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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각투자 1호' 노렸던 테사·서울옥션블루, 증권신고서 제출 연기

증권신고서 제출 11월 이후로…열매컴퍼니 결과 ‘이목집중’
미술품 가치 산정이 문제…모호한 가이드라인이 문제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테사의 미술품 갤러리 전경. [사진 테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김연서 기자] 조각투자업계 투자계약증권 1호를 노렸던 테사와 서울옥션블루가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을 연기했다. 금융당국이 강조한 미술품의 객관적인 가치 산정과 작품 선정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증권신고서 제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테사와 서울옥션블루가 열매컴퍼니가 제출한 증권신고서 통과 여부를 지켜본 후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사는 10월 내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미루고 조각투자상품에 들어갈 미술품 선정에 집중하고 있다. 조각투자란 미술품·부동산·항공·한우 등 실물자산에 여러 사람이 투자해 지분을 쪼개 보유하는 것을 말한다. 조각투자상품은 금융투자상품(증권) 중 하나인 ‘투자계약증권’으로 분류되는 만큼 양식에 맞춰 증권신고서를 작성 해야 된다. 

테사 관계자는 “오는 25일을 전후로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조금 더 시일이 걸릴 것 같다”며 “기존에 준비하고 있던 신고서 작성에 조금 더 힘을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미술품 공동구매 서비스 플랫폼 소투(SOTWO)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옥션블루도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을 다음달 이후로 미루고 미술품 가치 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옥션블루 관계자는 “현재 증권신고서 준비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미술품 가치산정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정확한 시기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11~12월 이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옥션 본사 전경. [사진 서울옥션]


이처럼 양사가 증권신고서 제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미술품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 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테사와 서울옥션블루는 감정평가와 미술품 선정 난항을 이유로 증권신고서 제출을 9월에서 10월로 한 차례 미룬바 있다. 당시에도 작품 수가 적고 객관적인 가치 산정이 어려운 미술품 특성이 증권신고서 제출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주식을 비롯한 금융상품의 경우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미술품의 경우 제작 연도와 크기, 소장 이력, 구입처 등 여러 변수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조각투자에 활용되는 실물자산 가격 산정의 객관성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이유기도 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술품 조각투자 상품의 경우 절대적인 작품 수가 적고 객관적인 가격선정이 어렵다”며 “이는 발행사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각투자상품을 포함한 증권형토큰(STO)에 친화적이지 못한 시장 분위기도 업체들의 증권신고서 제출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조각투자상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이후 세부 지침을 내놓지 않다 보니 사업자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현 금융위가 규제 완화 보다는 강화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미술품 조각투자상품을 포함한 STO가 단기간 내에 활성화 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야요이 쿠사마의 '댄싱 펌킨(Dancing Pumpkin)' 1993년작. [사진 서울옥션]


상황이 이렇다 보니 테사와 서울옥션블루는 열매컴퍼니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통과 여부를 보고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열매컴퍼니의 결과에 따라 미비한 부분을 보완하고 조각투자상품 출시에 만전을 기할 것이란 분석이다. 

열매컴퍼니는 지난 13일 야요이 쿠사마의 ‘호박(Pumpkim)’ 작품에 대한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기초자산이 되는 작품은 야요이 쿠사마 작가의 2001년작 ‘Pumpkin’이다. 캔버스 3호 크기의 작품으로 취득금액은 서울옥션으로부터 11억2000만원에 취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열매컴퍼니가 제출한 증권신고서 통과 여부가 테사와 서울옥션블루 등 다른 업체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열매컴퍼니의 경우 보유 데이터가 방대하고 자체적으로 가치산정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조각투자 시장 규모는 36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기업 셀렌트 조사에선 기관투자자 91%가 투자 의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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