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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먹거리는 ‘어린이 식품’ “아토피로 고생하는 딸 위해 만들어” [‘하림’ 김홍국의 뚝심] ①

푸디버디로 4~8세 공략…“내년 브랜드 매출 300억 목표”
어린이 식품 시장 성장…MSG 빼고 자연재료로 감칠맛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 하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미식가 엄마와 딸 바보 아빠가 생각하고, 전문가가 영양 설계하고 셰프가 만든 믿을 수 있는 어린이식 브랜드를 선보입니다. 부모의 사랑으로 만든 ‘진짜 맛’을 정성스럽게 담아 아이들에게 맛의 가치를 널리 알리겠습니다.”

생활양식의 변화로 많은 부모들이 직접 조리하지 않은 아이 식사를 준비하지만, 편리하면서도 가정식과 같이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찾기가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더(The)미식’과 올해 튀김 전문 ‘멜팅피스’로 간편식 카테고리를 키우고 있는 하림이 이번에는 유아 대상 가정 간편식(HMR) 시장에 뛰어들었다. ‘건강식’ 중심인 다른 어린이식 브랜드와 달리 라면·핫도그·치킨너겟 등 아이들이 선호하는 메뉴를 전면에 내세우며 어린이 입맛을 사로잡는 동시에, 건강까지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하림은 11월 1일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영유아식과 유사한 고품질 식재료의 성인식에 뒤지지 않는 맛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스마트한 엄마 아빠와 어린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차원이 다른 퀄리티의 ‘어린이식’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림의 '더(The)미식 장인라면'. [사진 하림]

‘어린이‘입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어린이식과 유아식은 영양에만 초점을 맞춰 ‘맛은 없을 것’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어린이들의 입맛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브랜드로 어린이식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푸디버디의 주 타깃은 4~8세의 어린이들이다. 특히 더미식 장인 라면으로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인 김홍국 하림 회장은 이번 어린이 HMR 브랜드 론칭 행사에도 직접 나서 어린이 전용 라면을 소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출시 후 시장에서 혹평 받은 더미식 장인 라면에 이어 이번 ‘어린이 라면’이 이번엔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김 회장은 “라면을 먹고 싶어도 먹으면 탈이 나는 막내 아이를 보면서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나트륨 걱정이나 인공조미료 없이 자연의 재료로 만든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푸디버디의 연 매출 목표를 300억원으로 잡았다. 이 중 라면 제품군이 목표치의 3분의 1 수준인 10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이 아이에게 라면을 먹이는 것을 꺼리는데, 아이가 먹어도 좋은 라면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푸디버디의 모든 제품은 하림의 식품 철학에 따라 가장 신선한 자연 식재료로 제대로 만들어졌다. 또한 ‘미식가 엄마와 딸 바보 아빠가 생각하
고, 전문가가 영양 설계하고, 셰프가 만든 믿을 수 있는 어린이식 브랜드’를 목표로 브랜드매니저(BM), 셰프와 연구개발(R&D) 연구원, 영양 전문가 등 엄마 아빠 직원들이 오랜 시간 고민하며 직접 기획, 연구 개발한 특별한 조리법이 적용됐다. 

푸디버디 제품은 고기와 사골, 향신 채소 등을 풍부하게 넣어 각 자연 재료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풍미와 향으로 감칠맛을 끌어올렸다. MSG를 첨가하지 않고 나트륨은 성인식 대비 20% 이상 줄였지만 차원이 다른 맛을 구현해 아이들의 입맛의 가치를 높였다. 특히 푸디버디 라면은 기존 라면의 나트륨 수치(1640mg)보다 훨씬 낮은 수준(빨강라면 1080mg·하양라면 1050mg)이지만 좋은 재료로 제대로 끓여냈다. 국물요
리도 성인 나트륨 권장량 대비 7.8%~16.5% 수준이지만 풍부한 자연 재료로 맛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이달 1일 서울 청담동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하림산업 '푸디버디'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하림]

골드키즈 시대 도래…어린이 HMR 시장 ‘성장’


최근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림이 어린이 전용 제품들에 집중하는 이유는 어린이 전용 식품시장 자체가 성장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분유 시장은 축소했지만 한 자녀 가정 증가로 소수의 자녀를 공주나 왕자처럼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 현상이 심화하면서 어린이 전용 프리미엄 HMR에 대한 수요는 커졌다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생활양식의 변화로 어린이 전용 HMR이 필요하나 국내 시장에서 자리 잡은 어린이식 브랜드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6000억원으로 50여 개의 브랜드가 경쟁 중이다. 규모는 상당하지만 뚜렷한 강자가 없는 셈이다. 실제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해 영유아식 소매 시장 규모는 5800억원으로 저출생 영향을 받아 성장이 정체됐으나 최근 3년간 연평균 14% 가까이 확장세를 보이며 2025년에는 6143억원까지 몸집을 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너도나도 어린이식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8월 초록마을은 친환경·유기농 원료 중심의 영유아식 전문 브랜드 ‘초록베베’를 론칭하기도 했다. 하림 역시 이번 어린이식 시장 개척을 시작으로 끊임없는 연구 개발 등을 통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한편, 어린이식 제품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최근 하림에 터진 ‘생닭 벌레 논란’ 이슈는 푸디버디 론칭 초기 당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어린이식의 특성상 위생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공장발 오염 이슈가 나오면서 위생관리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북 정읍에 위치한 하림 생산공장에 납품한 ‘하림 동물복지 통닭’에서 벌레가 대량 나온 것과 관련해 정읍시와 방역업체가 현장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해당 이물질은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리과(科) 유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고 조치를 받았다.

김 회장은 이날 “친환경 농장은 소독약을 쓰지 못해 벌레가 많을 수 밖에 없다”며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 앞으로 위생관리 등을 잘하겠다”고 말했다. 기계가 닭의 모이 주머니를 빼내는 과정에서 오류가 났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하림 관계자는 “이물질이 발생한 제품이 소비자에게까지 나가게 된 점에 대해 잘못되고 죄송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육부터 생산·포장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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