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김치’ 이어 ‘소변 칭다오’라니”…‘차이나’ 식품 포비아 확산
연이은 中먹거리 포비아...“철저히 조사해야”
식약처·수입사 “中내수용...국내 수입용 아냐”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직장인 윤 모 씨(34)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하고 있는 중국 칭다오 맥주 공장에서 작업자가 원료에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본 뒤, 집 안 냉장고에 넣어둔 칭다오 맥주를 모두 버렸다. 윤 씨는 “칭다오 맥주가 맥주가 아닌 오줌 색깔로 보이기 시작해 구역질이 났다”고 했다.
중국의 한 칭다오 맥주 생산공장에서 직원이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중국의 끊이지 않는 식품 위생 문제가 다시 한번 논란이 되고 있다. 거의 매년 반복되는 중국발(發) 식품 위생 논란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차이나 푸드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논란이 된 영상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나왔다. 영상에는 한 직원이 사방이 노출된 어깨 높이의 칭다오 맥주 공장의 담을 넘어 원료가 쌓여 있는 곳으로 들어간 뒤 주위를 살피며 소변을 보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 관련한 해시태그는 20일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주목받았고, 소비자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21일에는 현지 매체 보도까지 이어졌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칭다오 맥주의 명성과 신뢰에 금이 갔고, 모든 식료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을 증폭시켰다”며 “진상을 규명해 관련자를 엄중하게 처벌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 불거지는 위생논란...“中식품 안전검사 강화해야”
일명 ‘소변 테러’ 사건과 관련해 한국의 칭다오 맥주 수입사 비어케이는 “국내에 들어오는 맥주는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현지 내수용 제품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비어케이는 “칭다오 본사에 확인한 결과, 칭다오 맥주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분리해 별도의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소변 테러가 일어난) 제3공장은 내수용 맥주만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현재 비어케이가 수입하고 있는 칭따오 전 제품은 해당 공장과는 무관한 제품임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사인 비어케이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당 이슈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자들께 안전하고 깨끗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칭다오 맥주 본사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해 현재 해당 공장을 전면 폐쇄 조치하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비어케이는 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관련 공장에서 제조·생산된 맥주는 국내에 수입하지 않고 있다”며 “해당 공장은 해외 제조업소로도 등록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의 불안감은 확산하고 있다. 중국산 식품의 위생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중국식 절임 채소인 쏸차이를 제조·생산하는 공장에서 직원들이 맨발로 재료를 밟거나 담배를 피우며 재료를 손질한 뒤 꽁초를 그대로 버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2021년 3월에는 한 남성이 옷을 벗은 채 수조에서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 김치’ 사건이 있었고, 같은 해 10월에는 양념 제조 공장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한 여성이 맨발로 붉은색 물질을 밟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2013년에는 중국 수입 김치에서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된 일명 ‘대장균 김치’ 파동, 2008년에는 독성 물질인 멜라닌이 함유된 분유가 중국에서 유통된 ‘멜라닌 분유’ 사태가 터지는 등 중국발 식품 위생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발(發) 식품 위생 논란으로 중국산 식품을 수입 또는 판매하는 유통업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위생적인 물건만 받아오더라도, 중국산이라는 자체로 소비자들의 반감이 심하다”며 “위생 논란 때마다 매출에 타격을 받는다”고 했다.
이번 칭다오 파동으로 중국 맥주뿐 아니라 중국산 먹거리 수요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국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알몸 김치’ 논란이 불거진 2021년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24만606톤(t)으로 직전 연도(28만1186톤)보다 약 15% 줄었다.
국내에 엔데믹 이후 고(高)물가가 이어지면서 원가 절감을 위해 식재료들을 중국산으로 대체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더 심해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의 먹거리 위생 관리는 이번 일뿐만이 아니라 김치에 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이젠 우리 정부가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수입에 있어서 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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