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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맥주 시장, 부동의 1위 비결? 수평적 기업 문화에 있죠” [이코노 인터뷰]

배하준(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동아시아 총괄 대표이사
같은 공간, 동일한 사무환경서 업무

배하준(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동아시아 총괄 대표이사. [사진 오비맥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2023년 맥주 시장은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일본 맥주 부활로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이러한 가운데 12년 동안 국내 맥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어주지 않은 제품이 있다. 바로 오비맥주 ‘카스’(Cass)다. 카스는 일명 ‘국민 맥주’로도 불린다. 동네 편의점이나 마트, 음식점 등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없어서는 안 될 브랜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소비자의 니즈 파악은 물론, 직원들과의 자유로운 소통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벤 베르하르트(Ben Verhaert·한국명 배하준) 오비맥주 동아시아 총괄 대표이사가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베르하르트 대표를 만나 그의경영 철학과 비법에 대해 들어봤다.

“오비맥주는 모든 임직원 간 수평적 기업문화를 지향하고 있어요. 직급체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임원실을 없애고 같은 공간, 동일한 사무환경에서 업무를 보도록 했죠. 수평적 업무 환경이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고, 구성원 간의 소통과 협업을 촉진한다고 생각합니다. 열린 공간에서 이뤄지는 양질의 커뮤니케이션과 창의적인 업무 수행이 수평적 업무 환경의 가장 큰 매력이죠.”

오비맥주는 올해 3월부터 지정된 자리 대신 원하는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좌석제’를 도입했다. 꼭 같은 팀이 아니더라도 다른 팀 사람들과어울릴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을 공유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직원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제도다.

“개인 업무를 보면서 바로바로 생각과 진행상황들을 공유하고 피드백까지 신속하게 이뤄져 형식이나 절차 등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었죠. 경영진 간의 활발한 의사소통이야말로 회사에 유익하고 필요한 지침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성원 모두의 상호 소통과 단결심, 팀 정신을 강화하고 ‘현명하고 빠른’ 결정을 내리는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어요.” 오비맥주는 임원이라도 개인 집무실이 없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모든 임직원의 자리는 지정석 없이 매일 아침마다 새로 정해진다. 

다양한 연령과 성별·인종…수평적 업무환경 조성

베르하르트 대표는 오비맥주의 이 같은 수평적 업무 환경은 임직원 간의 팀워크 외에도 임원들 간, 혹은 본인 개인 업무에 있어서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했다. 별도의 임원 회의를 소집하지 않아도 한데 모여 앉아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게 곧 회의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공간과 별개의 이야기이지만 오비맥주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사장·상무·팀장 같은 딱딱한 직급 대신 각자가 정한 ‘닉네임’을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직급 호칭이 조직 내 수직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일부 의견에 따른 것이다. 상사와 직원 사이, 동료 사이에 보다 수평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해졌다는 긍정적인 평을 얻었다. 베르하르트 대표는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오비맥주를 비롯한 전 세계 AB인베브 계열 회사의 경우, 수평적 업무환경을 조성해 이미 많은 직원이 이러한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다. 베르히르트 대표도 조직 내 다양한 연령과 성별·인종·국적·배경의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만큼, 유연하고 수평적인 오비맥주의 선진적 기업문화로 소속감을 결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정석이 없이 매일 아침마다 새로 정한다. 임원이라도 개인 집무실이 없다. [사진 신인섭 기자]

오비맥주는 2022년 11월부터 임직원의 사기 진작과 구성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고자 ‘근무지 자율선택제’도 시행하고 있다. 근무지 자율선택제는 안전한 원격 근무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국내외 상관없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다. 이를 통해 오비맥주 직원들은 연간 총 25일 업무 장소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근무할 수 있다. 일 8시간 근무 시간을 지키며 효율적인 협업 및 소통을 위해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공통근무 시간’으로 정해 이 시간만 근무 시간에 포함한다면 어디서든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2017년부터 총 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업무 시작 및 종료 시각을 근로자가 결정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선제적으로 시행해 오고 있다. “오비맥주는 글로벌 기업으로 조직 내 다양한 연령과 성별·인종·국적 등으로 구성돼 있어요. 국내 기업과 차별화되게 서로에 대한 존중, 자율적인 근무환경, 긴밀하고 유연한 내부 소통방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진적인 기업문화를 전개하고 있죠. 대표적으로는 ‘다양성, 포용성(DEI)의 달’, 유연근무제, 자율좌석제, 해피아워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오비맥주의 대표 브랜드 카스는 올해에도 12년 연속 업계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스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 기준 올해 9월 누적 소매점 매출 점유율 38.5%로 1위를 차지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2위 브랜드와 격차를 3배 이상으로 벌리며 선두 자리를 지킨 것이다. 베르하르트 대표는 앞으로도 오비맥주가 국내 시장 1위를 굳건히 지켜나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앞으로도 소비자 트렌드에 맞춘 지속적인 혁신과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국내 1위 맥주회사로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맥주 경험과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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