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0% 감원”…증권가 칼바람에 직원들 ‘좌불안석’ [허지은의 주스통]
고금리·부동산PF 부실 우려에 IB 부문 감원
희망퇴직·계약 해지로 임직원 이탈 늘어
“작년에도 힘들었는데”…이직처 찾기 난항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받은글) ○○증권 40% 감원 (통보완료), ◇◇증권 1개 본부 축소, △△증권 12월초 감원방안 발표 예정, □□증권 100명 감원…”
증권사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대적인 감원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증권사들의 연말 인원 감축 계획이 담긴 속칭 ‘찌라시’도 퍼지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가 실적을 견인하던 기업금융(IB) 부문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감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는 칼바람에 직원들은 이직처를 찾기 힘들다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4일 부동산 영업조직을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인사로 7명의 임원이 교체됐는데,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를 이끌며 ‘연봉킹’으로 통하던 김진영 투자금융총괄(사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부동산사업부를 기존 7개 본부에서 4개로 통폐합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습니다. 부동산사업부 직위도 대표에서 본부장으로 한 단계 낮아졌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기업금융·부동산금융·PF 등으로 구분하던 IB 3본부가 단일 본부 체제로 통폐합됐습니다. 현대차증권과 BNK증권에서도 부동산 PF 관련 부서 규모를 축소하면서 이탈 인원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대부분 증권사는 실적 뒷걸음에 주요 수장들도 대폭 물갈이됐습니다. 부동산PF 우려 속 주가조작 사태까지 터지며 장수 최고경영자(CEO)들도 자리에서 물러난 상황입니다. 미래에셋증권 창립 멤버인 최현만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 경영 고문으로 자리했고,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등도 대표이사 자리를 떠났습니다.
앞서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미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임원 및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이 기간 수백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 61곳의 임직원 수는 3만9056명으로 지난해 말(3만9634명) 대비 578명 줄었습니다.
증권사 직원들은 작년보다 올해가 더 암울한 분위기라고 전합니다. 이미 지난해에도 대대적인 칼바람에 이직처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올해 내내 지속된 고금리와 부동산 PF 우려 등으로 올해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겁니다. 국내 증권사 부동산PF 부문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부서·팀 단위로 채용하는 증권사들이 꽤 있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더 얼어붙은 것 같다. 계약직 직원들은 대부분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통상 증권사 직원들은 1년 단위 연봉 계약직이 많습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국내 증권사 임직원 수는 3만9070명으로 이중 계약직원은 1만759명입니다. 증권사 직원 3명 중 1명은 계약직인 셈입니다. 이들은 기본급은 낮은 대신 높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실적이 좋을 땐 고연봉을 받았지만, 지금처럼 실적이 나쁠 땐 가장 먼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PF 등 IB 부문의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28조4000억원, 연체율은 17.28%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3조7494억원으로 전년동기(2조4401억원) 대비 53.7% 급증했습니다. 증권사 고정이하 자산은 고정과 회수의문·추정손실 자산을 묶어 부르는 용어로 통상 부실자산으로 분류됩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IB부문이 증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해왔지만 지금은 고금리에 투자 시장까지 녹록지 않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연봉킹·성과급 잔치 등도 점차 사라질 거란 우려가 팽배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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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받은글) ○○증권 40% 감원 (통보완료), ◇◇증권 1개 본부 축소, △△증권 12월초 감원방안 발표 예정, □□증권 100명 감원…”
증권사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대적인 감원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증권사들의 연말 인원 감축 계획이 담긴 속칭 ‘찌라시’도 퍼지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가 실적을 견인하던 기업금융(IB) 부문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감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는 칼바람에 직원들은 이직처를 찾기 힘들다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4일 부동산 영업조직을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인사로 7명의 임원이 교체됐는데,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를 이끌며 ‘연봉킹’으로 통하던 김진영 투자금융총괄(사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부동산사업부를 기존 7개 본부에서 4개로 통폐합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습니다. 부동산사업부 직위도 대표에서 본부장으로 한 단계 낮아졌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기업금융·부동산금융·PF 등으로 구분하던 IB 3본부가 단일 본부 체제로 통폐합됐습니다. 현대차증권과 BNK증권에서도 부동산 PF 관련 부서 규모를 축소하면서 이탈 인원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대부분 증권사는 실적 뒷걸음에 주요 수장들도 대폭 물갈이됐습니다. 부동산PF 우려 속 주가조작 사태까지 터지며 장수 최고경영자(CEO)들도 자리에서 물러난 상황입니다. 미래에셋증권 창립 멤버인 최현만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 경영 고문으로 자리했고,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등도 대표이사 자리를 떠났습니다.
앞서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미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임원 및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이 기간 수백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 61곳의 임직원 수는 3만9056명으로 지난해 말(3만9634명) 대비 578명 줄었습니다.
증권사 직원들은 작년보다 올해가 더 암울한 분위기라고 전합니다. 이미 지난해에도 대대적인 칼바람에 이직처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올해 내내 지속된 고금리와 부동산 PF 우려 등으로 올해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겁니다. 국내 증권사 부동산PF 부문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부서·팀 단위로 채용하는 증권사들이 꽤 있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더 얼어붙은 것 같다. 계약직 직원들은 대부분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통상 증권사 직원들은 1년 단위 연봉 계약직이 많습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국내 증권사 임직원 수는 3만9070명으로 이중 계약직원은 1만759명입니다. 증권사 직원 3명 중 1명은 계약직인 셈입니다. 이들은 기본급은 낮은 대신 높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실적이 좋을 땐 고연봉을 받았지만, 지금처럼 실적이 나쁠 땐 가장 먼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PF 등 IB 부문의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28조4000억원, 연체율은 17.28%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3조7494억원으로 전년동기(2조4401억원) 대비 53.7% 급증했습니다. 증권사 고정이하 자산은 고정과 회수의문·추정손실 자산을 묶어 부르는 용어로 통상 부실자산으로 분류됩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IB부문이 증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해왔지만 지금은 고금리에 투자 시장까지 녹록지 않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연봉킹·성과급 잔치 등도 점차 사라질 거란 우려가 팽배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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