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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 K-연어 식탁에 올라온다...스마트 연어 양식 뭐길래 [‘K-연어’ 시대가 온다] ①

K-연어 산업화 본격 추진…양양서 2025년 연어 생산
연간 4000억원 규모 수입 대체·8500억원 생산유발 효과 기대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생연어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알려진 연어.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지만 현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
다. 연어는 다양한 종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소비가 많은 어종은 노르웨이산 ‘대서양 연어’다. 그런데 이제 수입산이 아닌 ‘국산’ 대서양 연어, ‘K-연어’를 우리 밥상에서 신선하게 즐길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 았다.

한국이 K-연어 양식 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정부와 동원산업이 이른바 ‘K-연어 프로젝트’와 관련된 기반을 마련, 제2의 참치 ‘연어’ 양식에 앞장서고 있다. 연어 양식 단지와 연관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대규모 금액이 투입될 예정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로 구축되는 연어 육상 양식단지는 내년 봄 착공할 예정으로 2025년 하반기부터 연간 2만 톤(t)을 출하할 전망이다.

수요 증가세 뚜렷…연어 양식, 왜 이제야 하게 됐나

연어는 왕연어·은연어·백연어·대서양 연어 등 다양한 품종이 있다. 국내에서 가장 소비가 많은 대서양 연어는 1990년대 말 2000t 수입을 시작으로 사업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며 수입 규모가 늘어났다. 아시아 시장만 약 6조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노르웨이와 칠레가 전 세계 대서양 연어 생산량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사실 K-연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국내 일부 양식장에서 은연어나 연어과인 송어 등을 양식하고 있지만, 맛과 식감 측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대서양 연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기업과 정부는 나서서 연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연어 산업화를 선언했다. 국내 연어 소비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수산정보포털 따르면 국내 연어 수입량은 2019년 3만8000t, 2020년 4만3000t, 2021년 6만t, 2022년 7만6000t으로 2019년의 두 배가 넘었다. 시장 규모로도 4200억원에서 7400억원으로 약 1.7배 성장했다. 수입량이 매년 19%가량 증가하면서, 연어 수입량은 국내 모든 양식 어류 생산량과 맞먹는 규모다. 

국내에서 연어 수요가 높지만 연어 양식 시작은 왜 더디게 된 걸까. 실제로 국내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대서양 연어에 대한 양식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2016년 환경부에서 대서양 연어의 빠른 성장 속도, 높은 공격성을 문제 삼아 ‘위해 유해종’으로 지정해 상업용 수정란 수입이 불가했다. 국내 양식사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걸림돌로 지적되며 규제개선 요구가 있었고, 2019년 환경부가 관련법을 개정했다. 위해 유해종이던 대서양 연어가 ‘유입주의생물’로 시정됐고, 최초 수입 요청에 따라 위해성 검사를 거치면서 ‘생태계 위해 우려 생물’로 지정됐다. 2019년 10월부터 생물다양성법이 시행되고, 약 5개월의 심사 끝에 국내에서도 대서양 연어 양식을 시작하게 됐다.

‘스마트 양식’ 방식은 이렇다. 아이슬란드에서 공수한 연어 수정란을 부화 기계에서 부화 과정을 거친다. 이후 부화한 새끼 연어는 1년 정도 지나 100g 이상 크기로 자라면 바닷물이 담긴 수조로 옮겨진다. 과거 어린 연어를 해수로 옮기는 과정에서 절반 넘게 폐사했지만, 2021년엔 생존율이 98%까지 올랐다. 최적화된 염분 농도와 순치 주기를 찾아 양식에 적합한 수온과 산소농도까지 세심하게 관리한 덕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강원도 양양 남대천 수변공원에서 열린 강원형 K-연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내빈들과 축하 의식을 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한덕수 국무총리,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 [사진 연합뉴스]

“수출 효과는 기대되지만…가격 경쟁력은 의문”


정부는 양식 산업의 활성화와 첨단화를 위해 부산시·경남 고성군·전남 신안군·강원도·경북 포항시·제주도 등 총 6개소를 대상으로 현재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 동해안에서는 대규모 연어 양식 단지 조성을 통한 강원형 K-연어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강원도와 양양군 등은 현재 강릉시에 추진 중인 연어 스마트 양식 시험장을 11월 말 착공해 내년에 준공할 예정이다. 양양에 조성할 아시아 최대 규모 육상 양식 단지는 2024년 봄에 착공해 2025년 하반기부터 대서양 언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11월 20일 양양에서 오는 2040년까지 연어 산업 생태계 육성을 통한 수출 활성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내용의 K-연어 비전 선포식이 열렸다.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육상 연어 양식단지를 조성하고, 연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2040년 세계 5대 연어 생산국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다. 동원산업은 노르웨이 업체와 합작으로 6500억원을 들여 양양군 현북면에 대규모 양식 단지 건립에 나섰다. 11만5000㎡(3만4787평) 부지에 2025년까지 연어 육상 양식 단지를 조성, 연간 대서양 연어 2만t씩 생산할 수 있다. 양양에 건설되는 대서양 연어 육상 양식 단지에는 노르웨이 업체의 해수 순환 기술이 적용되는데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인 것으로 전해진다.

연어 생산이 시작되면 연간 40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효과와 8500억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강원도는 대서양 연어 6만t 규모를 국산화할 계획이며 K-연어를 브랜드화해 수입 대체는 물론 수출까지 모색한다는 포부다. 그러나 국내에서 연어를 생산하게 되면 가격 경쟁력 확보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자체와 협업해 연어 양식을 하게 되면 수출을 통한 수익 효과를 얻게돼 긍정적일 것”이라면서도 “우려되는 점은 국내 양식을 하게 되면 국내 사업자 보호를 위해 수입 연어를 못 들어오게 막아 국내 생산 연어 가격이 비싸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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