
아모레퍼시픽은 일본 시장에 다양한 브랜드를 내놓은 상태다. ‘라네즈’가 일찌감치 일본에 진출해 있고 지난 9월에는 메디 뷰티 브랜드 ‘에스트라’를 론칭, 일본 더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헤라’도 최근 일본 시장에 선보이며 현지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28일부터 2주간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있는 ‘아모파시페스’(아모레페스티벌)라는 행사를 열었는데 이틀 만에 방문 예약이 완료, 10만개에 이르는 고객 체험용 샘플이 모두 소진됐다. 일본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를 확인한 셈이다.
중국 시장 의존도 낮춰…K뷰티 호의적인 일본 주목
아모레퍼시픽의 행보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전체 아시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리고 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중국 시장이 주춤하자 전체 실적도 부진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조8591억원, 영업이익 70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49%가 하락했다.
일본은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화장품 시장으로 손꼽힌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42조1502억원에 달한다.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올 1분기 일본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약 1810억원(188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최근 일본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도 올라가는 추세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의 일본 수출은 2017년 1억9000만달러(약 2521억원)에서 2021년 5억8400만달러(약 7748억원)로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32.4%가 증가했다. 일본 내 화장품 수입 국가 가운데 한국이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LG생활건강도 업계 흐름에 따라 일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일본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은 인디 색조 화장품 브랜드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회사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했다. 힌스는 2019년 온라인으로 처음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재는 직영점 힌스 루미네이스트 신주쿠, 힌스 아오야마 등을 운영하며 현지 시장 내 온오프라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힌스의 국내와 해외 매출비중은 각각 50%로, 해외 매출 대부분은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다. 힌스가 현지 시장 내 높은 인지도를 보이는 만큼, LG생활건강은 힌스를 앞세워 일본 시장 내 점유율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LG생건, 색조 브랜드 ‘힌스’ 인수…中 시장도 동시 공략
LG생활건강은 주력 시장인 중국의 내수 부진에 따른 타격을 크게 받고 있다. 이에 중국뿐 아니라 해외 진출 및 매출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제품 포트폴리오 또한 기초 위주에서 색조 화장품으로 다양화하는 분위기다.
LG생활건강은 주력 화장품 라인을 리뉴얼하며 다시 한번 중국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LG생활건강은 중국 내 주력 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더후)의 대표 제품 ‘천기단’을 13년 만에 처음 리뉴얼했다. LG생활건강은 천기단의 글로벌 홍보를 위해 지난달 말 상하이 소재 복합문화공간 ‘탱크 상하이 아트센터’에서 ‘더후 천기단 아트 페어 인 상하이’ 행사를 열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이 중국 현지에서 대
규모 브랜드 홍보 행사를 개최한 건 지난 2019년 ‘더후 궁중연향 인 상하이’ 이후 약 4년 만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끌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외에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일본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어 현지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은 대표 브랜드 ‘AGE20’s’(에이지투웨니스), ‘루나’를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웨이크메이크’, ‘라운드어라운드’, ‘브링그린’ 등 자체 브랜드(PB)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 인디 브랜드의 색조 제품 중 히트 상품이 연이어 등장하며 일본 뷰티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으로 판단한 K뷰티 기업들의 사업 전개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기존 K뷰티 기업들의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중국 시장의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색조 제품군을 갖춘 K뷰티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일본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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