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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신용등급 ‘경고등’ 켜져

영풍제지 관련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 약 4943억원
"사업안정성 우수한 수준 유지해야…신뢰도 회복 필요"
신평3사 "개선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신용도 재검토"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약 5000억원 규모의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AA-) 신용등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키움증권의 사업 안정성이 훼손되거나 리스크관리 개선이 없으면 신용등급과 전망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23일 일제히 보고서를 통해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따른 미수금 발생으로 인해 고객 평판과 신뢰도, 시장 지위가 훼손 가능성 등을 점검하고 필요시 신용도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18일 증시에서 영풍제지 주가가 전일 대비 30% 하락해 하한가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보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10월 19일부터 해제 필요시까지 해당 종목의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영풍제지 주식의 매매거래는 무기한 정지된 상태다.

이후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관련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가 약 4943억원이라고 20일 공시했다.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미수거래 서비스(증거금률 40%)를 제공해온 키움증권의 위탁매매 계좌에서 미수금 4943억원(2023년 10월 20일 기준)이 발생한 것이다. 

키움증권은 거래정지 해제 후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이 감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결제일 안에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미수금에 대해 고객 계좌에 현금상환 가능금액이 있다면 자동 상환 처리하고, 남은 금액은 거래재개 후 반대매매를 통해 회수할 예정이다. 

“영풍제지 주가 추가 하락시 키움증권 손실 발생할 수도”

신용평가사들 사이에선 키움증권이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실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영풍제지 거래재개 후 대규모 매도물량이 나오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는데 그로 인한 미수금 관련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거래정지 직전 영풍제지의 미수거래 증거금률은 40%로, 미수금이 모두 하한가 기록 전날인 10월 17일 종가(4만8400원)로 체결됐다고 단순 가정하면 주가 하락률이 증거금률을 초과하는 2만9400원 이하로 하락하는 시점부터 미수금 관련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신평은 “거래재개 후 주가 하락에 따라 미수금의 상당부분이 확정손실로 남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손실금액은 고객회수율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나 회수가 어려운 채권은 증권사의 대손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는 “단기적으로 키움증권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최근 고금리의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는 등 국내외 거시경제 환경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증시 시황도 악화되고 있어 키움증권의 하반기 수익규모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영풍제지의 시가총액 대비 미수금 규모 등을 감안할 때, 관련 미수금은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하며, 상당 규모가 충당금 반영을 통해 손실로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도 “키움증권이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며 “다만 반대매매 물량이 과도하게 많아 거래재개 후에도 주가 하락이 지속되며 미수금 미회수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평3사 “키움증권 중장기적 모니터링 필요”

신용평가3사는 이번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가 키움증권의 단기적 재무안정성이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평가했다. 

나신평은 “금번 사태가 일회성 손실에 그친다면 미수금 미회수에 따른 손실규모가 회사의 재무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미수금 손실 인식으로 2023년 수익성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나, 위탁매매부문의 공고한 지위를 바탕으로 우수한 실적대응력에 힘입어 해당 사건이 키움증권의 단기적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평사들은 키움증권의 리스크관리 역량과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CFD 사태에 이어 위탁매매 관련 대규모 비경상비용이 발생한 것이 올해 들어 두 번째다. 타 증권사는 선제적으로 증거금률을 인상한 점과 대비해 회사 리스크관리 역량 및 신뢰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나신평은 “향후 금융당국의 조사과정에서 회사의 리스크관리 및 내부통제시스템에 중대한 미비점이 드러나거나, 평판 저하, 고객 이탈 등 영업기반 훼손으로 이어져 중장기적 사업안정성이 하락했다고 판단될 경우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평 역시 키움증권의 평판자본 저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기평은 “키움증권의 수익구조상 리테일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평판자본 훼손에 따른 영업위축시 영업순수익 점유율 하락 등 시장지배력이 저하될 수 있어 해당 사건이 중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이번 사태가 일시적인 대규모 손실에서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사업안정성이 중대한 수준으로 훼손되거나 리스크관리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동사의 신용도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한신평은 “키움증권은 단순한 종목별 증거금률 상향 정도의 미봉책이 아니라, 향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리테일 사업부문의 근본적인 리스크관리 개선과 함께, 고객, 시장, 감독당국 등 주요 이해관계자에 대한 투명한 소통과 신뢰도 회복을 통해 사업안정성을 우수한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향후 관계 당국의 조사 결과와 조치사항, 동사의 리스크 관리 및 사업안정성 제고 여부를 지속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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