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은행이 갑질” 작심비판 나왔지만…현실은 ‘수익성 악화’
윤 대통령 “소상공인, 은행에 종노릇”…“독과점 이용한 갑질”
은행 이익 늘었지만 ROE는 하락...이자비용 등 증가 원인
은행권은 “1兆 상생금융 패키지로도 부족한 건가” 토로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을 향해 다시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나섰다. 고금리로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진 점을 두고 은행을 향해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국내 은행들은 입장차를 보인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비용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가산금리를 깎아가며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 부담도 지고 있다는 것이 은행권의 입장이다.
이자장사 했다는 국내 4대 은행 ROE 하락…美는 증가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올 3분기 말 기준 핵심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은 10.7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p 하락했다.
ROE는 은행이나 기업이 자본을 활용해 1년 동안 얼마나 당기순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로 경영 효율성을 나타낸다. ROE가 낮으면 그만큼 영업력이 떨어졌거나, 업황 자체가 불황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4대 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보면 ▲KB국민은행 2조8554억원(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 ▲하나은행 2조7664억원(23.3% 증가) ▲신한은행 2조5991억원(0.3% 증가) ▲우리은행 2조2900억원(3.5% 감소) 등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하지 않았는데도 ROE가 하락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경영상 문제라기보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대출 자산이 늘고 있어도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특히 대손충당금이 증가하면서 비용 지출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의 주요 금융사들은 국내보다 더 높은 ROE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대표 상업은행인 웰스파고의 ROE는 올 3분기 13.3%로 전 분기보다 5.1%p 급상승 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1.2%로 같은 기간 0.4%p 높아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평균 ROE는 6.4%에 머물렀다. 미국 은행들은 11.5%를 기록했다. 은행연합회는 “우리나라는 세계 13위의 경제규모와 6위의 무역규모를 지녔지만 국내 은행 산업의 경쟁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도 설명했다.
신규 취급 ‘예대금리차’ 1% 초반까지 떨어져
ROE가 악화된 이유는 은행들이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의 차이)가 갈수록 낮아지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잔액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9월 2.49%를 기록, 지난해 말보다 0.06%p 떨어졌다.
이는 대출 금리가 같은 기간 연 4.92%에서 연 5.17%로 0.25%p 높아졌지만, 수신 금리가 연 2.37%에서 2.68%%로 0.41%p 상승한 영향이다. 특히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9월의 예대금리차는 1.36%까지 떨어졌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가 지속해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은행들은 다가오는 연말과 내년 예대금리차가 개선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주도하며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공시하고 있고, 대출 금리 인상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마진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1조 상생금융’에도 지적, 더 해야 할 수도”
은행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통령이 이자장사를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생금융에 더 열을 올려야 하는 분위기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22일 은행권이 올해 진행한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 경감과 같은 상생금융으로 금융소비자가 받게 될 혜택이 총 1조1479억원, 올 8월말까지 집행된 실적은 47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상생금융 주요 추진 방안은 지난 7월에 발표된 바 있다. 당시 ‘1조원 상생금융 패키지’라는 별칭이 붙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갑질 발언 외에도 지난달 30일 “소상공인이 죽도록 일해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쳐 ‘종노릇’하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라고 말하면서 추가 상생금융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손실을 무릎 쓰고 가산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국이) 최근에 내놓은 상생금융 규모가 부족하다고 보면, 은행마다 더 확대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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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을 향해 다시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나섰다. 고금리로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진 점을 두고 은행을 향해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국내 은행들은 입장차를 보인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비용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가산금리를 깎아가며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 부담도 지고 있다는 것이 은행권의 입장이다.
이자장사 했다는 국내 4대 은행 ROE 하락…美는 증가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올 3분기 말 기준 핵심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은 10.7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p 하락했다.
ROE는 은행이나 기업이 자본을 활용해 1년 동안 얼마나 당기순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로 경영 효율성을 나타낸다. ROE가 낮으면 그만큼 영업력이 떨어졌거나, 업황 자체가 불황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4대 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보면 ▲KB국민은행 2조8554억원(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 ▲하나은행 2조7664억원(23.3% 증가) ▲신한은행 2조5991억원(0.3% 증가) ▲우리은행 2조2900억원(3.5% 감소) 등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하지 않았는데도 ROE가 하락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경영상 문제라기보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대출 자산이 늘고 있어도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특히 대손충당금이 증가하면서 비용 지출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의 주요 금융사들은 국내보다 더 높은 ROE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대표 상업은행인 웰스파고의 ROE는 올 3분기 13.3%로 전 분기보다 5.1%p 급상승 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1.2%로 같은 기간 0.4%p 높아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평균 ROE는 6.4%에 머물렀다. 미국 은행들은 11.5%를 기록했다. 은행연합회는 “우리나라는 세계 13위의 경제규모와 6위의 무역규모를 지녔지만 국내 은행 산업의 경쟁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도 설명했다.
신규 취급 ‘예대금리차’ 1% 초반까지 떨어져
ROE가 악화된 이유는 은행들이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의 차이)가 갈수록 낮아지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잔액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9월 2.49%를 기록, 지난해 말보다 0.06%p 떨어졌다.
이는 대출 금리가 같은 기간 연 4.92%에서 연 5.17%로 0.25%p 높아졌지만, 수신 금리가 연 2.37%에서 2.68%%로 0.41%p 상승한 영향이다. 특히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9월의 예대금리차는 1.36%까지 떨어졌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가 지속해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은행들은 다가오는 연말과 내년 예대금리차가 개선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주도하며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공시하고 있고, 대출 금리 인상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마진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1조 상생금융’에도 지적, 더 해야 할 수도”
은행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통령이 이자장사를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생금융에 더 열을 올려야 하는 분위기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22일 은행권이 올해 진행한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 경감과 같은 상생금융으로 금융소비자가 받게 될 혜택이 총 1조1479억원, 올 8월말까지 집행된 실적은 47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상생금융 주요 추진 방안은 지난 7월에 발표된 바 있다. 당시 ‘1조원 상생금융 패키지’라는 별칭이 붙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갑질 발언 외에도 지난달 30일 “소상공인이 죽도록 일해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쳐 ‘종노릇’하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라고 말하면서 추가 상생금융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손실을 무릎 쓰고 가산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국이) 최근에 내놓은 상생금융 규모가 부족하다고 보면, 은행마다 더 확대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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