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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오늘 저녁은 킹크랩 Go?”…고물가에 갑자기 ‘반값’ 된 킹크랩

한 마리 30만원대 킹크랩…현재 17만5000원대
러·우크라 전쟁, 중국 경기 침체 영향
“수요 몰리며 다시 가격 오를 가능성도”

킹크랩 먹방 선보인 유튜버 쯔양.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유튜브 채널 tzuyang쯔양 영상 캡처]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오늘 저녁은 킹크랩 파티하려고요. 평소에는 비싸서 사먹기 힘든데 반값에 가까운 가격이니 먹어야 할 기회죠.”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는 요즘, 대표적인 고급 식재료의 대명사인 킹크랩이 국민들의 밥상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국내에 들여온 킹크랩 가격이 4년 만에 ㎏당 7만원 안팎으로 폭락하면서다. 꽃게도 어획량이 늘어 값이 떨어지면서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한국 수산물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킹크랩은 1㎏당 12만원 안팎에서 거래되다가 지난달 18일을 기점으로 7만원대로 내려갔다. 러시아산 킹크랩의 경우 1㎏당 최저 6만원에 파는 곳도 있다. 한때 30만원까지 치솟았던 킹크랩 한 마리 가격도 17만5000원으로 먹을 수 있게 됐다. 물론 찜비나 손질비 등 추가 비용을 감안하면 2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실제 러시아에서도 킹크랩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모스크바 지역 수산물 판매 사이트인 ‘마이시푸드’에 따르면 ‘캄차카 게’(레드 킹크랩)는 1㎏당 2900루블(약 4만1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당 3500루블(약 4만9000원)에서 할인한 가격이다.

몸값 비싸기로 유명한 러시아산 킹크랩의 가격이 폭락한 데에는 국제 정세 영향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서방이 제재로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을 줄이면서 재고가 쌓이는 바람에 킹크랩 가격이 내려갔다. 또 중국이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최대 명절인 ‘중추절’ 킹크랩 수요가 급감, 중국으로 갈 물량의 상당수가 한국에 몰린 것도 가격이 내려간 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꽃게도 ‘풍년’…평소보다 30% 저렴해져 인기

갑각류 애호가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또 있다. 이번 가을 꽃게가 풍년을 맞으면서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꽃게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수협중앙회의 전국 꽃게류 위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8일까지 수협을 통한 위판 물량은 2294t(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02t)보다 27% 늘었다. 이에 따라 ㎏당 평균 위판 가격은 5865원으로 작년 동기(8365원)보다 2500원(30%) 싸졌다. 가격은 9312원이던 2년 전과 비교하면 3447원(37%) 하락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관계자가 꽃게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꽃게는 인천과 충남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데 올해는 특히 연평도 어장 등 인천 해역의 어획량 증가가 두드러진다. 한국수산자원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21일 가을 어기가 시작된 이후 이달 13일까지 서해 전체의 꽃게 어획량은 6672t으로 작년 동기(5842t)보다 14% 증가했다.

올해 가을 꽃게 어황이 좋은 것은 서해 연안의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안에 꽃게가 많아지자 꽃게 어선의 조업이 늘어난 것도 어획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마트, ‘반값 킹크랩’ 한정판매…10분 만에 매진

유통업계는 킹크랩 가격 하락에 발빠르게 대응해 관련 행사를 진행했다. 이마트에서는 ‘반값 킹크랩’ 행사를 열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21일 러시아산 레드킹크랩을 100g당 5000원대에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지난달 100g당 평균 판매가가 1만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반값’ 행사나 다름없어 행사 10분 만에 매진됐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킹크랩 4t을 확보했다. 러시아에서 입항부터 계류, 판매까지 모두 활(活) 물류만을 이용해 신선한 상태로 판매된다는 설명이다.

킹크랩. [사진 이마트]

롯데마트에서도 지난 12~18일 러시아산 브라운·레드 킹크랩을 100g당 5994원에 판매했다. 홈플러스도 25일까지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킹크랩 50%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킹크랩 가격은 올 연말까지는 예년보다 낮은 가격 기조를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의 킹크랩 생산량이 올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1만7000t 규모에 머무르던 러시아의 레드 킹크랩 조업할당량(quota)은 풍부한 어족자원과 수요 증가 덕택에 2017년 2만1000톤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18년에는 2만6000톤으로, 약 50%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4년에 킹크랩 조업 쿼터가 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할당 받은 킹크랩 조업량을 채우지 못하면 내년 쿼터가 삭감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 현지에서는 어선들이 앞다퉈 킹크랩 조업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 이슈 영향으로 킹크랩과 꽃게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가격이 저렴해졌다”며 “한꺼번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다시 올라갈 가능성도 있지만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게끔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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