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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늘어도 호텔신라 주가 ‘뚝’…공매 투자자만 웃는다

올해 최고 9만1000원 찍고 6만원대 추락
시총 대비 공매도 잔액 비율 ‘코스피 1위’
“성장성 견고…저가매수 기회” 의견도

신라호텔 로비 모습. [사진 신라호텔]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호텔신라(008770) 주가가 6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수혜주로 부각됐다. 하지만 3분기 ‘어닝쇼크’와 쌓이는 공매잔고 탓에 주가는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호텔신라 주가는 전일보다 5.18% 상승한 6만5000원에 마감했다. 전일보다 상승했지만, 한 달 전인 10월4일 종가 7만9100원과 비교하면 17.8% 빠졌다.

올해 호텔신라 주가가 계속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8월10일 중국 문화여유부는 약 6년 만에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유입으로 면세점 매출이 늘 것이라는 기대감에 호텔신라는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8월14일 주가는 올해 최고점 9만1000원을 찍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호텔신라는 지난달 27일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했다. 호텔신라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118억원, 영업이익은 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7%, 71%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도 33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면세 사업에서 163억원 영업손실을 보면서 전체 영업이익을 끌어내렸다. 면세 사업 적자의 주요인은 중국 소비경기 위축에 따른 쇼핑 선호도 감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율 훼손, 인건비 증가 등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호텔신라 공매도 잔량까지 상당하다. 통상적으로 공매도 잔고가 늘면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는 것으로,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호텔신라는 코스피 종목 중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높은 금액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시가총액의 7.55%인 1847억원이 공매도 잔고다.

호텔신라의 실적발표 이후 리포트를 낸 증권사 대부분은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려 잡았다. 호텔신라가 중국 단체관광객(유커) 유입 효과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11만원에서 10만원, 하나증권은 13만원에서 11만원, 유안타증권은 13만원에서 9만원, 키움증권은 12만2000원에서 10만8000원, 신한투자증권은 10만5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각각 목표가를 낮췄다. 2일 기준 증권사 15곳은 목표가 평균치는 10만1786원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호텔신라의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중국 소비경기 위축이라는 ‘경기적 문제’와 중국 보따리상 수요 둔화, 면세 쇼핑 선호도 하락 우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중국 내 수요 감소 등 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연구원은 “업황 회복에 대한 방향성은 명확하나, 이제는 기대감과 방향성만으로 주가가 움직이기 힘들다”면서 “앞서 말한 불확실성이 하나씩 해소되고, 숫자로 모멘텀을 이어나가야 주가 회복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선 현재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고도 조언한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발표 후 호텔신라의 주가는 한한령 우려가 불거졌던 2017년 상반기 수준으로 급락했다”며 “3분기 실적은 저조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면세 부문의 성장성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가가 급락하며 호텔신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갖추게 됐다”며 “이를 투자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그룹투어 회복은 변함없지만, 시장의 기대감과 실제 회복 속도의 차이가 발생하며 면세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현재 최저점”이라며 “3분기 실적 부진으로 단기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업사이드 리스크는 분명하기 때문에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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